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스릴러 15세 이용가 22화

반납된 작업복

본문 5,193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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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복의 주머니는 비어 있지 않았다.

허정우가 자기 이름이 적힌 반환표를 접수대 위에 놓았다. 직원은 그가 가리킨 회색 봉투를 바로 건네지 않았다. 반납 날짜와 수령 부호를 맞춘 뒤 보관 담당을 불렀다. 서린은 그동안 조금 떨어진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11월 5일 오전, 차량지원동의 외부 반환 창구였다. 전날 들은 안내 방송이 아직 나오기 전이었다. 오늘은 음성 속 사람을 맞히러 온 것이 아니었다. 정우가 기관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동행자가 있는 자리에서 관련 업무 질문을 받겠다고 정한 방문이었다.

그의 옆에는 독립 상담 담당자가 있었다. 별도 법률 상담을 받은 뒤 자료 제출 범위를 다시 정할 수 있다는 안내를 정우에게 읽어 주었다. 오늘은 작업복 개인 소지품과 당시 맡은 작업의 설명만이었다. 원본 로그를 이 자리에서 열거나 서린에게 넘기는 일정은 아니었다.

정우는 손에 든 반환표를 펴다 다시 접었다. 손가락에 얇은 종이가 달라붙었다.

“제가 그 음성 보냈습니다. 문 잠근 사람이 나갔다는 건 제가 본 게 아니에요.”

서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정부터 남기겠습니다. 다른 부분도 지금 고치셔도 됩니다.”

“그만 찾으시라는 말도요. 저도 무서워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면 제 쪽으로 안 오실 줄 알고.”

그는 서린을 보지 않고 반환표를 보았다. 서린은 그 두려움을 거짓 제보의 전부로 해석하지 않았다. 사실인 말과 틀린 말이 한 목소리에 같이 있을 수 있었다.

보관 담당자가 회색 봉투를 가져왔다. 반환된 작업복은 다른 옷과 섞이지 않게 개별 봉투에 들어 있었다. 세탁은 아직 하지 않았다고 했다. 소지품 확인이 끝나기 전 다음 공정으로 보내지 않는 방식이었다. 주머니에 남은 종이를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한 것은 누군가의 특별한 호의가 아니라 아직 유효한 보관 순서였다.

정우가 자기 옷을 확인했다. 소매 끝 안쪽에 파란 실 한 가닥이 길게 빠져 있었다. 서린은 그 색을 보고 도운의 묶음띠를 떠올렸다가 지웠다. 실은 실이었다.

“왼쪽 안주머니요. 단추 아래요.”

정우가 말했다.

담당자는 본인이 꺼내도 되는 물건인지 확인한 뒤 정우에게 작업복을 펼쳐 주었다. 정우는 손을 넣다가 멈췄다. 관련 종이를 꺼내는 처음 상태를 남길지 상담 담당에게 물었다. 서린은 촬영을 먼저 켜지 않았다. 정우가 해당 주머니와 종이만 기록하는 데 동의한 뒤 담당자가 사진을 찍었다.

접힌 종이는 땀에 젖었다 마른 모양이었다. 가운데가 뻣뻣했고 한쪽 끝이 주머니 안감에 붙어 있었다. 정우가 당기려 하자 담당자는 천천히 펴자고 했다. 마른 섬유가 짧게 울었다.

종이는 끊어지지 않았다.

정우가 숨을 내쉬었다. 서린도 자기 무릎 위 손을 폈다.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긴 순간이었다.

표제는 현장 화면 확인 순서였다. 아래에는 장치 관리번호와 항목 셋이 있었다. 현재 입력 확인, 지연값 입력, 표시 확인. 실제 설정값을 적는 칸에는 780이라는 숫자가 보였다.

서린은 숫자를 읽었지만 종이를 가져오지 않았다.

“이건 누가 작성했나요?”

“제가 출력해서 들고 다닌 확인용 종이예요. 받은 지시를 보고 옮겼어요. 원래 파일은 다른 데 있고요.”

“여기에 적은 숫자는 본인이 고른 겁니까?”

정우는 고개를 저었다가 다시 들었다.

“아뇨. 고른 건 아니고, 입력은 제가 했습니다. 숫자를 제가 고르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서린은 두 문장을 따로 적었다. 입력자와 값을 정한 사람이 같지 않을 수 있었다. 반대로 시킨 숫자라고 입력한 행위까지 없어지지는 않았다.

