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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량이 남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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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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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끊기자 다래는 의자 고정 띠를 더 꽉 당겼다.

마루가 바닥이라고 부른 건, 무중력에서 발을 걸 수 있는 자리였을 것이다. 그 자리가 사라졌다는 말을 지구에서 쓰던 뜻으로만 상상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시 연결할 수 있나요?”

다래가 물었다.

안전실 담당자가 고개를 저었다.

“정거장 구조물 뒤로 가려졌습니다. 다른 중계 경로 확인 중입니다.”

무진은 수신 시각을 적고 있었다. 놀란 목소리를 남기는 대신, 다음에 연결될 위치를 계산하는 사람이었다.

세오는 전송된 계기값을 분리해 두 화면에 띄웠다.

“지금까지 받은 정보로는 즉시 감압이라고 볼 수 없어요. 북쪽 바닥이 없다는 말이 선체에 구멍 났다는 뜻인지, 연결 모듈이 떨어졌다는 뜻인지부터 확인해야 해요.”

“해성 씨가 문을 잡고 있다고 했잖아요.”

“압력차가 큰 문을 사람이 손으로 버티지는 못해요. 문이 안 맞는다는 말이었죠. 내부 통로 잠금 문제일 수도 있어요.”

다래는 마루의 말을 다시 적었다.

사람이 한 말을 정확히 적는 건, 사람을 차갑게 대하는 일이 아니었다.

진경이 통신실 옆 관측 담당자에게 수신 자료를 넘겼다. 옛 궤도값에서 후보 범위를 잡고 점멸등을 찾는 일이 시작됐다. 우주선은 상자의 주소를 찍고 달릴 수 있는 트럭이 아니었다.

무진이 나래의 연료표를 열었다.

“부품은 뭘 싣습니까?”

세오가 손가락을 접었다.

“규격 맞는 교환 카트리지, 임시 흡착통, 냉각 순환 펌프. 셋 다 실물 검사해야 해요. 저쪽 재고도 확인하고요.”

“인원은?”

“저는 가야겠죠.”

세오가 말했다.

다래도 손을 들었다.

무진은 바로 허락하지 않았다.

“할 수 있는 일부터요.”

“화물 식별하고 인계할 수 있어요. 고정, 질량표, 반납 물품 누락 확인도요.”

“비상 훈련?”

“정거장 직원 과정 이수했어요. 선박 동승 갱신은 다음 달까지고요.”

무진이 자격 확인 화면을 보냈다. 다래는 손가락을 대 인증했다. 비행을 배우러 가는 건 아니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위험한 곳에서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였다.

“동승이 도움이 될지는 구조 계획 보고 정하죠. 인원이 늘면 물도, 공기도, 귀환 질량도 늘어요.”

다래는 손을 내렸다.

거절당한 기분이 잠깐 들었다가 사라졌다. 저쪽에 스물세 명이 있다는 말을 들은 뒤로, 자기 자리 하나를 당연하게 요구할 수 없었다.

보관소에서 알림이 왔다.

7-B 인계 로봇의 질량 측정 기록이 보존됐다는 안내였다. 다래는 상자를 떠올렸다. 손으로 잘라 맞춘 완충재. 토마토 수프 포장지. 작은 원통 하나에도 누군가의 남은 물건이 모두 붙어 있었다.

그녀는 L-204 기록을 다시 열었다.

생활용품 반납 목록 아래에 퇴역 모듈 회수 확인서가 연결돼 있었다. 당시에는 자기 담당 물품을 인수자에게 주기만 하면 됐다. 모듈을 누가 가져갔는지는 읽지 않았다.

이번에는 끝까지 내렸다.

계획 회수 모듈 여섯 개.

인계 완료 모듈 다섯 개.

비고 칸은 비어 있었다.

“진경 등록관님. 여섯 개에서 다섯 개가 됐어요.”

진경이 고개를 돌렸다.

다래는 화면을 건넸다.

진경은 한참 읽다가 별도의 운송 기록을 열었다. 다래에게 보이지 않던 자료였다. 견인선의 실제 계측값과 회수 목록의 예상값이 나란히 놓였다.

둘 사이에는 6.2톤이 남았다.

“이걸 사람 무게로 나누지는 마세요.”

세오가 말했다.

“그럴 생각 없어요. 사람이 아니라 방 하나 같은데요.”

다래는 모듈 목록을 위아래로 훑었다. 여섯 번째 줄에 서비스 모듈 S-6이 있었다. 건조 질량 6.1톤. 연료를 뺀 껍데기와 고정 장치의 합이었다.

무진이 계측 조건부터 확인했다.

