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분은 장비를 전부 끄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무엇을 끄면 안 되는지 가려내기에는 짧았다.
세오는 보온 보조라는 이름 밑의 회로를 펼쳤다. 해성은 S-6 쪽 화면을 열었다. 같은 표제를 쓰는 항목 가운데 하나는 실내 작업자의 추위를 막는 장비였고, 다른 하나는 생명유지 배관을 보호하는 기능이었다.
다래는 전원 스위치에 손대지 않았다. 자신이 끌 수 있는 것은 선실의 개인 단말 화면과 쓰지 않는 조명 정도였다. 저쪽 사람들의 공기를 돌리는 회로를 물류 담당자의 판단으로 줄일 수는 없었다.
“예약된 쪽이 어느 겁니까?”
그녀가 물었다.
세오는 항목 번호를 해성에게 읽어 맞췄다. 실내 작업 보온 예약이었다. 사람이 적고 장비 열이 줄어드는 시간에 맞춘 예전 설정이 남아 있었다. 배관 보호와는 다른 회로였다.
“지금은 켜지지 않았습니다. 예약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부터 확인하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꺼졌다고 믿은 것과 실제로 꺼진 것은 달랐다. 해성은 성인 담당자와 실내 표시를 대조했다. 세오는 해당 장비의 제한 사항을 읽고 안전실에 변경안을 보냈다. 지시가 돌아오는 동안 다래는 남은 시간을 보고 있었다.
아홉 분.
공용 채널에 누군가 계속 조명부터 끄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해성은 이동 중인 사람이 없는지 먼저 확인했다. 세오가 필요한 위치 조명과 경보는 남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깜깜한 방에서 물건을 놓치거나 사람이 고정 띠를 헛디디면 전력을 아낀 만큼 다른 위험이 늘었다.
무진은 나래의 접속 유지와 귀환 조건을 점검했다. S-6의 전력이 줄어도 나래가 모든 장비를 대신 돌릴 수는 없었다. 연결된 두 선박이 같은 용량의 발전소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승인된 변경 지시가 왔다.
해성과 성인 정비 담당이 작업 보온 예약을 중지하고 상태를 읽어 되돌렸다. 배관 보호와 환기, 이산화탄소 제거, 감압 경보의 유지 상태는 별도로 확인했다. 다래는 중지된 예약 옆에 실제 확인 시각을 적었다.
남은 시간 여섯 분.
급한 고비 하나를 지나자 다른 부하가 보였다. 계속 켜 둔 큰 안내 화면과 사용하지 않는 작업 조명, 일괄 송신을 기다리는 자료 묶음이었다. 세오는 지금 살아 있는 사람을 지키는 부하와 나중에 보낼 자료를 나누었다.
원본 기록을 지우지는 않았다. 영상 송신과 화면 밝기를 줄이고 보존 자료의 대량 전송은 다음 창으로 미뤘다. 숫자와 경보를 보내는 최소 경로는 유지했다. 마루에게 통신 전체를 붙들고 밤을 새우라고 시키지 않았다. 성인 담당 두 명이 교대표를 고쳤다.
다래는 저쪽 공용 영상이 꺼지는 것을 보았다. 작은 사각형 안의 얼굴들이 사라졌다. 남은 화면에는 측정값과 연락 상태가 있었다. 보이지 않는다고 구조가 멈춘 것은 아니었다.
“이제 어두워집니다.”
해성이 안쪽에 말했다.
아이 하나가 불을 끄면 라온이 자신들을 못 찾느냐고 물었다. 다래는 송신 권한을 받아 대답했다.
“나래는 옆에 붙어 있어요. 찾는 불빛은 필요한 만큼 남깁니다. 지금 줄이는 건 안쪽의 안 쓰는 불이에요.”
아이의 보호자가 같은 말을 더 짧게 전했다. 다래는 아이가 이해했는지 확인하겠다고 다시 질문을 늘리지 않았다. 보호자가 안정을 도울 시간을 남겼다.
S-6의 실내 조명이 낮아졌다. 잠깐 열린 확인 영상에서 손잡이 옆 표식과 주요 통로만 보였다. 연락판 글자는 어둠 속에서 회색이 됐다. 사람들은 자기 물건의 위치를 한 번 만져 보고 다시 몸을 고정했다.
그늘 구간이 시작됐다.
창밖의 금속이 차례로 어두워졌다. 다래는 나래의 시계와 남은 전력 표시를 함께 보았다. 바깥 밤이 S-6을 곧바로 식혀 주지는 않았다. 안쪽의 열이 밖으로 나갈 길은 여전히 제한돼 있었다.
