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맞은 것은 그림의 바깥 둘레였다.
세오는 두 도면을 겹쳤다. 원형 접속부의 지름과 나사 자리 일부는 같아 보였다. 하지만 잠금턱의 단면은 달랐다. 다래는 겹친 그림에서 진한 선만 보다가 얇게 남은 차이를 놓칠 뻔했다.
스물세 명 전원의 라온 임시 인계를 마친 날로부터 스무 날 뒤 오전, 라온의 전문 정비 자료실이었다. 옛 제작 보관처가 정식 제공한 원설계 관련 사본과 개정 이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실제 S-6의 접속부를 가져온 것이 아니었다. 현지 물건은 그대로 무인 위치에 있었고 실제 운항·도킹 승인은 나지 않았다.
원설계는 구형 표준의 한 개정이었고, 뒤에 돌던 외형도는 다른 개정을 바탕으로 했다. 현지 접속부의 일부 외부 표식과 과거 보수 이력이 어느 쪽을 가리키는지 추가 대조가 필요했다. 도면 번호의 끝 글자는 단순한 인쇄 차이가 아니었다.
세오는 잠금턱이 닿는 면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문고리 모양이 같아도 안에서 걸리는 곳이 다릅니다. 이쪽이 실제 하중을 받습니다.”
그가 말했다. 설명은 거기서 끝났다. 다음에는 실제로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결정해야 했다. 자료를 찾았다고 금속 부품을 바로 제작해 우주로 보내는 순서는 없었다.
기존 시험실에는 형상을 확인할 비가압 모형 재료와 작업 시간이 있었다. 담당은 원래 예약된 필수 시험을 그대로 두고 제한된 빈 창만 제공했다. 사용할 재료는 실제 운항품이 아닌 시험용 재고였다. 다래는 용도와 반환·정리 범위를 인수표에 적었다.
첫 모형은 후대 외형도를 그대로 따라 만든 간이 받침이었다. 만능 제작기가 즉석에서 우주 부품을 뽑은 것이 아니라 기존 조절식 시험판에 허용된 치수 블록을 고정한 형상 시험이었다. 부품의 재질·강도·기밀을 검증하는 장치도 아니었다.
다래는 블록이 든 상자를 시험대에 연결했다. 축 가까운 정비실에서는 작은 부품 하나도 떠갈 수 있었다. 상자의 뚜껑을 열기 전에 몸과 뚜껑 끈을 먼저 고정했다. 세오는 닫힌 시험판을 지정 담당과 확인했다.
모형을 천천히 밀자 처음에는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표면의 흰 기준선이 맞았다. 다음 잠금 단계에서 손잡이가 끝까지 가지 않았다. 시험 담당은 힘을 더 주지 않고 멈췄다. 닿은 곳에 얇은 표시지가 끼어 있었다.
표시지의 자국은 예상한 받침 면이 아니라 가장자리 한쪽에 남았다. 외형은 맞아도 턱이 걸리는 깊이가 달랐다. 세오는 원설계의 단면과 나란히 놓았다. 후대 그림에서 빠진 작은 단계가 실제 맞물림을 바꾸었다.
“세게 누르면 들어갈까요?”
다래가 물었다가 자기 말이 물건을 재촉하는 것처럼 들렸다.
시험 담당은 정해진 힘의 범위를 넘기지 않는다고 답했다. 억지로 넣은 뒤 빠지지 않으면 실패 시험조차 안전하게 끝내기 어려웠다. 다래는 손을 주머니에 넣고 시험 기록의 중단 표시를 확인했다.
세오는 자신이 전날 모형 예약을 서두르지 않은 이유가 맞았다고 자랑하지 않았다. 그도 처음에는 외형도를 먼저 보고 호환 가능성이 높다고 적어 뒀다. 오늘은 그 문장의 조건을 좁히고 시험 실패 위치를 붙였다. 좋은 판단 하나가 앞선 가정을 없애 주지는 않았다.
무진은 늦게 자료실에 왔다. 운항 검토에서 합동 계획의 대기 시간을 다시 맞춘 뒤였다. 그는 닿지 않은 모형을 보고 말했다.
“여기서 안 빠지면 돌아갈 시간표도 못 씁니다.”
접속은 붙이는 일만 아니었다. 중단 때 풀리는지, 하중을 빼고 이격할 수 있는지도 계획에 필요했다. 세오는 실제 선박의 조건은 아직 시험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현재는 어떤 형상 자료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지 좁히는 단계였다.