도운은 창구 바깥에 있었다. 정우가 먼저 그를 함께 불러도 된다고 했다. 다만 관련 없는 개인 상담은 계속 따로 받겠다고 말했다. 도운이 들어와 의자를 당겼다. 정우는 그의 얼굴을 보고 자기 무릎의 종이를 더 작게 접으려 했다.

“접지 않아도 됩니다. 글자부터 확인하죠.”

서린이 말했다.

정우는 종이를 다시 폈다.

그가 맡은 일은 단기 전산보조였다. 설치가 끝난 장치의 화면을 확인하고 전달받은 항목을 입력했다. 통신 선로를 설계하거나 카메라의 물리 배선을 정하는 역할은 아니었다. 그는 일의 범위를 설명하다가 자꾸 아니라는 말을 먼저 붙였다.

“제가 할 수 없는 일 말고, 한 일을 순서대로 말씀해 주세요.”

서린은 펜을 내려놓았다. 듣는 사람이 그를 몰아붙일 것처럼 서둘러 적으면, 정우는 더 빨리 부정하려 할 것 같았다.

정우는 처음 화면을 열고 관리번호를 대조했다고 했다. 현장 업무지원 경로로 받은 지시에는 영상 끊김 방지 확인과 지정 지연값 적용이 함께 적혀 있었다. 그는 기능을 켜고 값을 입력한 뒤 확인 화면을 보냈다.

“영상이 늦게 나온다는 건 알았어요?”

“알았습니다. 재생 시간을 뒤로 미루는 기능이니까요. 그런데 사람 찾는 화면으로 쓴다는 설명은 못 들었어요.”

“어떤 용도라고 들었나요?”

“통신 선 바꾸는 동안 확인을 이어 가는 거라고요. 그 말도 제가 직접 설명받은 건 아니고 전달 문구였습니다.”

그는 말하다가 자기 종이 오른쪽의 빈칸을 봤다. 목적이라는 항목은 없었다. 서린은 없는 칸을 가리켜 이해할 수 없었다는 결론을 대신해 주지 않았다. 정우가 무엇을 읽었고 무엇을 묻지 않았는지 들었다.

“왜 하필 780인지 물었나요?”

정우는 한참 뒤 아니라고 답했다.

“분으로는 열셋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장치 최대값도 아니었어요. 그냥 정해진 값인 줄 알았어요.”

도운의 손이 의자 등에서 멈췄다. 서린은 그가 자기 설명서를 읽지 않았던 날을 떠올렸는지 알 수 없었다. 두 사람의 침묵을 한 가지 죄책감으로 묶지 않았다.

정우는 작업복의 파란 실을 안쪽으로 넣었다. 잘못 뜯으면 옷값을 내야 하는지 반납할 때 물었다고 했다. 담당자가 통상 수선 항목이라고 답하자 그제야 손을 놓았다.

“그날도 빨리 끝내고 반납하려고 했어요. 다음 주에 다른 일 면접이 있어서요.”

그가 말했다.

“지금 그 일은요?”

서린이 묻자 정우는 입술을 다물었다. 질문이 업무 설명 바깥으로 나갔다는 것을 서린이 먼저 깨달았다. 그녀는 답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자기 메모에 관련 없는 질문을 중단했다고 적었다. 정우는 잠깐 뒤 종이의 설정 칸을 가리켰다.

“그 얘기 말고 이것부터 하겠습니다.”

“네. 여기서 계속하죠.”

그가 어디에서 일하고 지금 얼마를 받는지 알아야만 숫자의 출처를 물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정우는 종이를 더 접지 않았고, 이번에는 자신이 기억하는 입력 순서를 먼저 말했다. 서린은 그 작은 선택을 기다렸다. 대답할 준비가 된 범위 안에서도 확인할 일은 충분했다.

정우는 설정한 때를 말하려다가 17시 56분이라고 했다. 서린이 무슨 시계인지 묻자 곧 고쳤다.

“장치에 남은 표시를 나중에 봤어요. 그때 제 전화 시각은 안 적었습니다.”

“그러면 실제 표준시각이라고 쓸 수 없습니다. 원래 표시와 지금 설명을 같이 남깁니다.”

정우는 알았다고 말했다. 정확한 숫자를 말할 때 가장 편해 보이던 사람이 그 숫자를 내려놓자 어깨를 조금 움츠렸다.