견인선 연료와 외부 장비는 따로 계산된 값이었다. 계측 오차는 있었다. 6.2톤만으로 어느 물체인지 확정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모듈 하나가 남았다는 가설을 검사할 이유는 충분했다.

“회수 안 한 걸 완료로 쓴 겁니까?”

다래가 물었다.

진경은 대답하기 전에 숨을 고쳤다.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은 관측부터 하죠.”

회피처럼 들렸지만 다래는 질문을 바꿨다.

“옛 모듈 배치도에 S-6 위치 나와요?”

진경이 찾아 띄웠다.

다섯 개의 긴 몸통이 별 모양으로 모여 있었다. 그 북쪽에 작은 원통 하나가 붙어 있었다. 다래는 마루의 말을 떠올렸다.

북쪽에는 이제 바닥이 없다.

“이게 떨어졌을 수도 있겠네요.”

무진은 관측 담당자에게 배치도를 보냈다.

“본체만 보지 말고 주변 물체도 봐 주세요. 처음부터 파편이라고 버리지 말고.”

창밖에서 지구의 푸른 가장자리가 사라졌다. 라온이 밤 쪽으로 들어갔다. 바깥 구조선 표면에 빛나던 흠집도 하나씩 어둠에 잠겼다.

다래는 통신실 조명이 눈부시다고 느꼈다.

반대편 벽의 관측 화면이 검게 바뀌었다. 점 몇 개가 지나갔다. 담당자는 배경 별의 위치와 물체의 이동을 비교했다. 확대한다고 모든 것이 선명해지지는 않았다. 흔들리는 밝기, 모양의 일부, 다음 화면에서 옮겨 간 거리만 보였다.

그러다 점 하나가 규칙적으로 깜빡였다.

세 번. 쉬고 한 번.

해성이 보낸 관측등 주기였다.

“후보 확인했습니다.”

담당자가 말했다.

다래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고정 띠에 걸렸다. 그녀는 다시 앉았다.

지금 중요한 건 더 가까이 서는 일이 아니었다.

두 번째 관측이 들어오기까지 몇 분이 걸렸다. 그동안 세오는 창고 담당자와 부품 규격을 대조했다. 진경은 긴급 화물 반출을 승인했고, 무진은 나래의 가용 질량을 다시 계산했다.

다래는 보관소에 연락해 포장을 시작했다.

고장 난 7-B를 그대로 가져갈 필요는 없었다. 실물을 확인한 세오가 맞는 교환품을 지정했다. 다래는 카트리지 관리 번호를 한 글자씩 읽어 되짚었다.

서둘러 가져간 틀린 물건은 아무 물건도 가져가지 않은 것보다 무거웠다.

첫 화물이 포트에 도착했다. 다래는 반사적으로 다가갔다가 무진의 손짓에 멈췄다. 통신실과 적재 레일 사이에는 닫힌 안전문이 있었다. 문이 열렸다는 표시가 들어온 뒤에야 통로로 나갔다.

상자는 레일의 끝에서 느리게 미끄러졌다. 지구에서라면 한 사람이 겨우 들어 올릴 무게였지만, 여기서는 손가락 두 개로 움직일 수 있었다. 다래는 상자 앞을 몸으로 막지 않고 옆 손잡이를 잡았다. 레일 제동 장치가 상자의 움직임을 줄이는 동안, 손에 전해지는 힘도 서서히 작아졌다.

가벼워 보이는 것과 가벼운 것은 달랐다.

포장 담당자가 고정 띠 하나를 넘겼다. 다래는 띠를 바로 채우지 않고, 나래 안에서 풀게 될 쪽을 먼저 확인했다. 받는 사람이 장갑을 낀 채 손잡이를 잡을 수 있는 방향이었다. 선박 안에서 돌아다니는 상자는 필터가 아니라 충돌물이 됐다.

그녀는 관리 번호와 인수자를 다시 읽었다.

유세오. 생명유지 정비. 수동 반출.

세오가 다른 쪽 띠를 당겨 확인했다. 두 사람은 짧게 고개를 맞댔다가 각자 물러났다. 악수할 필요는 없었다. 당기면 같이 버티는지를 방금 확인했다.

두 번째 관측이 첫 번째를 뒷받침했다.

사이는 실제로 있었다.

오래된 공사 궤도의 바깥쪽. 계획된 회수 경로에서 조금씩 벗어난 채, 다섯 개의 모듈이 붙어 있었다. 그중 둘은 방열판을 접고 있었다.

세오가 화면을 짚었다.

“저쪽 열 배출이 줄어든 이유겠네요.”

“펴라고 하면 되나요?”

