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15세 이용가 42화

벨 수 없는 매듭

본문 5,247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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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칼을 가져온 것이 아니었다.

빈 보자기 모서리를 네 번 접어 손안에 넣었다. 수현은 전날 밤 그 보자기에 파편을 담아 달라는 뜻인 줄 알았다. 사건 마흔하루째 아침, 관아 창구에서 가족 관계와 면담 의사를 확인한 뒤 다시 만났을 때도 여자의 손은 비어 있었다.

서린이 동석해도 좋다는 답을 먼저 받았다. 윤초는 이 자리에 오지 않았다. 가족이 전에 만남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 뜻은 누이가 수리공을 찾아왔다고 바뀌지 않았다. 수현은 자기에게 허락된 이야기를 그녀의 사과나 결백 소식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칼을 부러뜨리는 값을 물으러 왔습니다.”

여자가 말했다. 그녀는 동생의 나루 품삯을 대신 셈하러 다니며 사람들이 자꾸 기다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누가 쥐었는지 확인되면 검이라도 못 쓰게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다고 했다. 사람을 돌려놓을 수 없다는 말은 먼저 하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수현은 그 말을 삼켰다. 자기가 가장 빨리 할 수 있는 대답이었고 가장 필요 없는 대답이기도 했다. 그는 검을 맡아 봉인한 사람과 돌려줄 권한을 가진 곳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자기는 사건 증거를 받아 부수거나 녹이는 일을 약속할 수 없었다.

여자는 그럼 부러진 칼도 값을 받는다던 가게가 아니냐고 물었다. 수현은 자기 가게 이름을 보는 것처럼 문 쪽을 봤다. 고쳐 쓰지 않는 값도 받겠다고 했지만, 누군가의 슬픔을 맡아 주는 값까지 정한 적은 없었다. 그는 그런 일은 못 한다고 했다.

잠깐 방이 조용해졌다. 서린은 여자의 말을 정리해 좋은 뜻으로 바꾸지 않았다. 누이는 그럼 검을 가진 사람들은 계속 기다리게만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수현은 그 말에 반박할 문장을 찾다가 자기 앞의 빈 보자기를 다시 보았다.

“어디서 무엇을 기다리라고 들으셨습니까?”

그가 물었다. 여자는 품에서 접수표 셋을 꺼냈다. 하나는 나루의 남은 품삯, 하나는 표국 쪽에 낸 손실 문의, 하나는 관아 사건에서 가족에게 알릴 연락처였다. 종이마다 질문은 비슷했으나 돌려받을 답은 달랐다.

나루 표에는 동생이 실제 일한 날짜와 아직 확인하지 못한 반나절이 있었다. 표국 문의는 운반 계약의 상대가 아니라는 이유로 다른 창구를 안내한 상태였다. 관아 표는 범죄 조사 진행과 반환 물건 연락을 위한 것이었다. 세 종이를 합쳐도 배상 지급 약속 하나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수현은 나루 품삯을 배상이라고 말할 뻔했다. 원래 일해서 받아야 했던 돈이었다. 사람이 죽은 뒤에도 그 돈을 확인하는 일은 필요했지만, 그것을 받았으니 손해를 보전했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는 각 표 위에 무슨 답이 아직 안 왔는지 여자의 말대로 적었다.

여자는 새로 적힌 종이를 읽다가 한 줄을 고쳤다. 동생이 하루 종일 일하지 못했다고 문의한 것이 아니라, 작업이 멎은 뒤 마무리한 하역 몫이 빠졌다는 뜻이었다. 수현은 반나절이라는 말을 지우고 원래 작업표와 대조할 항목으로 바꿨다. 자신도 숫자를 너무 쉽게 사람의 하루로 바꾸고 있었다.

“돈을 더 달라고 하면, 그 사람이 죽은 값을 부르는 것처럼 들려요.”

그녀가 낮게 말했다. 수현은 값을 정해 주겠다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서린은 이미 일한 품삯과 사망으로 생긴 손실의 청구, 조사에서 밝힐 책임이 서로 다른 항목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를 묻는다고 다른 하나를 포기하는 문구에는 함부로 표시하지 말아야 했다.

누이는 표국이 제시한 종이 한 장도 꺼냈다. 당장 지급 가능한 위로금이라는 제목 아래 더는 이의를 말하지 않는다는 문장이 붙어 있었다. 그녀는 아직 도장을 찍지 않았다. 수현은 그 돈을 받으면 안 된다고 대신 결정하지 않았다. 다만 어느 범위의 이의를 포기하는지 분명히 설명받아야 할 종이라고 했다.

