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문결은 아침밥 값을 먼저 냈다.
수현이 관아 앞 찻집에 도착했을 때 그는 그릇을 밀어 놓고 있었다. 그 옆에 관아 담당 둘이 서 있었다. 도문결은 국이 남았다며 주인에게 치워 달라고 했고, 주인은 더 먹지 않을 것이냐고 물었다. 두 사람 모두 평소보다 또박또박 말했다.
사건 서른째 아침이었다. 추가 문답을 위해 부른 사람에게 관아가 신병 확보 결정을 알리는 중이었다. 수현은 체포에 입회하러 부름받은 것이 아니라, 이미 제출한 대조 목록의 물건 번호를 확인하러 왔다. 문밖에서 본 얼굴을 자기가 사건을 해결한 장면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도문결은 수현을 보자 웃으려 했다. 입술 한쪽만 움직였다.
“오늘은 제 이름부터 읽겠군요.”
담당은 본인이 확인할 수 있도록 사유를 다시 읽었다. 실제 확인보다 넓은 검사 완료 비용을 청구한 집행, 석문 전출과 자료 정리 관련 진술, 원본 대조로 드러난 연결 항목을 조사하기 위한 조치였다. 살인범으로 확정해 데려간다는 말은 없었다.
도문결은 가족에게 알릴 경로를 물었다. 담당은 이미 접수한 별도 연락처로 필요한 범위만 전한다고 답했다. 수현 앞에서 주소를 읽지 않았다. 그는 자기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지 않더라도 위험 보호 요청은 남는다는 안내를 다시 들었다.
그 말 뒤에 도문결이 수현을 봤다. 수현은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약속한 것이 지켜지는지 확인했을 뿐이었다. 그가 한 일을 가볍게 보겠다는 뜻으로 읽히지 않도록 먼저 말을 얹지 않았다.
담당이 허리의 작은 칼부터 내놓으라고 했다. 도문결은 천천히 칼집을 풀어 탁자에 놓았다. 검처럼 긴 물건은 아니었다. 칼집 끝에 갈라진 가죽이 보였다. 수현은 그 물건이 죄의 모양을 대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장부를 넘긴 손과 칼을 쥔 손의 책임은 대조해야 했다.
문턱을 넘을 때 도문결의 소매가 걸렸다. 담당 하나가 붙잡으려다 먼저 멈췄다. 실이 문고리에 걸린 것이었다. 도문결은 왼손으로 소매를 빼고 자기가 가겠다고 했다. 수현은 그 몇 숨이 길었다. 칼을 뽑는 이야기라면 지나갔을 자리에 한 사람이 자기 옷을 풀고 있었다.
관아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은 찻집에서 몇 걸음 되지 않았다. 그러나 도문결은 중간에서 두 번 멈췄다. 한 번은 신발끈이 풀려서였고, 한 번은 문답 담당이 방을 확인하러 가서였다. 뒤에서 누군가 빨리 데려가라 외쳤다. 수현은 목소리의 주인을 보지 않았다.
그를 곧바로 죄인으로 부르면 남은 질문이 쉬워질 것 같았다. 상단은 그가 혼자 했다고 이미 적었다. 여기서 모든 답을 그 이름으로 묶으면 두 편의 문장이 같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수현은 그 생각이 싫어서 더 오래 바닥을 봤다.
문답 전에는 본인 소지품의 목록을 만들었다. 도문결의 개인 장부와 사건 자료인지 확인할 종이는 다른 꾸러미로 나뉘었다. 수현이 내용을 들여다볼 권한은 없었다. 그는 지정한 대조방으로 안내받아 기존 원본의 면수와 사본의 항목 번호만 확인했다.
서린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 어제 들샘진과 버드리에 도착한 사본의 인수 기록을 옆에 뒀다. 관아는 여러 곳에 간 종이를 모조리 되가져오라고 하지 않았다. 필요하면 같은 번호의 문장이 어떻게 적혔는지 각 보관인에게 대조를 요청할 수 있었다.
첫 질문은 비용 요청의 날짜였다. 도문결은 변경된 인수 구분을 전달하기 전에 이미 예산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서린은 그 말이 이전 설명과 충돌하는지 살폈다. 요청한 날짜와 승인받은 날짜, 실제 지급된 날짜는 세 칸이었다.
