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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15세 이용가 109화

손잡이 없는 솥

본문 5,174자 · 공백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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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수현과 윤초는 짧은 식사 뒤 서로의 혼자 있는 시간과 다음 만남의 여지를 남기고 헤어졌다.

수현은 가게로 돌아와 장운이 남긴 조일의 새 읽기 자리 문의를 확인하고 밤에는 선반의 돌을 옮기지 않은 채 손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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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가 빠진 솥은 검보다 오래 문밖에 서 있었다.

백쉰하루째 아침, 수현은 문턱 너머의 둥근 물건을 보았다. 젖은 천으로 입구를 막은 작은 솥이었다. 여자가 두 팔로 들고 와 받침에 내려놓았고, 손잡이 하나는 끈에 매달려 솥의 옆구리를 두드렸다. 가게 안에는 아직 화로를 켜지 않았다.

“끓기 전에만 붙여 주면 돼요.”

여자는 길 건너에서 죽을 판다고 했다. 다른 솥은 크고 이 물건은 아픈 이에게 보낼 적은 양을 끓일 때 썼다. 오늘 늦은 낮까지 여섯 그릇이 나가야 했다. 수현은 끓는 솥을 상상하기 전에 자기 천 위의 손을 보았다.

그는 지금 이곳에서는 솥의 상태를 감정하거나 손잡이를 붙이는 일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의 상태와 다시 맡을 수 있는 범위를 정한 경로에서 확인 중이라는 설명을 짧게 했다. 여자는 끈을 만지작거렸다. 손잡이 하나인데도 안 되느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수현은 안 된다고 답했다. 하나여서 값이 작다는 말과, 하나가 빠져 뜨거운 것이 쏟아질 수 있다는 말은 함께 참이었다. 그러나 그 위험을 말한다고 자기가 오늘 검사를 맡을 수 있게 되지는 않았다. 그는 솥의 안쪽을 들여다보지 않았다.

조일이 현재 접수 가능한 다른 공방을 물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자는 백가가 붙여 준 물건을 오래 썼다며 여기서 기다리고 싶다고 했다. 수현은 그 말이 반가워지는 자기 마음을 느꼈다. 익숙한 손님에게 여전히 필요한 사람이고 싶었다.

“오늘 내 손을 기다리면 죽이 먼저 식겠소.”

그가 말했다. 농담 끝이 생각보다 무거워졌다. 여자는 솥을 돌아보더니 어디서 바로 볼 수 있는지 알려 달라고 했다. 조일은 상대에게 솥을 맡아 옮겨 주겠다는 약속부터 하지 않고, 먼저 공방의 현재 접수만 물으러 나갔다.

수현은 여자가 서 있는 자리에 의자를 내줄지 물었다. 그녀는 앉으면 다시 일어나기 귀찮다며 문가의 낮은 턱에 기대겠다고 했다. 그는 탁자 위 자리를 비우려다 멈췄다. 솥을 자기가 들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여자가 천을 접어 받침 위에 그대로 두었다.

끈의 매듭은 솥을 들어 올리는 데 쓰지 말아 달라고 그가 말했다. 여자는 그건 안다고 답했다. 운반할 때 옆구리를 감싸려고 묶은 것이었다. 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모르는 사람의 모든 동작을 위험하다고 가르치려는 말이 너무 빨랐다.

그녀는 손잡이가 어제 저녁 설거지 때 빠졌다고 했다. 뜨거울 때가 아니었다. 수현은 다친 사람이 없는지만 물었고 없다는 답을 들었다. 언제부터 약해졌는지, 누가 잘못 만들었는지는 묻지 않았다. 그 질문은 실제로 볼 공방에서 새로 할 수 있었다.

잠시 뒤 조일이 돌아왔다. 골목 끝의 솥을 다루는 공방에서 지금 물건을 보고 접수 여부를 답할 수 있다고 했다. 오늘 고친다거나 안전하다고 전해 달라는 말은 없었다. 여자는 처음엔 실망한 얼굴을 했다가 적어도 가 볼 곳은 생겼다고 말했다.

조일은 짧은 길과 문턱의 위치를 말해 주었다. 평소라면 수현이 손님과 함께 들었을 무게였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여자가 운반을 부탁할 사람을 자기 가게에서 부르겠다고 했다. 그 사이 솥은 백가의 바깥 받침에 잠깐 남았다.

“이런 걸 공짜로 알려 주면 남는 게 없잖아요.”

여자가 물었다. 조일은 오늘 수리비를 받은 것은 아니며 따로 맡은 운반도 없다고 답했다. 수현은 오래 묻는 일이 되면 먼저 범위와 값을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늘 길 하나 알려 준 것을 나중에 솥 수리 대금에 붙일 일은 없었다.