세오가 변경 뒤 전력값을 받았다. 계획한 부하 절감이 실제 표시에서도 나타났다. 환기와 임시 흡착 지원은 유지됐다. 온도는 32.0도였고 올라가는 속도를 계속 봐야 했다. 불을 줄였다고 열이 즉시 돌아서지는 않았다.
“더 안 올라가는 겁니까?”
해성이 물었다.
“아직 그렇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부하가 줄었다는 것까지 확인했습니다. 다음 값이 필요해요.”
세오가 답했다.
다래는 빈 칸에 성공이라고 쓰지 않고 변경 후 관찰이라고 적었다. 문장을 줄인 것은 누가 잘못했는지 덜 남기려는 일이 아니었다. 지금 돌아가는 장비와 기다리는 사람에게 다음 행동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때 의료 지원 채널의 연락 표시가 켜졌다.
공용 화면은 꺼진 채였다. 세오는 별도 수신을 확인하고 필요한 지원 항목만 다래와 무진에게 전달했다. 개인의 자세한 병력은 선실에서 모두 들을 필요가 없었다.
한 사람이 어지러움을 호소해 추가 확인 중이었다. 앞서 상담한 주민들의 상태와 연령, 현재 열 환경을 함께 고려해야 했다. 세오는 자기 진단을 내리지 않고 의료 담당의 질문을 해성에게 전달했다.
다래는 나래의 물주머니를 하나 더 꺼냈다가 멈췄다. 필요한 지원인지, 물품이 더 필요한지부터 물어야 했다. S-6에는 마실 물이 남아 있었고 손이 닿는 위치와 마시는 데 필요한 도움이 문제였다. 새 상자를 보내는 대신 성인 담당자가 자리를 조정했다.
무진은 인원 이송 검토표를 열었다. 지금까지는 필터 지원이 먼저이고 이송은 그다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세오가 돌아온 뒤 기록한 열 상태와 의료 판단이 그 순서를 바꾸고 있었다.
“필터 작업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 쪽도 검토합니다.”
그가 안전실에 말했다.
다래는 정상 카트리지 상자를 보았다. 그 물건을 쓰게 하려고 여기까지 왔다. 물건의 작업 순서를 지키느라 사람이 더 오래 더운 방에 남아야 한다면 순서를 고쳐야 했다.
“정상 교환품은 여기 보존 중입니다. 인계 준비와 우선 이동을 병행할 수 있게 포장을 나누겠습니다.”
그녀가 보고했다.
세오는 실제로 옮길 작업 범위가 정해진 뒤에만 포장을 열자고 했다. 다래는 밀봉을 유지한 채 접근할 물건과 대기할 물건의 위치를 바꿨다. 임시 흡착통 하나는 이미 S-6에서 작동 중이었다. 남은 하나는 나래에 있었다. 펌프와 메인 카트리지도 아직 나래 화물이었다.
그녀는 새 봉인 번호가 보이는 방향으로 상자를 고정했다. 화물을 조금 옮기는 동안 자기 어깨가 반대로 움직였다. 손잡이를 잡은 팔이 팽팽해졌다. 여전히 질량은 줄지 않았고, 사람을 더 태울 공간도 마음만으로 생기지 않았다.
마루에게서 짧은 음성이 왔다. 성인 담당자의 허락 아래 현재 연락판 위치를 알려 주는 내용이었다. 그는 다음 교대에 자기 이름을 넣으려 했지만 해성이 쉬는 시간이라고 정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제 제가 할 게 없네요.”
마루가 말했다.
다래는 웃다가 자기 말이 아이를 다시 일하게 만들지 살폈다.
“자기 물건 닫고 쉬는 것도 준비예요. 라온에 오면 저희 펜 잃어버린 얘기는 안 하셔도 되고요.”
“이미 했는데요.”
“접수 취소는 어렵겠네요.”
짧게 웃는 소리가 돌아왔다. 그 뒤에는 성인 담당자가 송신을 받았다. 통신기의 주인이 바뀌어도 연락이 끊기지 않는 것이 오늘의 작은 진전이었다.
새 계측값이 도착했다. 기존 예비 흡착통의 잔량은 38퍼센트였다. 추가한 임시 장비가 일부 부하를 나누고 있었다. 세오는 두 계통을 합한 현재 지원 범위를 다시 보수적으로 추정했다. 대략 다섯 시간에서 일곱 시간. 온도와 전력, 실제 활동량이 변하면 다시 계산할 값이었다.
