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이 가져온 것은 그림이 아니라 접힌 식당 안내였다.
임시 인계 백서른둘째 저녁, 다래는 회전환의 정한 입구에서 그를 만났다. 두 사람 모두 자기 근무를 끝내고 왔다. 그녀는 가방에 종이 한 장과 짧은 필기도구를 넣었고, 그는 손에 든 안내를 보다가 그녀에게 보여 주었다. 끝의 접힌 면이 조금 젖어 있었다.
“물을 마시다가 접었습니다. 순서는 반대였어야 하는데요.”
무진이 말했다. 다래는 음식 이름이 잠수한 것은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아직 읽을 수 있다고 답했다. 안내에는 현재 가능한 메뉴가 적혀 있었다. 둘은 어제 고른 식당이 실제 열려 있는 것을 보고 안으로 들어갔다. 종이가 있다고 예약한 자리가 저절로 생기지는 않았다.
담당이 두 사람이 쓸 수 있는 작은 탁자를 안내했다. 창에서 조금 떨어진 자리였다. 다래는 오늘 창을 봐야 하느냐고 물었다. 무진은 오늘은 음식과 그녀가 더 가까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탁자 반대편에 앉으며 이 정도면 됐느냐고 웃었다.
그는 지난번보다 덜 피곤하다고 했다. 다래도 오늘은 축으로 이동하지 않았고 등이 괜찮았다. 길게 걸어야 몸이 나아진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두 사람은 먼저 앉아 각자 음식을 골랐다. 따뜻한 국과 볶은 채소를 하나씩 놓고 자기 몫은 각자 계산하기로 했다.
다래는 음식이 올 때까지 어제의 질문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무진은 손에 든 젖은 안내를 펴려다 그만뒀다. 그 종이를 보여 주려고 말한 것은 아니었다. 그가 자기 가방에서 작은 개인 수첩을 꺼냈다. 업무에 쓰는 운항 기록과는 다른, 표지가 얇은 물건이었다.
그 안에는 의자 하나가 그려져 있었다. 등받이는 조금 기울었고 다리는 두 개만 뚜렷했다. 옆의 작은 네모는 창 같았다. 다래는 바로 지난번 앉았던 자리인지 물었다. 무진은 그럴 생각으로 그렸지만 의자를 잘못 외운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그녀가 쉬는 손을 보고 싶다고 한 뒤 자기에게도 남겨 보고 싶은 장면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림을 잘 그려 달라는 부탁은 아니었다. 혼자 그린 것을 그녀에게 보여 줘도 될지 직접 묻고 싶었다고 했다. 다래는 수첩을 조금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느냐고 물었다.
무진이 자기 손으로 펼쳐 보였다. 다래는 기울어진 선을 보았다. 누군가를 태우고 가는 일에 익숙한 사람의 그림이 꼭 반듯할 필요는 없었다. 그녀는 속으로 올라온 그 말을 바로 하지 않았다. 상대의 직업까지 한 줄의 의미로 묶고 싶지는 않았다.
“앉으면 옆으로 미끄러질 것 같아요.”
다래가 말했다. 무진이 웃었다. 자기도 그래서 사람은 안 그렸다고 답했다. 그녀는 창 옆에 조그만 동그라미가 두 개인 것을 봤다. 잔이었다. 의자는 조금 달랐지만 잔 둘은 받침 위에 나란히 있었다. 그가 기억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는 물어볼 수 있었다.
무진은 그날 걷는 시간을 줄였는데도 다시 앉을 곳이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그 답을 듣자 다래는 가슴 한쪽이 따뜻해졌다. 자기가 거절받았던 종이를 생각했다. 그는 얼굴을 그리도록 허락하지 않았지만, 자기 눈으로 본 시간은 따로 남기고 있었다.
다래는 수첩의 그림이 좋다고 말했다. 의자가 정확해서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답했다. 그날 잔을 어디에 놓았는지 자기는 잊고 있었는데 여기서는 둘이 같이 놓여 있어서라고 했다. 무진은 실제로 그 자리에 있었는지는 자신도 다시 확인 못 하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금 검사하러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고 웃었다. 기억을 옮긴 그림에는 기억이 섞였다는 답으로 충분했다. 그는 수첩을 덮으려다가 그녀에게 자기 그림도 가져왔느냐고 물었다. 다래는 빈 종이만 있다고 말했다. 오늘은 누군가의 얼굴을 부탁할 생각은 없었다.