여자는 끈 끝을 다시 묶고 돌아갔다. 조일은 종이에 솥 손잡이라고 쓰다가 접수 아님을 덧붙였다. 수현은 그 짧은 구분이 자기에게도 필요했다고 생각했다. 문앞에 물건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모두 자기 공방의 일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조일은 다른 공방의 접수를 알아보러 갔을 때도 먼저 솥을 두고 온 곳이라고 말했단 이야기를 했다. 백가가 대신 검사를 부탁하는 것처럼 들리면 상대 공방도 자기 판단을 하기 어려워질 수 있었다. 그쪽은 여자가 실제 물건을 가져온 뒤 답하겠다고 했다.

수현은 자신이 안내한 길이 그 공방에 새 일을 강제로 얹는 모양이 되지 않았는지 물었다. 견습은 오늘 받으라는 뜻으로 말하지 않았으며 상대의 현재 접수만 물었다고 답했다. 가 보라고 알려 주는 것과 반드시 받아 달라는 부탁은 문 하나를 두고 갈라졌다.

그는 가게 뒤의 얇은 덮개를 보았다. 솥이 잠깐 놓였던 받침을 오후에도 쓸 수 있게 비워 두어야 했다. 조일은 자기 종이를 그 위에서 말리려다 안쪽으로 옮겼다. 오늘 손님이 떠났다고 다음 사람이 무거운 것을 내려놓을 면까지 사라져서는 안 됐다.

수현은 여자의 죽을 사 먹고 싶은지 잠깐 생각했다. 미안해서 사는 것이면 다른 값을 섞게 될 수 있었다. 그는 점심 먹을 돈과 남은 밥을 먼저 보았다. 오늘은 자기 밥을 먹고, 실제 배고픈 날 그 가게의 음식을 사도 됐다. 받지 않은 수리를 다른 물건의 대금으로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견습은 오늘 쌀값이 손잡이와 함께 나갔다고 말했다. 수현은 솥이 없어도 쌀은 씻어야 한다고 답했다. 조일이 그럼 점심에는 삶지 않은 쌀을 감정하겠느냐고 묻자 그는 그 일도 받지 않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화로 대신 물통 뚜껑을 열었다.

낮 전에 장운의 답이 도착했다. 새로 오는 일꾼은 성인이고 이름은 문석이었다. 모레 오전에 짧게 읽는 자리를 원한다고 했다. 탁자는 둘이 마주 앉을 만큼이지만 실제 일할 때는 긴 판재가 그 위를 지나간다는 설명이 붙었다.

조일은 탁자의 크기보다 판재가 지나가는 때를 먼저 표시했다. 지난번에는 빈 면을 보고 사람이 비었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일이 멈추는 짧은 때와 앉을 사람을 함께 물었다. 장운이 작업을 멈출 수 있는지 답해야 그 시간이 읽기 자리가 되었다.

수현은 견습이 묻는 말을 들었다. 그곳의 판재를 검사하겠다는 문장은 없었다. 새 일꾼에게 어떤 물건을 쓰라고 정하는 것도 아니었다. 장운이 고른 안내를 함께 읽고, 알아듣지 못한 곳을 실제 작업 책임자에게 물을 수 있게 하는 일이었다.

그는 문석이 글을 전혀 모르는지 묻지 않아도 되겠느냐고 했다. 조일은 어떤 문장을 같이 읽고 싶은지 먼저 물으려 한다고 답했다. 읽을 수 있는 사람도 새 작업장의 말을 모를 수 있었다. 수현은 그 말에 자기 처음 장부를 떠올렸지만 스승의 목소리를 길게 붙이지 않았다.

조일은 자기 가능한 시간과 돌아올 때를 적었다. 품도 한 번의 읽기 자리로 정했다. 새 일꾼이 익숙해질 때까지 언제든 불러도 되는 약속은 아니었다. 수현은 자신의 접수 시간도 그 사이 짧게 바꾸었다. 견습이 자리를 비운 동안 무리하게 손님을 늘리지 않기로 했다.

오후에는 아까의 여자가 다른 사람과 솥을 들고 지나갔다. 수현을 보자 지금 공방에서 살피는 중이며 내일 답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잡이를 오늘 붙이지 못한 까닭은 그가 듣지 않았다. 여자는 오늘 죽은 다른 작은 그릇을 나눠 써 끓이겠다고 했다.

“그럼 여섯 그릇은 나갑니까.”