첫 시험판을 해체할 때 블록 하나가 받침에 걸렸다. 다래는 작은 손잡이를 당기다 자신의 발 고정이 느슨해진 것을 알았다. 몸이 먼저 움직였다. 그녀는 부품을 놓치지 않으려 더 당기는 대신 손잡이를 내려놓고 옆 난간을 잡았다.
담당자가 블록을 지지한 뒤 그녀가 고정 띠를 조였다. 블록은 지정된 순서로 빠졌다. 실패한 모형을 치우는 데도 새로 맞춘 모형을 끼우는 만큼 시간이 들었다. 다래는 시험실을 비우기로 한 시각을 보았다. 다음 창까지 기다려야 했다.
세오는 점심을 거르고 한 번 더 하자고 하지 않았다. 다음 필수 사용자가 있었고 모형을 방치한 채 자리만 넘길 수는 없었다. 세 사람은 부품 수와 보관을 확인하고 시험대를 정리했다. 재시험은 오후의 허용 창에 맞췄다. 오늘 빨리 끝내겠다는 예상은 실제 실패 때문에 늦어졌다.
식사 자리에서 다래는 고정된 수저를 만지작거렸다. 손잡이 끝의 고리는 누구나 쓰기 쉬웠지만 시험실의 고리와 같은 자격을 갖는 것은 아니었다. 세오는 그녀가 그걸 쳐다보는 이유를 물었다.
“뭐든 맞는 데가 있으면 쓰고 싶어집니다.”
“맞는 용도를 찾는 건 좋죠. 용도를 더 크게 만들 때 다시 보는 겁니다.”
그가 답했다. 다래는 수저를 놓고 밥을 먹었다. 물건을 제자리에서 쓰는 일은 오늘도 가능했다.
식사 뒤 자료 담당은 원설계 보관처의 보완 회신을 가져왔다. 외형도에서 생략한 단면이라는 설명과 함께 그 도면의 사용 목적이 적혀 있었다. 운송 포장의 외부 간섭 확인용이었다. 잠금 성능을 판단하라고 제공한 자료가 아니었다.
세오는 자기가 외형도 표지의 작은 용도 문구를 제대로 옮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래도 화물 준비 자료에 같은 그림을 넣으면서 접속 어댑터 참고라고만 써 놓았다. 두 사람은 어느 표에 그 그림이 쓰였는지 확인하고 관련 담당에게 범위를 보완했다. 도면을 처음 만든 사람의 잘못으로 돌릴 수 없는 오용이었다.
무진은 그 회신을 받고 운항 검토의 호환 가능 표시를 보류로 돌렸다. 후속 시험을 준비하는 일은 계속했지만 현지 접속부와 맞는다는 가정은 더는 일정의 확정 근거가 아니었다. 다래는 그림 한 장을 바로잡느라 준비가 늦어진다는 안내를 실제 인수 창구에 전했다. 다음 사람이 빈 적재 자리를 기다리지 않게 해야 했다.
오후에는 원설계의 단면을 기준으로 모형의 받침 위치를 바꿨다. 개정 차이가 남는 면은 따로 표시했다. 현지 접속부와 어느 쪽이 맞는지는 외부 표식과 보수 자료의 제공 범위 안에서만 대조했다. 없는 현장 치수를 기억으로 채우지 않았다.
두 번째 형상 시험에서는 조절된 모형이 정해진 깊이까지 들어갔다. 잠금 표시도 예정 위치에 왔다. 다래는 성공이라고 쓰려다 시험 담당의 다음 질문을 들었다. 같은 조건에서 풀리는가.
하중을 주지 않은 상태의 해제는 가능했다. 반복한 제한 시험에서도 걸림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 결과로 실제 진공 기밀과 하중, 열 변형, 실제 상대운동에서의 접속을 승인할 수는 없었다. 담당은 형상 기준의 특정 차이를 확인했다는 범위로 결과를 적었다.
무진은 그 제한을 합동 운항 검토에 연결했다. 원설계 사본이 찾아졌고 일부 형상 시험이 진전됐으므로 다음 전문 검증을 준비할 근거는 생겼다. 실제 어댑터가 이미 배에 실린 것으로 계획도를 바꾸지는 않았다. 최종 견인창을 정할 관측도 뒤에 남았다.