서린은 자기가 합의회 서기로서 안내할 수 있는 범위를 밝혔다. 가족에게 독립적으로 설명할 사람을 연결할 수 있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그 문서의 모든 효력을 판정하거나 배상을 보장하지는 못했다. 누이는 위로금을 안 받아도 품삯 문의가 계속되는지 먼저 확인해 달라고 했다.

그 질문은 오늘 할 수 있었다. 서린이 별도 연락을 넣는 동안 수현은 물을 데웠다. 주전자 뚜껑이 떨리는 손에서 미끄러질까 왼손으로 천을 받쳤다. 여자는 그 모습을 보고 자기 동생도 손바닥에 천을 감고 밧줄을 잡았다고 말했다. 그 말 뒤에 수현은 동생이 어떤 사람이었느냐고 더 묻지 않았다.

그녀가 스스로 이야기를 이어 갔다. 동생은 집에서 매듭을 너무 단단히 묶어 어머니가 늘 화를 냈다고 했다. 배에서 풀리면 안 되는 매듭을 집에서도 썼다는 말이었다. 그러고는 오늘 빈 보자기를 가져온 이유를 말했다. 칼을 부순 것을 담아 집 문 앞에 두면 밤에 덜 생각날 것 같았다.

수현은 그 물건을 드릴 수 없다고 다시 답했다. 이번에는 보관 규칙만 말하지 않았다. 그 검에 남은 흔적을 없애면 다음에 누구의 말이 바뀌었을 때 다시 물을 자리가 줄어든다고 했다. 자신이 지키는 것이 칼을 휘두른 사람의 명예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여자는 칼을 남기면 자기가 그걸 계속 보아야 하느냐고 물었다. 수현은 아니라고 했다. 공개 열람을 원하지 않는 가족에게 현물을 보라고 요구할 이유는 없었다. 가족의 요청을 어디에 기록할지와 나중에 처리 결정을 알릴 연락 방식은 관아에 따로 물어야 했다.

그는 자기 설명이 그럴듯해지는 것을 경계했다. 증거가 남는다는 말은 가족의 잠을 고쳐 주지 않았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관찰을 지키고, 문의가 어느 창구에서 멎었는지를 함께 찾고, 못 돌려줄 물건은 못 돌려준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머지를 위로로 부풀리면 또 다른 기다림을 팔게 됐다.

점심을 앞두고 누이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후에 자기 일을 하러 가야 했다. 서린은 답을 다 받고 가라고 붙잡지 않았다. 오늘 확인할 항목과 연락을 받아도 되는 시각, 사본을 보관할 곳을 정했다. 누이는 가족의 집 대신 본인이 허락한 연락 창구를 골랐다.

떠나기 전 그녀가 물었다. 윤초도 돈을 냈느냐고. 수현은 자기 감정 의뢰 선금은 있으나 가족에게 지급된 배상과 다르며 남은 돈을 자기가 임의로 바꿀 수는 없다고 했다. 누이는 그 봉투를 받아 동생 몫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수현은 그 뜻을 윤초에게 전할지 먼저 물었다.

“지금은 전하지 마세요. 그 사람한테 해 줄 말로 가져온 것은 아니니까.”

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선의로 중간에서 말을 옮기지 않는 약속이 하나 생겼다. 누이는 빈 보자기를 그대로 접어 갔다. 파편은 담기지 않았고 그녀가 화를 거두었다는 말도 남지 않았다.

오후 관아와 나루 창구에서 첫 답이 왔다. 기존 품삯 문의는 위로금 문서에 표시하지 않아도 계속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빠진 하역 몫은 작업표와 당시 담당의 답이 필요했다. 배상 책임과 지급 재원은 별도 심리와 판단이 남았다. 수현은 오늘 돈이 해결됐다고 쓰지 않았다.

서린은 가족이 요청한 독립 설명 자리를 다음 가능한 시각에 연결했다. 참석 여부는 누이가 다시 답할 일이었다. 수현은 그 비용을 자기 운영비로 전부 내겠다고 할 뻔했다. 서린이 지원 가능 범위와 별도 부담을 확인한 뒤 안내하겠다고 했다. 손에 없는 돈을 선의의 증서처럼 쓰면 안 됐다.