음식이 왔다. 다래는 종이보다 그릇을 먼저 받았다. 김이 올라오자 눈앞의 선들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무진은 수첩을 가방에 넣고 자기 숟가락을 잡았다. 아무도 그림 이야기를 끝내기 위해 음식을 식히지 않았다. 그녀는 국을 한 모금 먹고 뜨겁다고 말했다.
그가 조금 기다리자고 했다. 다래는 기다리는 동안 채소를 먹을 수 있다고 답했다. 무진이 그 선택을 보고 자기도 접시로 손을 옮겼다. 두 사람의 저녁에는 꼭 같은 순서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조금 전 수첩을 봤을 때보다 지금 그가 먹는 얼굴을 오래 보았다.
무진은 자기 볼에 무엇이 묻었는지 물었다. 다래는 아직 아니며, 보고 싶어서 봤다고 답했다. 말하고 나니 숟가락이 너무 커 보였다. 그는 잠깐 웃지 않고 그녀를 보았다. 그 시간이 길어지자 그녀가 먼저 웃었다. 이번에는 바로 보아도 좋다고 덧붙였다.
국의 온기가 내려가자 다래는 다시 한 숟가락 먹었다. 채소 끝에 남은 소금 맛이 조금 진했다. 무진은 자기 그릇도 그렇다고 하고 물을 마셨다. 완벽한 저녁을 고른 것은 아니었지만 둘은 접시를 바꿔 달라고 하지 않았다. 그녀는 다음에는 다른 음식을 골라 보자고 말했다. 그가 지금 것도 괜찮지만 다음이라는 말은 좋다고 답했다.
그는 자기도 보고 싶다고 했다. 다래는 국이 아직 뜨거워서 서로를 오래 볼 여유가 생겼다고 농담했다. 무진은 식당에 고마워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음식이 식기 전에 감사부터 끝내자고 답했다. 둘은 다시 먹었고, 대화가 멈춘 동안에도 자리가 비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다래는 오늘 접수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고 싶지 않았다. 무진에게 그 말을 먼저 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는 좋다고 답했다. 그녀는 어제 천의 선을 사람 손으로 잘못 보았다는 개인적인 이야기만 꺼냈다. 주인이나 반환 경로는 말하지 않았다.
무진은 자기 그림의 의자도 어떤 사람에게는 상자처럼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다래는 그러면 앉기 전에 한 번 더 물을 것이라고 했다. 그가 자기는 그녀에게 매번 정확한 답을 보여 주려고 조금 힘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림을 꺼내는 일이 낯설었던 이유였다.
그녀는 그가 질문을 짧게 하면 자기 말이 길어지는 것을 눈치챘다고 했다. 혹시 빨리 답을 줘야 하는 것 같아서였다. 무진은 급하지 않은 질문도 짧게 하는 버릇이 있다고 답했다. 그녀는 그러면 지금 궁금한 것을 늦게 말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기다리겠다고 했다.
다래는 남은 채소를 먹었다. 그가 대답을 기다리며 숟가락을 멈추자 그녀는 먹고 있어도 된다고 웃었다. 자기가 말을 고르는 동안 상대도 함께 멈춰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무진은 알겠다고 하고 자기 그릇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그 작은 움직임이 고마웠다.
“다음에는 제가 그린 것도 보여 주고 싶어요. 잘 그린 것부터 고르지는 말고요.”
그녀가 말했다. 무진은 좋다고 답했다. 다래는 오늘 가져온 빈 종이를 꺼낼 수 있느냐고 물었다. 탁자의 음식과 물이 정리된 뒤라면 담당이 허락한 작은 개인 작업 범위 안이었다. 둘은 자기 자리를 정리한 뒤 마른 면을 쓸 수 있는지 확인했다.
다래는 종이를 펴고 오늘 그릇의 둘레를 그었다. 조금 납작한 원이었다. 다른 원 하나를 떨어뜨려 놓으니 금세 잔인지 접시인지 애매해졌다. 무진은 배고픈 달 두 개 같다고 말했다. 다래는 이미 밥을 먹였는데도 그렇다면 운영이 어렵겠다고 답했다.
