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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판타지 전체 이용가 174화

유리에 비친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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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삼백아홉째 유리는 삼백여섯째 쓰인 세온의 편지가 삼백셋째 관찰 보고를 받은 답임을 확인했고, 삼백일곱째 새 방법 질문의 동의로 넓혀 읽지 않았다.

그녀는 멈춘 자리까지 받아 준 안부를 반갑게 읽으면서 에다의 짧은 원고를 들었고, 새 방법의 답과 다음 만남의 날짜는 아직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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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백열째 아침, 유리는 시계의 겉유리에 가느다란 밝은 사각형이 생긴 것을 보았다. 창에서 온 빛이었다. 몸을 조금 옮기자 사각형도 달라졌다. 그녀는 그것을 두 짧은 끝 옆에 새로 생긴 선으로 적지 않았다. 시계는 정한 받침에 그대로 있었고 닫힌 기록 구획도 바뀌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방 안의 빛과 자기 눈의 자리였다.

그녀는 창 쪽으로 의자를 더 밀려다가 멈췄다. 오른손으로 바닥을 짚으면 편할 것 같았지만 손등에 당김이 남아 있었다. 의자와 발받침을 현재 편한 자리에 맞추고 종이는 가까이 놓았다. 세온이 자기 방의 의자를 바꿨다고 쓴 말이 떠올랐다. 그가 고른 자리의 모양은 모르지만 자기 자리도 아직 바꿀 수 있었다.

전날 받은 편지는 삼백여섯째 쓰인 앞선 보고의 답이었다. 삼백일곱째 새 방법을 묻고 부친 봉투는 아직 실제 수신도 확인하지 못했다. 유리는 두 편지를 매번 처음부터 읽지 않았다. 오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새 답을 만들어 내는 일이 아니었다. 닫힌 물건의 겉에서 무엇이 보이고 무엇이 비치는지 질문을 더 정확하게 만드는 일은 남아 있었다.

그녀는 삼백여섯째 설명을 들었던 담당에게 짧은 질문을 전했다. 원물 없이 기준판과 관찰 자리의 관계를 다시 볼 수 있는지 물었다. 이전 모형을 되풀이해서 시계의 답을 얻으려는 것은 아니었다. 자기 눈이 움직여 달라진 모양과 겉에 비친 빛을 혼동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담당은 오후에 빈 모형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답했다.

에다는 그날도 자기 원고를 들고 왔다. 유리가 외출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 손을 더 쓰는 일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오늘은 물건을 옮기지 않고 모형 설명을 듣는 자리라고 답했다. 친구는 원고를 읽는 것보다 귀를 많이 쓰겠다고 했다. 유리는 그럴 것 같다고 웃었다. 에다는 함께 갈지 묻지 않고 자기 방에서 수정할 한 단락이 있다고 말했다.

유리는 친구가 두고 간 의자의 자리를 봤다. 에다가 오기 전보다 조금 뒤로 놓여 있었다. 그 작은 차이가 방을 덜 비어 보이게 했다. 멀리 있는 세온의 부재와 여기 있던 친구의 부재는 같은 모양이 아니었다. 그녀는 원고의 다음 장면을 대신 생각하지 않고 물을 마셨다. 오후에 받을 설명을 자기 몸으로 들을 시간이 필요했다.

설명 자리에는 원물이 없었다. 담당은 모양이 단순한 겉유리와 안에 선을 둔 모형을 놓았다. 유리는 기록 구획이나 이름 붙인 시간의 모형이라고 읽지 않았다. 안의 짧은 선과 겉의 반사가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는 눈의 질문을 다루는 물건이었다. 시계에 같은 선이 같은 면에 있다는 사실까지 가져오는 도구는 아니었다.

담당이 창 쪽 가림을 바꾸자 유리에는 밝은 띠가 생겼다. 안쪽 선은 남아 있었고 밝은 띠는 다른 위치로 움직였다. 유리는 둘을 종이에서 같은 종류의 선으로 옮기지 않았다. 그다음에는 눈의 자리를 바꿨다. 안쪽 선이 바깥 기준에 대해 놓이는 관계도 달라 보였다. 한 가지 움직임만으로 앞과 뒤를 다 판정할 수 없다는 사실이 더 분명해졌다.

“그럼 움직이면 전부 반사라는 뜻은 아니군요.”

유리가 말하자 담당은 그렇다고 답했다. 눈과 물건과 빛 중 무엇이 바뀌었는지 함께 알아야 했다. 그녀는 이 말을 자기 앞선 도해의 틀린 곳에 곧바로 덧칠하지 않았다. 두 번째 관찰의 원본에는 실제 보였던 두 끝이 있었고 그때 받아 둔 조건도 있었다. 오늘의 설명은 그 사실을 없애는 새 판정이 아니었다.