“흡착만의 범위입니다. 의료와 열 때문에 그때까지 모두 기다려도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그는 해성에게 설명했다.
처음 받은 여덟 시간에서 열한 시간은 이미 오래된 조건의 숫자였다. 다래는 지난 값들을 지우지 않고 측정 시각 순서로 접었다. 인원 확인을 시작한 뒤 한 시간이 넘었다. 그동안 사람의 얼굴도 알게 됐고 접속도 했고 지원물도 하나 썼다. 그래도 시간이 공짜로 늘어나지는 않았다.
안전실은 추가 구조선의 출항 가능성을 검토 중이었다. 바로 도착한다고 약속할 수 없었다. 나래가 먼저 이동해야 할 경우 남은 주민을 어떤 지원과 연락 아래 둘지도 같이 정해야 했다. 대표 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넘기는 방식은 쓸 수 없었다.
해성이 물었다.
“누가 먼저 가는지 제가 정하는 겁니까?”
“의료 판단과 실제 이동 조건을 같이 봅니다. 본인과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의사를 확인할 겁니다. 대표님 혼자 정하지 않습니다.”
무진이 답했다.
다래는 자신의 인원표를 보았다. 장기 이주 의견과 긴급 이동 동의가 다른 칸에 있었다. 본체로 돌아가고 싶다는 사람이 지금 더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면 뜻을 바꾼 것이 아니었다. 나중의 집과 오늘의 몸은 다른 결정을 필요로 했다.
그녀는 개인 짐 칸을 닫았다. 보리차 팩이 손바닥에 닿았다. 조금 전까지 이 작은 질량을 빼면 무언가 더 실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사람을 묶을 안전한 좌석은 빈 상자를 치운 면적과 달랐다. 다래는 팩을 다시 고정하고 승객 구역을 바라봤다. 접힌 좌석의 띠가 벽에 가지런히 붙어 있었다. 누가 앉든 버텨야 하는 물건이었다.
한쪽 띠 끝이 꼬여 있었다. 다래는 허용된 자리에서 그것을 바로 놓고 상태 확인을 요청했다. 무진은 검토 항목에 넣었다. 사람을 더 태울 방법을 찾는 동안, 이미 있는 자리를 제대로 쓰게 하는 일도 필요했다. 그녀는 다음 띠로 손을 옮겼다.
의료 담당의 권고가 도착했다. 자세한 신상 대신 우선 확인할 지원 항목과 이동 필요도가 왔다. 성인 두 명과 아동 두 명, 모두 네 명이 빠른 이동 검토 대상이었다. 보호자 동행 필요는 별도로 더 확인해야 했다.
다래는 네 칸을 만들었다. 의료진의 권고를 선박 탑승 확정으로 쓰지 않았다. 무진은 승인된 나래 귀환 좌석표를 열었다. 운항과 지원 인원 세 사람의 자리는 이미 들어 있었다.
그 아래 승객용으로 남은 자리는 세 개였다.
다래는 자기 이름을 보았다. 자신이 비키면 될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러나 어디에서 누구 지원 아래 남을지 정하지 않은 양보는 좌석 하나가 아니라 구조 대상 하나를 더 만드는 일이었다.
무진이 그녀의 표정을 보고 먼저 말했다.
“승무원 자리 지우지 마세요. 돌아갈 조건부터 다시 봅니다.”
다래는 펜을 이름에서 떼었다. 그녀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과 이 배를 안전하게 되돌릴 계획은 같은 칸에서 해결되지 않았다.
해성은 권고를 듣고 당사자들에게 설명할 준비를 했다. 본체로 돌아갈지 정하라는 서명이 아니었다. 더 오래 기다리기 어려운 몸과, 함께 움직여야 하는 사람의 실제 조건을 묻는 일이었다.
나래의 창에는 지구 쪽 도시 불빛이 가늘게 비쳤다. 다래는 스물세 개의 식기 통이 남은 방을 생각했다. 세 자리를 정한 뒤에도 스무 명이 있었다. 누군가 나간 자리를 버린 자리로 만들지 않을 계획이 필요했다.
의료 채널에서 새 확인 요청이 왔다.
아동 중 한 명의 보호자는, 혼자 두고 보낼 수 없다고 답했다. 그 보호자는 우선 검토 대상 네 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래는 네 칸 옆에 다섯 번째 사람의 자리를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