수현은 어제까지 하나의 화살표로 그린 선이 둘로 갈리는 것을 보았다. 도문결이 집행했다는 진술은 그대로 남았다. 다만 그가 규격을 바꾸고 돈까지 혼자 만들어 냈다는 해명에는 다른 자료가 필요했다. 상단이 쓴 단독이라는 말도 저절로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도문결은 자기가 규격 변경의 최종 결재자가 아니라고 했다. 수현은 그 주장을 듣고도 바로 윗사람의 이름을 요구하지 않았다. 먼저 어느 문서를 누구에게서 받았는지 물었다. 말로 들은 지시와 결재 면에서 읽은 이름이 섞이면 나중에 어느 쪽을 확인해야 할지 잃었다.
“가서 그 사람을 잡으십시오. 그러면 전부 끝납니다.”
도문결이 처음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수현의 귀가 날카롭게 울렸다. 그는 물잔을 잡지 못해 잠깐 손을 무릎 아래로 내렸다. 서린이 쉬는 시간을 알렸다. 큰 소리로 끝나는 답을 지금 구하면 안 됐다.
수현은 복도 끝 의자에 앉았다. 문이 닫힌 안에서 무슨 말이 오갔는지 알 수 없었다. 관아 사람에게 계속 듣게 해 달라고 요청하지도 않았다. 자기 앞에서 한 말과 다른 곳의 진술이 나중에 충돌할 수 있었고 그 충돌을 없애는 것이 자기 역할은 아니었다.
점심 직전 윤초가 허락된 대기방에 왔다. 정식 문답 시간에 맞춘 방문이었고 오른손목을 감은 천은 그대로였다. 그녀는 도문결을 보았느냐고 물었다. 수현은 찻집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답했다. 체포 뒤의 모든 상황을 본 것처럼 말하지 않았다.
“그 사람도 밖으로 나올 날을 받았나?”
“제가 들은 범위에서는 아직 아닙니다.”
윤초는 잠깐 고개를 숙였다. 수현은 그녀가 통쾌해할 것이라고 짐작했던 자신을 돌아봤다. 그녀는 오늘도 관아가 정한 시간에 들어와야 했다. 도문결이 붙들렸다고 자기 손목과 시간이 곧바로 풀리지는 않았다.
“같이 묶자고 하면 쉽겠지.”
윤초가 말했다.
“누구를요?”
“날 묶었던 말로 저 사람도. 그럼 내 말까지 가벼워질 테고.”
수현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는 도문결의 일을 넘어가자는 말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본인이 한 일로 붙들리게 하라는 말이었다. 수현은 그 문장을 자기에게 유리한 편지처럼 받아 적지 않았다. 본인 문답에서 확인할지는 윤초가 정할 일이었다.
윤초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옷매듭을 다시 묶었다. 오른손으로 당기지 못해 끈이 자꾸 비뚤어졌다. 수현이 왼손을 내밀자 그녀는 반대쪽 끝만 잡아 달라고 했다. 대신 완성해 달라는 부탁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한쪽씩 잡으니 매듭이 가운데로 왔다.
수현은 오늘 아침 문고리에 걸린 소매를 떠올렸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천을 푸는 모습을 보았다고 그들의 일이 같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몸이 있는 사람에게 묻는 질문이라는 사실은 잊지 않을 수 있었다. 윤초는 끈 끝을 안으로 넣고 손을 거뒀다.
“여기서 한 말, 내 대신 밖에 쓰지 마.”
“그러겠습니다.”
그녀는 문답 담당이 부른 뒤에만 안으로 들어갔다. 수현은 대기방에 홀로 남아 조금 전 메모하려던 종이를 접었다. 좋은 말을 얻었다는 마음도 때로는 남의 진술을 앞질러 갈 수 있었다.
쉬는 동안 조일이 가게의 회신을 가져왔다. 오전에는 새 의뢰가 없었고, 어제 경첩을 가져온 손님은 다른 공방에 맡겼다고 했다. 견습이 잃은 손님을 되찾으러 따라가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다. 수현은 오늘 대조가 일찍 끝나면 예약표부터 같이 고치자고 했다.
“사람을 잡아도 문은 안 열리네요.”
조일이 말했다. 수현은 관아 문이 아니라 가게 문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들었다. 체포가 영업 회복의 증서가 되지는 않았다. 도문결 개인의 재산을 받아 쌀을 살 수 있다는 계산도 하지 않았다. 배상과 보호 비용, 체불 임금은 아직 각각의 주인을 기다렸다.