도운이 낮게 물었다.

“입력 장소 바뀐 선도 정우 씨가 만졌습니까?”

서린은 답이 나오기 전에 질문을 좁혔다.

“본인이 물리 배선을 변경한 일이 있는지요.”

정우는 없다고 답했다. 화면에 들어오는 장소는 이미 보였고 표찰은 214호였다고 했다. 그때 실제 어느 방을 보고 있었는지는 지금 사진 없이는 특정할 자신이 없다고 덧붙였다. 서린은 그 답을 배선 행위자의 부재 증명으로 만들지 않았다. 정우가 설명할 작업과 다른 작업을 갈라 놓았다.

창구 직원이 반환 접수 종료 시각을 알렸다. 이 방을 계속 빌릴 수는 없었다. 정우의 개인 소지품은 본인에게 반환됐고 작업복은 절차에 따라 다시 봉투에 들어갔다. 서린은 종이 원본을 자기 가방에 넣지 않았다. 정우는 관련 자료를 지정 창구에 보존할지 상담한 뒤 정하겠다고 했다.

먼저 허락한 사진과 오늘 설명의 요약만 연결됐다. 서린은 그 사실을 소지품 반환표와 분리해 적었다. 종이를 찾아준 일이 증언 전체에 동의한 서명이 되어서는 안 됐다.

밖으로 나오자 도운이 자기 차 쪽을 보았다. 정우는 버스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상담 담당자가 귀가 지원이 필요한지 확인했고, 정우는 다음 약속까지 혼자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경로를 택했다. 서린은 같이 가면서 더 물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제가 이걸 입력했다는 말, 이제 다 아는 겁니까?”

정우가 물었다.

“공개 자료로 돌리지 않습니다. 오늘 제출 범위를 담당자와 다시 확인하세요. 수사나 공식 확인이 필요한 내용은 해당 창구로 연결됩니다.”

그녀는 안전을 보장한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위협을 받으면 즉시 알릴 연락 경로와 지원 담당이 따로 안내했다. 서린 자신이 밤새 전화를 받는 유일한 사람이 되는 방식은 쓸 수 없었다.

정우가 떠난 뒤 도운은 반환실의 닫힌 문을 보았다.

“옷은 다 벗어 놨는데 숫자는 남았네요.”

“남아서 다행인 쪽도 있습니다.”

서린이 답했다.

도운은 자기 작업일지의 서명 사진을 다시 보았다. 정우에게 묻지 않은 질문이 있는 표정이었지만, 서린은 그 뜻을 대신 써 주지 않았다. 그는 결국 전화기를 넣고 차 문을 열었다.

회사로 돌아온 서린은 정우의 진술을 시간표 옆에 놓았다. 장치에 지연을 입력했다는 직접 설명이 생겼다.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최종 목적을 누가 알았는지는 여전히 다른 칸이었다. 26일 장치 시계의 오차와 실제 입력 위치 변경 시각도 남아 있었다.

그녀는 정우에게서 들은 업무지원 경로를 담당 조사 창구에 제출하고, 원래 지시 자료의 보존을 요청했다. 원본 로그를 받아 오라고 정우 개인에게 재촉하지 않았다. 상담을 받은 뒤 공식 경로로 낼 수 있도록 기관이 다음 연락을 맡았다.

한편 회사는 공공 배포된 현장 운영 첨부의 열람 승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린은 요청 목록에서 해체 작업표만 보다가 구조 지원 차량의 출입 계획이 별도 문서였다는 것을 확인했다. 같은 건물의 일정이어도 서로 다른 담당이 보관했다.

정우가 꺼낸 종이 맨 아래에는 작은 화살표가 있었다. 숫자 780 옆에서 바깥으로 빠져나가다 종이 접힘에 끊긴 선이었다. 허가된 사진을 확대하자 끝에 적힌 두 단어가 읽혔다.

출입 점검.

서린은 그 말에 시간을 덧붙이지 않았다. 다음 날 받을 운영표에서 실제로 어떤 간격을 사용했는지 봐야 했다.

퇴근 무렵 승인된 첨부 첫 면이 도착했다. 제목 아래에는 정문 진입 확인과 연결부 잔류 확인을 잇는 순서표가 있었다.

서린은 두 단계 사이를 손가락으로 짚었다. 거기에는 장치 사양서에서 본 적 없는 시간이, 분 단위로 인쇄돼 있었다.

22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