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손잡이 앞에서 도하는 먼저 기다렸다.
기다린다고 짐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었다. 아직 유탁의 손이 반대편에 닿지 않았다. 세빈이 옆에서 두 사람을 보고 있었고, 작은 방의 바닥에는 중량을 얹지 않은 연습 판이 놓였다.
그날은 미리 맞춘 짧은 빈 동선 연습이었다. 센터의 종료와 이동, 유탁의 정비점 일과 세빈의 제한 지도 시간이 실제로 맞았다. 작은 방에 전체 경기 코스를 욱여넣는 날은 아니었다. 둘째 손잡이를 받는 말 한 가지를 볼 수 있었다.
도하는 출근 전에 운동화를 가방에 넣었다. 처음 경기하러 갈 때에는 가방 속의 그 물건이 들킬까 괜히 닫아 둔 날도 있었다. 지금은 동료가 오늘도 운동이냐고 물으면 자기 시간이 맞아서 간다고 답할 수 있었다.
그것이 회사를 그만둘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는 뜻은 아니었다. 다음 월급은 여전히 필요했고, 새 체육관도 적정한 크기를 찾는 중이었다. 다만 퇴근 뒤 좋아하는 것을 숨기지 않는 데까지는 왔다.
운반 짐에 쓸 능력은 오늘 계획에 없었다. 도하의 열여덟과 여덟 초, 삼 미터는 그대로였고, 실전 중량의 제동을 빈 판의 성공으로 대신할 수도 없었다. 그는 물을 마시고 오늘 보려는 작은 순서를 다시 들었다.
유탁이 준비됐다고 말했다. 도하는 자기 손잡이에 닿았다. 두 사람의 말이 지난 경기에서는 같은 순간에 겹쳤다. 오늘은 유탁이 앞의 고정 상태를 말하고 도하가 뒤의 인수를 답하기로 했다.
판은 짧게 움직였다. 유탁이 정한 자리에서 멈추고 손잡이를 놓으려 했다. 도하가 먼저 답했는데 손은 아직 늦었다. 빈 판의 움직임이 작아진 덕분에 틀린 순서가 오히려 더 잘 보였다.
“말만 도착했네요.”
세빈이 말했다. 유탁은 도하의 목소리가 버스를 먼저 탔다고 했다. 도하는 손이 걸어오는 중이라고 답했다. 웃고 나서 판을 시작 위치로 돌려놨다.
그는 왜 서둘러 답했는지 생각했다. 기다리게 하면 동료가 더 힘들 것 같았다. 그런데 오지 않은 손을 왔다고 말하면 유탁은 믿고 놓을 수 있었다. 짧은 대답 하나가 실제 상태보다 먼저 가는 순간이었다.
도하는 준비가 덜 됐으면 그렇게 말하겠다고 했다. 세빈은 그러면 어떤 말을 들으면 놓아도 되는지 물었다. 둘은 ‘준비’와 ‘받음’을 나누었다. 글자로 쓰면 유난스러운 약속이었지만 손잡이 앞에서는 꽤 큰 차이였다.
두 번째 시도에서 유탁이 멈췄다. 도하는 자기 손이 닿은 다음에야 받았다고 답했다. 동료의 손이 빠졌고 판의 끝은 정한 자리에 남았다. 빈 하중의 작은 결과였지만 이번에는 자기 입과 손이 같은 곳에 있었다.
세빈이 그 부분을 봤다고 말했다. 도하는 더 빠르게 해 볼지 묻고 싶었다. 막 알아낸 동작을 속도까지 붙여 완성하고 싶은 욕심이었다. 그러나 오늘 정한 것은 두 번의 빈 순서였다.
그는 판을 놓고 손을 내렸다. 아쉬웠다. 잘 끝낸 사람이 반드시 기분 좋게 미련 없이 신발을 벗는 것은 아니었다. 유탁도 한 번 더 해 보면 될 것 같다고 했지만 다음 근무를 보고 여기까지 하기로 했다.
세빈은 둘의 종료를 받아 줬다. 자신도 지도 시간을 늘리지 않았다. 도하는 물병을 잡고 앉았다. 실제 경기에서 똑같이 될지는 다음 적절한 중량 확인이 필요했다. 오늘 고친 작은 말은 그때 써 볼 도구가 됐다.