“접힌 이유를 알아야 해요. 구동부가 깨진 거면 명령만 더 보낸다고 펴지지 않아요.”

다래는 질문이 너무 쉬웠다고 생각했다가, 안 물었으면 더 오래 몰랐을 거라고 고쳐 생각했다.

안전실이 긴급 접근 계획 수립을 승인했다. 아직 출항 명령은 아니었다. 무진은 현재 위치로 달려가는 선 대신, 시간이 지난 뒤 만나게 될 지점을 화면에 그렸다.

“저길 쫓아가면 안 됩니까?”

“그동안 저기도 갑니다. 가서 멈출 연료도 있어야 해요.”

궤도 위에 두 선이 생겼다.

하나는 라온에서 출발했고, 하나는 사이를 따라 돌았다. 두 선이 겹치는 지점은 지금의 사이보다 한참 앞이었다.

다래는 그제야 우편 주소가 충분하지 않은 이유를 눈으로 이해했다.

갈 곳은 장소이면서 시간이었다.

다래는 화면의 작은 점을 손끝으로 가리키지 않았다. 저 점 안의 사람들이 자신을 기다린다고 생각하면, 당장 창을 열고 나가고 싶어질 것 같았다. 대신 표시된 도착 조건을 한 줄씩 읽었다. 도움은 마음보다 느려도, 제대로 닿아야 했다.

포트 직원이 출항 전 안전 설명을 준비했다. 다래의 동승은 화물 인계와 내부 물품 고정 지원을 조건으로 포함됐다. 예상 귀환 인원과 잔류 지원을 검토할 때 그녀의 질량도 계산에 들어갔다.

다래는 보관소 열쇠를 목에서 뺐다.

당직자에게 인계하고 빈 목걸이를 주머니에 넣었다. 자기 작업장을 떠나는 일이 갑자기 실감 났다.

당직자가 어디 가느냐고 묻자 다래는 사이의 이름을 말했다. 당직자는 잠깐 지도를 찾다가, 아직 주소가 없다는 설명을 듣고 검색을 멈췄다.

“그럼 연락 받을 번호는?”

“안전실 구조 채널로요. 보관소는 정상 근무로 두세요. 양말 찾으러 오시는 분 있어요.”

“이런 때도 양말이요?”

“그분한테는 오늘 그게 올 일이니까.”

다래는 웃으려다 조금 이상한 얼굴이 됐다. 남의 하루가 멈춰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야속하지 않았다. 각자 찾을 물건이 있는 곳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오늘의 낯선 일도 언젠가는 평범한 반납 기록이 될 것이다.

그녀는 자기 이름이 붙은 인계 단말을 마지막으로 확인했다. 행선지 칸에는 '사이, 위치 확인 중'이라고 적혀 있었다. 빈칸을 견디는 일이, 틀린 답을 채우는 것보다 어려웠다.

그때 수신 표시가 다시 켜졌다.

이번에는 마루가 아니라 해성이었다.

“라온, 응답 바랍니다. 창 쪽 안테나로 옮겼습니다.”

세오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현재 압력부터요. 문은 닫혔습니까?”

“압력 유지됩니다. 비틀린 건 내부 통로의 걸쇠입니다. 양쪽 압력차는 없습니다.”

다래는 손가락에 들어갔던 힘을 풀었다. 해성이 진공을 맨손으로 붙잡고 있는 건 아니었다.

무진이 사이의 현재 관측 위치를 읽었다. 해성이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그쪽 불 보입니까?”

무진이 물었다.

“보입니다. 하지만 그걸 목표로 잡으면 안 됩니다.”

관측 담당자가 화면을 바꿨다.

다섯 모듈 아래, 별과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흐릿한 점이 있었다. 별빛을 반사하는 파편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점은 한 번 어두워졌다가 다시 밝아졌다.

마치 창문이 천천히 돌아오는 것처럼.

무진이 다래의 옛 배치도를 다시 띄웠다.

S-6.

6.2톤 차이로 남았던 서비스 모듈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본체에 붙어 있지 않았다.

무진이 화면에 그어 둔 두 선을 지웠다.

“현재 인원 위치를 다시 말해 주세요.”

수신기에서 짧은 금속 소리가 났다. 해성이 마이크를 옮기는 듯했다.

창밖 작은 점이 한 번 더 돌았다. 희미한 빛 속에 네모난 창 하나가 드러났다.

해성의 목소리가 들어왔다.

“스물세 명 전부, 떨어져 나온 그쪽에 있습니다.”

3화 끝

현재 3화까지 공개했어요. 이후 공개 일정은 아직 정하지 않았어요.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