오후 문답에서는 상단의 해명서가 읽혔다. 도문결이 독자적으로 비용 항목을 넓혔고 본부는 세부 집행을 몰랐다는 내용이었다. 그 문서에는 총괄 결재가 통상적인 예산 승인일 뿐 현장 검사 범위를 알았다는 뜻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었다.
서린은 그 문장을 틀렸다고 먼저 쓰지 않았다. 총괄에게 어떤 내용이 보고됐고, 어느 면을 보고 승인했는지 확인할 대상이었다. 수현은 분노가 커질수록 상대의 유효한 반론까지 지우기 쉬운 것을 느꼈다. 도문결이 붙들린 날에도 종이는 여전히 한 줄씩 가야 했다.
도문결은 자신이 올린 첨부 목록에 새 규격과 기존 검사비의 차이가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 그가 말한 것을 곧바로 본부가 읽은 원본의 내용으로 바꿀 수는 없었다. 받은 부서의 접수표와 결재에 실제 붙은 면을 확인해야 했다.
그는 책상 위의 사본을 가리켰다. 목록 끝에 작게 승인 뒤 환류라고 적혀 있었다. 집행 부서가 받은 결재 회신을 뜻했다. 원본의 다른 면과 번호가 이어졌으나 그날 배포받은 문구 전체는 아직 읽지 않은 곳이었다.
관아는 지정 보관실에 있는 해당 권의 부속 묶음을 보존한 채 다음 날 대조하기로 했다. 상단에 새로운 답을 맞춰 써 오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었다. 이미 보존된 기록 안에서 접수 순서와 묶임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범위의 설명자를 부르는 절차였다.
수현은 모연에게 그 소식을 전했다. 그녀는 내일도 모든 장부를 펴야 하느냐고 물었다. 자기 숙소와 돌아갈 배가 계속 미뤄지고 있었다. 서린은 확인할 면과 시간을 좁혀 관리인 한 사람의 설명으로 가능한 부분을 나눴다. 모연의 노동과 기다림을 진실에 대한 의무라는 말로 무한 연장하지 않았다.
“내가 돌아간 뒤에도 그 밥값은 남는 거요?”
“예. 오늘까지 확인한 청구와 미확인은 구분해서 돌려드리겠습니다.”
모연은 대답을 들은 뒤 자기 짐을 다시 쌌다. 내일 오전 필요한 질문에만 나오고 낮 배를 타기로 했다. 수현은 그녀를 사건 끝까지 붙잡아 두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했다. 함께 돌아갈 곳을 마련하는 일도 조사에 포함돼야 했다.
해 질 무렵 관아 앞에는 사람들이 더 모였다. 누군가 수현에게 도문결이 자백했느냐고 물었다. 그는 체포 사실과 직접 확인한 집행 범위를 구분해 말했다. 살인 책임은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이자 기다리던 사람 몇이 실망한 얼굴을 했다.
수현은 그들에게 더 센 말을 주고 싶었다. 오늘 한 사람을 붙들었으니 내일 안전하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검을 쥘 사람에게는 박수보다 다른 검과 확인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공개 대조 자료를 읽을 곳과 질의 경로만 안내했다.
밤에 가게로 돌아왔을 때 조일은 자 셋을 치우고 빈 작업대를 닦아 놓았다. 사건 감정에 쓰던 받침은 보존 표지 아래 그대로였다. 수현은 새 정밀 결청을 하지 않았고 오른손의 떨림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사람이 붙들린 날이 자기 능력의 회복일이 될 수는 없었다.
그는 왼손으로 내일 질문을 적었다. 누가 예산을 승인했는가. 그 사람에게 어떤 검사 범위가 전달됐는가. 돈은 어느 계정으로 나갔고 누가 정산 이익을 받았는가. 한 사람의 이름을 더하는 일보다 서로 다른 세 줄을 잇는 일이 남았다.
늦은 전갈이 그 질문 아래에 놓였다. 보관인이 부속 묶음에서 접수 목록과 환류 사본이 함께 매인 것을 확인했다. 내일 개봉 대조에 상단 본부의 결재 담당도 오겠다고 했다. 도문결이 받았다는 회신이 실제 어느 첨부를 가리켰는지 볼 수 있었다.
수현은 전갈을 창가 등불에 비췄다. 도문결 이름 위에는 그가 혼자였다는 문장이 붙어 있었다. 내일은 그 문장을 승인한 사람의 손이 무엇을 받아 읽었는지 물을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