해성에게는 본인이 설명할 수 있는 과거 보수 흔적을 물었다. 그는 허락한 사진에서 접속부 옆 판이 바뀐 일을 기억한다고 했다. 그 기억이 원설계 개정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세오는 언제 어떤 작업이 있었는지 확인할 자료의 방향으로만 접수했다.
해성은 자기 주민 중 손재주가 좋은 사람이 모형을 다듬으면 안 되겠느냐고 물었다. 시험 담당은 필요한 자격과 전문 검토를 설명했다. 능숙한 손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 그 손에 맡길 실제 업무와 안전 책임을 먼저 정해야 했다. 주민의 자원 의사가 곧 승인되지 않은 현장 부품 제작으로 넘어가지는 않았다.
마루의 이름은 이 시험표에 없었다. 소년은 보호자를 통해 원설계에서 번호 끝 글자가 다른 이유를 배우고 싶다는 질문만 보냈다. 세오는 허용된 교육 설명을 정해진 시간에 준비하기로 했다. 시험 인력이 부족하다고 견습의 밤을 빌리지 않았다.
다음 검증 준비표에는 외부 장비의 실제 식별 자료가 필요하다는 줄이 생겼다. 자료를 찾았으니 당장 완제품을 만들 수 있겠다는 운영 쪽 문의도 왔다. 세오는 오늘의 실패 모형과 통과 모형 사진을 같은 크기로 보내고 각 시험 목적을 설명했다. 다래는 통과한 사진만 예시로 나간 안내를 회수했다. 한 장이 실패처럼 보인다고 빼면, 다음 담당은 왜 설계를 바꿨는지 놓칠 수 있었다. 운영 담당은 실제 제작 일정이 아직 없다는 조건을 확인한 뒤 기존 적재 요청의 대기를 유지했다.
시험실 정리가 끝날 때 다래는 남은 표시지 한 장을 찾았다. 첫 실패 모형의 가장자리에 눌린 자국이 있었다. 새 시험의 바른 선만 남기면 다음 담당이 왜 받침 위치를 바꿨는지 모를 수 있었다. 담당은 그 표시지를 실패 조건 기록에 연결했다.
다래는 시험 재료를 다 센 뒤 인수표를 닫았다. 사용한 블록은 정해진 보관으로, 제공 설계 사본은 전문 자료함으로 갔다. 고장품 7-B와 원본 카드는 오늘도 분해하지 않았고 S-6의 실제 접속부를 가져오지도 않았다. 원래 보관물의 위치는 시험의 성공과 별개로 유지됐다.
세오가 마지막으로 모형에 큰 글씨 표찰을 달았다. 비가압 형상 시험용, 운항 사용 금지. 다래는 옆에서 그 글씨를 읽었다. 잘 맞는 모형이 실제 부품인 척 다음 선박에 올라가지 않게 해야 했다. 시험을 성공시키는 일 뒤에는 성공의 이름을 작게 붙이는 일이 남았다.
보관소에서는 이주 신청자의 물품 문의가 기다리고 있었다. 여자는 공동 조리대의 받침을 자신이 고쳐 썼으니 가져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개인 조리 받침은 앞서 분류를 고쳤지만 그 옆 공동 설비는 다른 문제였다. 다래는 같은 사람의 손이 닿았다고 전부 개인 물품으로 바꾸지 않았다.
해성도 따로 연락했다. 떠나는 사람이 공동 설비의 자기 몫을 원하면 남은 사람에게 수리비가 한꺼번에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다래는 그 걱정이 여자의 권리를 없앨 근거는 아니며, 실제 소유·공동 기여와 대체 사용의 조건을 같이 확인해야 한다고 답했다.
두 질문을 같은 종이에 놓자 다음 협의가 분명해졌다. 어댑터의 모양을 맞춘다고 사람들이 함께 쓴 집의 몫까지 맞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누구에게 어떤 물건을 돌려줄지, 남는 물건을 쓰는 사람이 무엇을 부담할지는 사람끼리 정할 일이었다.
내일 재산 배분 자리의 준비 안내가 왔다. 실제 이전이나 물품 반출을 곧바로 시작하는 모임은 아니었다. 다래는 개인 물품과 공동 자산, 소유가 다투어지는 항목을 서로 다른 목록으로 준비했다.
맨 위에는 여자의 개인 조리 받침이 있었다. 그 아래에는 여러 사람이 나사를 바꿔 쓴 공동 조리대가 있었다. 처음에는 둘 다 같은 부엌의 물건처럼 보였지만, 돌려줄 때는 서로 다른 손을 기다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