송주가 정한 수업 문의 답을 마치고 들어왔다. 이번에도 문의 모두가 돈을 내는 것은 아니었다. 한 사람은 아직 교대표가 안 나왔고, 다른 사람은 방의 크기가 필요한 활동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관장은 그 둘을 등록 인원으로 세지 않았다.
대신 이미 받은 수업의 정한 구간은 그대로 이어졌다. 도하는 지난번 빈 판을 밀던 성인 세 사람의 다른 손을 떠올렸다. 그중 누가 계속 올지 자기가 경기 결과처럼 확정할 수는 없었다. 그날의 수업은 실제로 끝났고 그 다음은 각자의 선택이었다.
관장이 조명 아래의 작은 비용표를 덮었다. 이번 달의 마지막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도하는 적자를 한 번의 멋진 장면으로 뒤집고 싶은 마음을 이해했다. 자기도 경기의 네 초를 한 기술로 돌려받고 싶었으니까.
그는 자기 연습 때문에 청소 담당 시간을 더 쓰지는 않았는지 물었다. 정한 종료 안에서 끝났다는 답을 받았다. 우승 선수의 고마움으로 누군가의 야근을 지우는 대신 실제로 끝난 것을 확인하는 쪽이 나았다.
유탁이 빈 판을 보관 위치로 돌려놓았다. 도하는 맞은편을 받고 둘이 함께 세웠다. 이번에도 유탁이 멈췄다는 말 뒤에 도하가 손으로 받은 것을 먼저 확인했다. 연습한 말을 장난처럼 남발하지는 않았다.
신발을 갈아 신을 때 도하는 밑창 옆의 접착 부분을 살폈다. 수선한 곳은 현재 들뜨지 않았다. 새 신발이 갖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다. 오래된 것이 괜찮다는 이유로 새것을 원한 자신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었다.
송주는 신발은 언제까지 쓸 수 있느냐고 물었다. 도하는 현재 상태는 괜찮지만 계속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관장은 그 대답이 자기 체육관 이야기 같다고 웃었다. 도하는 방에도 깔창을 넣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세 사람이 밖으로 나오자 아직 가게 불이 켜져 있었다. 유탁은 오늘 저녁은 자기가 정한 간단한 메뉴로 먹고 싶다고 말했다. 도하는 돌아가는 시간이 괜찮은지 봤다. 세빈도 짧게 함께 먹고 각자 가기로 했다.
그들은 비싼 축하 자리를 잡지 않았다. 축하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오늘 쓸 돈과 시간을 알고 골랐다. 가게의 좁은 탁자에는 셋의 가방을 놓을 곳이 모자라 의자를 하나 비켜 달라고 물었다.
도하는 먼저 의자를 당기다가 자기 가방이 유탁의 발을 가리는 것을 봤다. 웃음이 나왔다. 경기장 밖에서도 그의 짐은 길을 막을 수 있었다. 그는 가방을 자기 무릎 옆으로 옮겼다.
“오늘은 어깨 대신 가방이군.”
세빈이 말했다. 유탁은 필요한 부품이 너무 많다고 했다. 도하는 이 팀의 부품 검사비는 저녁으로 받겠다고 답했다. 결국 각자 정한 값을 냈다. 농담은 남의 식비를 자동으로 떠넘기는 계약이 아니었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한결에게서 정한 비교 자료의 마지막 확인이 왔다. 두 팀이 공개해도 되는 구간과 각자 보관할 구간이 구분돼 있었다. 다음 경기 날짜는 없었다. 도하는 자료를 실제 받았다는 짧은 답을 보냈다.
처음 초대를 읽을 때만큼 가슴이 뛰지는 않았다. 이미 뛰어 본 바닥이 생겼고 져 본 네 초도 생겼다. 그렇다고 상대를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자기가 다음에 물어보고 싶은 지점을 하나만 남겨 뒀다.
유탁은 잔돌이 한 번 우승하고 곧바로 진 것이 제법 어울린다고 말했다. 도하는 어떤 점이냐고 물었다. 상대는 우승한 뒤에도 자기 정비점의 손잡이는 여전히 안 맞았다고 답했다. 잘한 일이 다음 물건을 자동으로 고쳐 주지는 않았다.
세빈은 그렇다고 늘 져서 배울 필요도 없다고 했다. 이겨서 남은 방법도 다시 쓸 수 있었다. 도하는 첫 굽이의 바깥 두 걸음을 떠올렸다. 오늘 작은 방에서도 자기 몸을 비키는 버릇이 조금 먼저 나왔다.