수현이 물었다. 그녀는 양은 같고 씻을 그릇만 늘었다고 답했다. 그가 그 일은 여전히 손이 많이 가겠다고 하자 여자는 손잡이 없는 솥보다는 낫다고 웃었다. 솥은 수현의 손에서 고쳐지지 않았고 저녁은 그래도 준비되고 있었다.

그가 느낀 안도는 작았다. 손님 한 사람이 다른 곳에서 답을 기다리게 됐다는 정도였다. 그 공방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지금 자기 이름으로 보증할 수는 없었다. 수현은 돌아와 자기 천을 바꾸고 손을 쉬었다. 끈에 매달린 쇠가 부딪치던 소리가 조금 늦게 귀에서 멎었다.

조일은 안내를 읽는 동안 문석이 도구 이름을 다르게 부르면 어떻게 할지 물었다. 수현은 같은 물건인지 실제 맡은 사람이 가리키게 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름 두 개가 같다고 물건도 같은 것은 아니었고, 이름이 달라도 같은 물건을 가리킬 수 있었다.

견습은 빈 상자 이야기가 또 따라왔다며 눈을 감았다. 수현은 이번에는 상자가 아니라 사람이 온다고 말했다. 조일은 그게 더 어렵다고 답했다. 상자는 질문을 듣고 기분이 상하지 않지만 사람에게는 자기가 모른다고 말할 때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기가 문석을 시험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고 첫머리에 말하고 싶다고 했다. 수현은 그 말을 직접 해도 좋겠다고 답했다. 다만 시험이 아니라고 말해 놓고 정답을 먼저 정해 두지 않도록, 오늘 자기가 모르는 말을 한 줄 적어 보라고 했다.

조일은 잠깐 생각한 뒤 ‘문석이 이미 아는 것’이라고 썼다. 그리고 웃었다. 새 일꾼이라는 말만 듣고 솥 손잡이도 처음 보는 사람처럼 대할 뻔했다는 것이었다. 수현은 자기 아침의 빠른 충고를 떠올렸다. 그는 그 이야기를 숨기지 않고 견습에게 들려줬다.

저녁을 먹기 전에 윤초의 짧은 편지가 왔다. 오늘 저녁은 혼자 물가에 다녀올 생각이라는 말이었다. 손목과 길의 상태를 보고 가까운 곳에만 갈 것이라고 했다. 수현은 같이 가자는 뜻을 찾으려다가 편지를 그대로 읽었다. 어제 둘이 실제로 한 약속이 기억났다.

그는 잘 다녀오라는 말을 썼다. 자기 가게 앞에 왔던 솥 이야기는 길게 쓰지 않았다. 대신 오늘 낮에 국을 먹다가 어제의 무가 생각나 웃었다고 적었다. 상대의 혼자 있는 저녁에 새 질문을 꾸러미로 보내지 않아도 전할 수 있는 말이 있었다.

조일이 등잔 아래에서 종이를 말리고 있었다. 수현이 왜 아직 접지 않느냐고 묻자 견습은 자기 모레의 안내도 말라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웃으며 편지는 다른 곳으로 보낼 것이라고 했다. 두 종이는 같은 바람을 맞았지만 같은 일을 기다리지는 않았다.

가게를 닫을 때 문앞 받침이 비어 있었다. 수현은 솥이 있던 둥근 물자국을 봤다. 손잡이가 빠졌다는 사실은 자기 손의 쓸모를 묻는 시험이 아니었다. 오늘 맡지 않은 일에도 사람이 앉을 자리와 가 볼 문을 조금 남길 수 있었다.

수현은 낮에 들은 여섯 그릇이라는 수를 떠올렸다. 그 숫자는 자기 가게의 새 수입이 아니었고, 여자가 오늘 실제로 해낼 일의 크기였다. 손잡이를 받지 않았어도 그 수를 들은 아침까지 지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걸레를 들지 않고 조일에게 물자국이 아직 미끄러운지 보아 달라고 했다. 견습은 마른 쪽이라고 답한 뒤 내일 받침을 옮길 때 함께 닦겠다고 말했다. 수현은 알겠다고 했다. 오늘 밤 가게의 모든 흔적이 사라져야 내일 문을 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방에 올라가자 납작한 돌의 그림자가 벽에 먼저 닿아 있었다. 그는 손을 선반에 뻗지 않고 잠깐 앉았다. 내일은 장운이 읽을 자리를 실제로 비울 수 있는지 답할 것이다. 그 자리에서 자기 대신 다른 사람이 묻는 소리를, 수현은 돌아온 뒤 들을 수 있을 것이었다.

10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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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힌 나무쪽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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