가게에는 모루 위에 맡긴 새 물건이 없었다. 조일은 하루 종일 사람 이야기만 하고 수리비는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현은 오늘의 일이 정당한 품삯이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가족에게 사전에 값과 범위를 합의하지 않은 일을 끝내고 갑자기 청구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무료로 계속 모든 문의를 맡겠다는 약속도 하지 않았다. 다음 사건 관련 설명 시간과 비용은 기존 의뢰·승인 범위에서 정리하고, 가족 지원 창구는 해당 담당에게 넘겼다. 조일은 그럼 우리 가게는 어디서 밥을 먹느냐고 물었다. 수현은 저녁의 유상 치수 확인 약속을 지키러 나갈 준비를 했다.

이웃의 수레 바퀴 축에는 헐거운 쇠고리가 끼워져 있었다. 수현은 들어 올려 볼 수 없어 바퀴를 굴리지 않게 받치고, 성인 수레공이 무게를 맡는 동안 맞춤 틈만 봤다. 조일은 고리 값과 별도 공임을 적었다. 사건의 칼을 부수지 못한 손으로도 다른 물건이 덜 흔들리게 할 수는 있었다.

작업은 원래 축의 마모를 확인하는 데서 멈췄다. 새 고리만 끼우면 곧 다시 흔들릴 자리였다. 주인은 오늘 고칠 수 있는 줄 알았다며 못마땅해했다. 수현은 오늘 확인값과 나중 수리 견적을 나눠 읽었다. 주인은 확인값만 내고 다른 수레공 의견도 듣겠다고 했다.

수현은 그 대답을 받아들였다. 자기 검사를 믿지 않는다고 사건의 상대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조일이 돈을 받아 접수표를 건넸다. 돌아오는 길에는 수리점을 다시 열면 매일 한 가지씩 확실히 나아질 것이라 생각했던 마음이 우스워졌다. 오늘도 고친 것보다 분리한 것이 많았다.

저녁 허담에게서는 목수의 별도 문답이 실제로 진행됐다는 통지만 왔다. 수현이 모든 내용을 받을 권한은 없었다. 관아는 사건의 인물 식별과 확보 물건을 계속 대조하고 있었다. 그는 가족에게 먼저 좋은 소식이라고 알릴 생각을 접었다. 약속한 연락 창구에서 정한 범위만 전해야 했다.

회랑 창고의 봉인 확인에는 변동이 없었다. 원래 파검은 가열하거나 연마하지 않았고 새로 나온 다른 칼의 목록과 섞이지 않았다. 문택의 개인 쐐기와 실패 시험물도 별도 보관이었다. 수현은 누군가 보관함을 열어 한 번에 분노를 끝낼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하는 마음을 이해했지만, 그 열쇠를 빌리지는 않았다.

서린은 누이가 보여 준 위로금 문서의 사본을 가족 동의 범위에서 따로 보관했다. 그날 서명하지 않았다는 사실만 남겼고 나중의 선택까지 대신 정하지 않았다. 수현은 그 종이를 상단 반박 자료에 곧장 끼워 넣지 않았다. 가족의 질문이 자기 주장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공개할 수는 없었다.

밤에 누이에게서 짧은 답이 왔다. 오늘 받은 사본에서 가족의 주소가 빠진 것을 확인했고, 다음 설명 자리에는 갈지 내일 답하겠다고 했다. 고맙다는 말은 없었다. 수현은 그 문장을 오래 붙잡아 좋은 뜻을 찾지 않고 수신 시각만 기록했다. 답을 받았다는 사실이면 오늘은 충분했다.

그가 등불을 줄일 때 밖에서 사람 셋의 발소리가 멎었다. 장명상단 대리라고 밝힌 남자가 봉함장을 내밀었다. 내일 공개 마당에서 검을 겨루어 더는 말이 늘지 않게 하자는 제안이었다. 종이 아래에는 수현이 물러서면 제출 소견을 스스로 거둔 것으로 알겠다는 문장이 붙어 있었다.

수현은 검을 들 수 없는 자기 손을 먼저 내려다봤다. 그는 오늘 가족에게 증거로 남은 칼을 부수지 말자고 설명했다. 밤에는 다른 누군가가 자기 장부의 말을 멈추게 하려고 그에게 칼을 들라고 했다. 그는 봉함장을 받침에 놓았다. 내일 갚아야 할 것은 결투의 승패가 아니라, 그런 조건을 누가 정할 권한이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42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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