담당은 바깥 기준판을 시계에 붙이지 않아도 되는 모형을 보였다. 받침의 물건은 가만히 두고 주변에 별도의 기준을 세웠다. 유리는 판의 가장자리가 안쪽 선을 가릴 수 있다는 점을 물었다. 그는 가릴 수 있으니 처음 자리와 높이를 정하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기준을 넣는 행위도 눈앞의 장면을 바꾸었다. 물건에 닿지 않는다고 아무 영향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그 답이 반가우면서도 질문이 더 많아진 것을 느꼈다. 원물을 돌리지 않는 안이면 모든 어려움이 줄 것이라고 잠깐 기대했었다. 하지만 기준판과 눈의 자리를 누가 맡는지, 어느 순간을 같은 조건으로 부를지 실제로 정해야 했다. 세온에게 이미 보낸 설명에는 그 역할을 따로 합의한다고 적었다. 아직 없는 실행을 좋은 모형 하나로 앞당길 수는 없었다.

담당은 유리가 받아 적으려는 손을 보고 천천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그녀는 오늘 긴 필기 대신 중요한 질문 두 개만 남기겠다고 답했다. 상대가 서둘러 요약한 정답을 대신 써 줄 필요는 없었다. 그녀는 자기 말로 적었다. 무엇을 움직였는지 먼저 나눈다. 판 때문에 가려진 것은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남긴다. 문장이 짧아지자 눈앞의 물건도 조금 덜 복잡해졌다.

설명 끝에는 실제 시계의 두 끝을 어느 면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을 하고 싶었다. 유리는 입을 열었다가 아직 원물 조건을 이 자리에서 받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떠올렸다. 대신 이번 모형으로 끝내 알 수 없는 것을 물었다. 담당은 실제 물건의 곡면과 빛, 기존 받침의 크기가 다르므로 오늘의 모양을 그대로 옮길 수 없다고 답했다. 그녀는 그 한계를 종이 아래에 남겼다.

받침을 누르거나 유리에 새 표시를 하는 안은 오늘 새로 제안되지 않았다. 가열이나 태엽, 닫힌 구획도 다루지 않았다. 유리는 설명이 끝난 뒤 물을 마시고 잠깐 앉아 있었다. 알고 싶은 일이 생길수록 움직일 동작의 수를 늘리는 것이 빠른 길은 아니었다. 오늘은 질문 하나를 줄이고 다른 질문 하나를 더 분명하게 가져갈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바람이 종이 끝을 들었다. 그녀는 오른손으로 급히 누르지 않고 접어 둔 덮개 안으로 넣었다. 받아 적은 두 줄을 잃을까 봐 몸을 먼저 쓰는 버릇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숙소까지 걷는 길이 전보다 길게 느껴져 중간의 앉을 자리에 쉬었다. 답을 더 정확히 들었다고 다리가 덜 피곤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늘 쓴 힘에는 돌아갈 길도 들어 있었다.

방에서는 에다가 원고 한 줄을 지우고 있었다. 친구는 모형이 답을 줬느냐고 물었다. 유리는 시계의 답은 아니고 자기가 무엇을 나누어 물어야 하는지 배웠다고 말했다. 에다는 자기 원고의 창문도 인물이 보는 것인지 밖에서 비치는 것인지 섞여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오늘 배운 유리 모형이 친구 소설의 시점까지 해결하지는 못할 것 같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웃었다. 에다는 그래도 그 질문은 빌려 갈 수 있겠다고 했다. 누가 무엇을 움직였는지 먼저 보는 질문이었다. 유리는 그 정도는 자기도 다른 데서 여러 번 빌렸다고 말했다. 질문을 나누었다고 둘의 원고와 시계가 같은 물건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친구가 가져간 것은 모형의 답이 아니라 자기 장면에서 쓸 수 있는 물음이었다.

유리는 오후의 설명 종이를 기존 방법 설명 옆에 뒀다. 원물 관찰 기록과는 구분했다. 오늘 모형에서 본 밝은 띠를 두 짧은 끝의 도해 사이에 그려 넣지 않았다. 종이의 자리부터 나누니 자기가 무엇을 더 알게 됐는지 분명해졌다. 시계의 면은 여전히 모르지만, 다음에 실제 비교한다면 가림을 누락하지 않을 준비는 조금 생겼다.

그녀는 세온에게 이 설명을 다시 부칠지 생각했다. 이미 보낸 동작의 범위를 바꾸는 질문은 아니었다. 하지만 상대가 아직 받지 못한 질문 뒤로 곧장 긴 설명을 덧붙이면 두 종이가 또 서로를 지나갈 수 있었다. 오늘의 보충은 자기 쪽에 두고 실제 답을 받은 다음 필요하다면 함께 설명할 수 있었다. 기다리는 방법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성실함은 아니었다.