그가 선 하나를 더 그어도 되느냐고 물었다. 다래가 종이를 그에게 돌렸다. 무진은 두 원 사이에 작고 삐뚤한 네모를 그렸다. 다래가 무엇인지 묻자 자기 수첩이라고 했다. 그녀는 그럼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이 끼어들었다고 웃었다. 사람 얼굴은 어느 쪽에도 없었다.
종이를 반으로 접으면 자기 몫을 나눌 수 있겠느냐고 그가 물었다. 다래는 둘 사이에 네모가 걸려 잘리겠다고 말했다. 무진은 그러면 사진으로 남겨도 되느냐고 다시 물었다. 그녀는 이 그림만 둘이 개인적으로 볼 수 있게 남기는 것은 좋다고 답했다.
그는 종이만 정한 면에 놓고 자기 단말로 찍었다. 다른 손님이나 직원은 화면에 들어가지 않았다. 다래도 자기 단말에 같은 그림을 받았다. 그 작은 전송에 업무 접수번호는 없었다. 원래 종이는 누가 가져갈지 묻자 그녀는 오늘은 자기가 두고 싶다고 말했다.
무진이 종이를 접는 대신 마른 보호 안에 넣어 주었다. 다래는 자기가 할 수 있다고 말하려다 고맙다고 했다. 그가 먼저 물어보고 손을 댄 것이었다. 무엇이든 스스로 해야만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가방을 열어 받아 넣었다.
정한 식사 시간이 끝날 때 둘은 계산을 마쳤다. 밖으로 나오자 복도는 저녁 배식 전보다 조용했다. 오래 걷는 약속은 없었고 가까운 공용 휴식 자리까지 함께 갈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자기 몸 상태를 짧게 말하고 넓은 쪽으로 비켜 걸었다.
그곳에는 벽 가까이 작은 빈자리가 있었다. 다래는 잠깐 멈춰도 되느냐고 물었다. 무진이 그렇다고 하자 그녀는 오늘 수첩을 보여 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상대가 능숙한 모습을 보여 줄 때만 좋은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말은 생각보다 짧게 나왔다.
“저도 오늘 좀 서툴러도 괜찮을 것 같아요.”
무진은 어떤 것이냐고 물었다. 다래는 그를 보았다. 입맞추고 싶다는 말이 입에서 나왔고, 그 뒤에는 숨소리가 남았다. 무진이 좋다고 답했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를 갑자기 끌지 않았다. 다래가 한 걸음 가까이 가자 그도 조금 다가왔다.
짧은 입맞춤이었다. 떨어졌을 때 그녀는 무진의 옷깃을 보고 있었다. 옷에는 그림의 선처럼 구부러진 작은 주름이 있었다. 그가 자기 얼굴을 보는 것이 어렵냐고 묻자 다래는 지금은 조금 그렇다고 답했다. 무진이 웃었고 그녀도 고개를 들어 웃었다.
그녀는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도 그렇다고 했다. 두 사람은 그 말 뒤에 더 큰 약속을 붙이지 않았다. 다래는 손을 잡아도 되느냐고 물었고, 무진은 자기 편한 손을 내밀었다. 처음보다 손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실제 온도가 얼마나 다른지는 아무도 재지 않았다.
갈림길까지의 짧은 걸음 뒤 각자 돌아갔다. 다래는 집에 도착해 그림을 책상에 놓았다. 원 둘과 비뚤어진 네모는 여전히 무슨 물건인지 애매했다. 그녀는 구석에 오늘 함께 먹은 저녁이라고 작게 썼다. 그 정도 제목이면 다른 누군가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자신은 알 수 있었다.
무진의 귀환 답을 받고 그녀도 도착을 알렸다. 그는 종이 속 자기 네모가 너무 작았다고 말했다. 다래는 다음에 더 큰 것을 그릴지는 그때 생각하자고 답했다. 다음이라는 말이 가까웠다. 오늘 좋았던 시간을 다음 약속으로 전부 옮기지 않아도 남아 있었다.
다음 근무의 일반 인수 안내에는 축 화물구역에서 돌아올 작은 수선 도구 묶음이 적혀 있었다. 바깥 수는 맞는데 사용자가 돌려받지 못한 물건이 있다는 문의였다. 다래는 개인 단말에서 자료를 열지 않았다. 그림을 마른 곳에 두고 불을 껐다. 내일은 같은 상자 안에서 서로 다른 것을 세는 손들을 만날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