그는 다음에는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 말을 너무 야심차게 들릴까 숨기지 않았다. 유탁도 이기고 싶다고 했다. 세빈은 그럼 다음에 실제로 쓸 몸과 길을 다시 맞추자고 답했다. 승부욕을 쉬라는 말로 없애 버리지 않았다.
음식이 나왔다. 도하는 첫 숟가락을 급히 먹었다가 입천장이 뜨거워 잠깐 멈췄다. 유탁이 제동이 늦었다고 했다. 그는 이 구간은 연습을 못 했다고 항의했다. 세빈이 물을 가까이 밀어 줬다.
셋은 자기 낮의 이야기도 했다. 유탁은 정비점에서 손잡이 이야기를 꺼냈다가 손잡이 말고 오늘 맡은 차를 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도하는 센터의 동료가 경기보다 새 버스 노선에 더 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세빈은 자기가 맡는 다른 수업에서 초보가 멈추는 말을 처음 크게 했다고 했다. 그 순간이 좋았다고 말했다. 도하는 그 목소리를 듣지는 못했지만 오늘 자기에게도 필요한 말이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았다.
대화가 잠깐 끊기자 그는 창밖을 봤다. 정류장에 버스가 왔다가 떠났다. 이걸 놓치면 못 돌아가는 마지막 차는 아니었다. 그는 식사를 끝낼 시간과 다음 차를 같이 보고 다시 숟가락을 들었다.
가게 밖에서 세빈은 먼저 자기 귀가 길로 갔다. 유탁도 다음 날 아침 근무 때문에 다른 방향을 택했다. 도하는 둘에게 도착하면 필요한 연락만 하자고 했다. 끝없는 경기 복기를 집까지 끌고 가지 않았다.
혼자 정류장에 서자 도하는 손을 내려다봤다. 물건의 아래쪽 하중을 옮기는 작은 힘은 여전했다. 손바닥에서 빛이 나오거나 새 숫자가 생기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손으로 무엇을 받았는지 말하는 방식은 달라졌다.
첫 경기에서는 자기가 지면 동료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오늘은 자기 손이 늦으면 늦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 말을 받아도 팀에서 쫓겨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 저녁에 걸쳐 배웠다. 대단한 각성보다 오래 걸린 변화였다.
버스 안에는 빈자리가 하나 있었다. 도하는 앉고 가방을 무릎에 올렸다. 피곤해서 눈을 감고 싶었지만 내릴 곳을 놓치면 더 피곤해질 것이었다. 그는 도착할 정류장 알림을 맞추고 창의 어두운 반사를 봤다.
우승패를 들었던 얼굴보다 평범했다. 새 신발을 사고 싶고 다음 경기에서 이기고 싶고 내일 늦잠은 자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그 중 하나만 진짜인 척 고를 필요는 없었다. 전부 같은 하루를 쓰고 있었다.
집에 돌아온 그는 작업복을 걸고 운동화를 마를 곳에 뒀다. 냉장고의 내일 도시락 재료를 확인했다. 선수 생활 때문에 출근을 갑자기 버리겠다고도, 평생 이 선택만 하겠다고도 말하지 않았다. 지금 지속할 수 있는 다음 날을 준비했다.
팀 대화에는 두 사람의 짧은 도착 소식이 와 있었다. 도하도 집이라고 답했다. 유탁이 오늘 판은 반듯이 섰다고 한 줄을 덧붙였다. 세빈은 다음 실제 일정이 맞을 때 보자고 했다. 아직 없는 시합을 달력에 그리지 않았다.
도하는 불을 끄기 전 가방을 다시 봤다. 운동화는 밖에 있었고 작업 장갑은 안에 있었다. 내일 하루를 쓸 두 물건의 자리가 달랐다. 그는 그것을 하나로 합치려 들지 않았다.
침대에 누우니 아쉬운 두 번째 시도가 잠깐 떠올랐다. 더 빠르게 해 보고 싶었다. 도하는 그 마음을 밀어내지 않고 오늘은 몸을 쉬게 뒀다. 좋아하는 것을 오래 하려면 좋아하는 마음이 남은 채 멈추는 밤도 있었다.
아침에는 같은 퇴근길의 반대편으로 출근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 시간이 다시 맞는 저녁이면 세 사람은 신발을 갈아 신을 수 있었다. 도하는 그때 자기가 제일 먼저 할 말을 알고 있었다. 손이 닿은 뒤에, 받았다고 말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