저녁 무렵 숙소 담당이 잎풀 화분을 창가에서 조금 옮겼다. 유리는 천을 뺀 뒤 그릇은 괜찮았느냐고 물었다. 평소처럼 놓여 있었고 새 물을 더 주지는 않았다는 답이었다. 잎은 아직 창 쪽으로 조금 기울어 있었다. 그녀는 오늘 시계 모형의 반사를 보고 왔다고 식물의 기울기를 빛 한 가지로 확정하지 않았다. 실제 관리한 사람의 시간은 그쪽에 있었다.

담당은 잎이 꼭 반듯해져야 하느냐고 물었다. 유리는 아니라고 답했다. 평소 상태와 달라진 것이 있는지 보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말하고 나니 자기 손을 바라보게 됐다. 다친 뒤의 하루를 건강했던 날의 반듯한 자세에 맞추려 하던 시간이 있었다. 화분과 자기 몸이 같은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 원하는 모양이 무엇인지 묻는 일은 자기에게도 할 수 있었다.

식탁에서는 에다가 인물의 손을 문에서 떼는 장면을 읽었다. 방문자를 방에 들였으니 더 문을 붙들고 있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었다. 유리는 손을 놓은 뒤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다. 에다는 지금은 빈손으로 서 있다고 했다. 그녀는 그 빈손이 어색해 보여서 무언가를 쥐여 주고 싶은지 물었다. 친구는 바로 그것 때문에 한 줄을 못 끝냈다고 답했다.

유리는 빈손을 꼭 실패한 손으로 쓰지 않아도 되겠다고 말했다. 에다는 자기 인물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자기가 더 읽어 보겠다고 했다. 그녀는 그렇겠다고 답했다. 남의 원고 앞에서는 친한 친구의 좋은 말도 결말의 명령이 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오늘 들은 한 장면만 남기고 다른 이야기를 했다. 저녁 빵의 가장자리가 유난히 바삭했다.

방으로 돌아온 뒤 손등에 가벼운 당김이 올라왔다. 그녀는 정한 천 위에 손을 뒀다. 오늘 모형을 들지 않았어도 외출하고 필기를 조금 했으며 식탁에서 잔도 들었다. 손을 많이 쓰지 않았다는 말이 아예 쓰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었다. 유리는 더 긴 정리 글을 내일로 미뤘다. 오늘 배운 두 줄은 이미 자리를 찾았다. 반복해서 베껴야 기억이 공정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멈춘 시계 앞에는 아직 창의 반사가 남아 있었다. 해가 기울면서 아침과 다른 모양이었다. 그녀는 물건을 움직이지 않은 채 그 밝음이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실제 선인지 반사인지 오늘 이 눈으로 모든 자국을 판정할 수는 없었다. 다만 새로 생긴 것처럼 보이는 밝음을 무조건 물건의 변화로 적지 않을 수 있었다. 작은 망설임이 관찰을 가로막기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세온의 편지에서 마음에 남은 줄을 한 번만 다시 읽었다. 일어서지 않았던 배웅이 반가웠다는 문장이었다. 유리는 다음에 만나면 실제로 어느 의자에 앉고 싶은지 말하고 싶었다. 그가 원하는 자리도 듣고 싶었다. 함께 앉는 사람의 편안함이 늘 한 사람의 조심으로만 유지되지는 않았으면 했다. 그 바람은 시계의 면을 알아야만 꺼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녀는 개인 메모에 오늘 본 밝은 띠를 짧게 그렸다. 시계의 새 도해가 아니라 모형에서 빛이 지나간 모양이었다. 그 아래에는 세온이 보고 싶은 날이었다고 썼다. 실무 종이에는 들어가지 않은 자기 하루가 그 작은 줄에서 끝났다. 모형을 본 날과 사람을 그리워한 날이 같은 날일 수 있었다. 둘 중 하나를 더 중요한 이름으로 만들 필요는 없었다.

밤에는 새 답이 오지 않았다. 시계도 움직이지 않았고 판 하나와 봉인 병 여섯, 빈 병 둘의 보관 기한도 삼백열다섯째 그대로였다. 유리는 오늘 설명을 받았다는 사실만큼만 달라진 방을 봤다. 다음 실제 관찰에서 무엇이 보일지는 아직 몰랐다. 그러나 창이 비친 선과 물건에 남은 선을 같은 목소리로 부르지 않기 위한 질문은, 이제 자기 손의 종이에 있었다.

17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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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백열째의 대답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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