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여든이레째 아침, 이준은 눈을 뜨고도 바로 전화기를 잡지 않았다. 정한 수면을 실제로 지나왔지만 몸의 대답은 물을 마시고 앉은 뒤에야 분명해졌다. 어깨가 무겁고 눈은 전날 밤보다 나았다. 그는 미서와 실제 수면 경과를 맞췄다. 백여든엿새째 스물세 시 십팔 분 한 건, 사십 분은 이번 수면에서 상환됐다.
잠을 돌려받은 것은 아니었다. 자기 수면에서 가져간 몫을 갚았고 그 뒤의 피로가 남아 있었다. 이준은 윤단에게 그 두 가지를 나눠 말했다. 오늘 조정한 시각에 출근해서 일반 확인을 하되 새 야간 출동은 지금 받지 않겠다고 했다. 반장은 실제 몸을 보고 오후 업무도 줄일 수 있다고 답했다.
밥을 먹는 동안 생활관의 첫 경과가 왔다. 아침 담당은 밤에 접근한 구획을 받았고 문과 바깥 자리에는 현재 새 이상이 없다고 했다. 아직 오늘 반납은 시작하지 않았다. 이준은 그 말을 반납 성공으로 읽지 않았다. 담당이 자기 아침 일을 받은 사실만 현재 기록에 남겼다.
출근할 때 가방에는 그림 한 장이 들어갔다. 의자 그림이 아니라 창의 선을 더한 빈 바닥이었다. 태오가 오늘 가져오라고 부탁한 것은 아니었다. 이준은 점심에 보여 주고 싶다는 생각을 자신이 먼저 골랐다는 것을 알았다. 같은 종이를 들고 나오는 이유도 매번 자기에게 물어볼 수 있었다.
센터에서 태오는 오늘 오후 자료함 원본 열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보관 담당이 분리된 장을 맞췄고 현재 입회할 수 있는 시간도 정해졌다. 이준은 자기 확인 업무를 먼저 끝낸 뒤 동행할 수 있다고 했다. 종이를 찾았다는 기쁨 때문에 오늘 몸의 배정을 앞당기지는 않았다. 친구도 그 시각으로 답을 보냈다.
윤단은 생활관 문의에 대한 현재 담당을 다시 알려 줬다. 일반 후속은 반장이 받고 새 물건 조건은 생활관 책임자가 받기로 했다. 이준은 더 할 일이 있으면 부르라고 말하려다가 현재 자기에게 남은 일이 무엇인지 물었다. 반장은 오늘은 밤의 실제 기록을 읽어 확인하면 된다고 답했다. 자기 손이 떠난 자리에도 다른 손이 있었다.
책상에서 밤의 기록을 읽었다. 한 구간 잠정 봉합과 즉시 피로, 귀가, 이번 수면 상환이 각각 실제 시각 옆에 있었다. 그는 사십 분 미상환 표시가 제대로 바뀐 것을 확인했다. 현재 작업이 도시의 모든 반납 문제를 끝냈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었다. 짧은 줄들이 오늘 자기 몸보다 큰 사람이 되라고 요구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점심에 태오가 먼저 빈자리에 앉았다. 이준은 가방에서 종이를 꺼내 보여 줘도 되는지 물었다. 친구가 좋다고 답했다. 식판 물이 튀지 않는 쪽에 그림을 놓자 태오는 창이 아래로 내려앉은 방 같다고 말했다. 이준은 실제로 그릴 때 바닥이었다고 했다. 친구는 그래서 앉고 싶은데 어디 앉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그는 의자를 뺐으니 쉬울 줄 알았다고 말했다. 태오는 빈자리도 그리는 일이 있다고 답했다. 전날 친구가 말한 모임 주제를 자기 그림의 답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이준은 그 말을 듣고도 창선 하나를 바로 고치지 않았다. 오늘 자기가 그린 빈 방이 다른 사람 눈에는 머물기 어려운 방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받아 뒀다.
“그럼 의자를 다시 넣어요?”
태오가 묻자 이준은 아직은 아니라고 답했다. 의자를 넣으면 해결되는지 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그러나 그 종이에 당장 답을 그려야 한다는 약속은 없었다. 친구는 자기도 물어본 것뿐이라고 했다. 둘은 그림을 옆에 두고 밥을 먹었다. 감상을 받은 종이도 점심을 끝까지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자료함으로 가기 전 이준은 종이를 다시 가방에 넣었다. 태오는 모임에 그 그림을 가져가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자기 손에 더 두고 보겠다고 답했다. 보여 줄 사람을 하나 얻었다고 종이가 곧바로 여러 사람 앞에 설 순서를 받는 것은 아니었다. 태오는 알겠다고 하고 업무 봉투를 챙겼다.
자료 보관실에는 담당이 먼저 와 있었다. 태오는 오늘 확인할 묶음 번호와 사본을 함께 내놓았다. 원본은 밖으로 반출하지 않고 정한 책상에서 봤다. 이준은 자리를 고를 때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골랐다. 서서 들여다봐야 더 열심히 찾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담당도 종이를 움직일 손을 자기가 맡겠다고 했다.
원본의 표지는 사본보다 누렇게 보였다. 같은 묶음 번호와 작성자가 있었고 앞장의 물품 줄도 이어졌다. 태오는 먼저 사본의 빈칸이 원본에도 비어 있는지 물었다. 담당이 접힌 장을 펴자 그 칸의 절반이 안쪽으로 들어가 있었다. 지워진 것이 아니라 사본을 뜰 때 접힌 부분이 가려진 것이었다.
이준은 기대를 누르지 못해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허리에 힘이 들어가자 다시 등을 붙였다. 원본에 적힌 것은 반출 장소가 아니라 임시 보관처가 바뀌었다는 짧은 메모였다. 최종 인수 장소는 별도 반납표 참조라고 돼 있었다. 빈칸 하나를 채우니 곧장 목적지가 나올 것 같던 예상은 맞지 않았다.
태오는 앞뒤를 같은 문서로 이어 확인했다. 메모 옆에는 물품 번호와 담당 서명이 남아 있었다. 번호가 사본의 목록 줄과 맞는 것은 실제로 확인됐다. 이준은 그 사실을 받았다. 오래된 자재 전체의 행방이나 그 물건이 누군가의 야간 공사에 쓰였다는 증거가 생긴 것은 아니었다. 지금 얻은 것은 다음 종이를 구별할 번호였다.
그런데 장의 뒤에는 사본에 없던 작은 표가 더 있었다. 일부 품목 옆에 회수 대기라는 글씨가 남아 있었다. 이준은 그 날짜를 보고 앞장 날짜와 다르다고 말했다. 담당이 그것은 나중에 경과를 붙인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 종이가 서로 다른 때의 일을 품고 있었다. 한 장을 하나의 장면처럼 읽으면 뒤섞일 수 있었다.
회수 대기 표에는 수레 받침 한 벌이 적혀 있었다. 그 옆은 반납표 번호가 비어 있었다. 이준은 그 물건이 지금도 돌아오지 않았다는 뜻이냐고 물었다. 보관 담당은 여기서 알 수 없다고 답했다. 후속 표가 다른 묶음에 있을 수 있었다. 현재 재고와 맞추지 않고 오래된 대기 글씨를 오늘 분실로 읽을 수는 없었다.
“없다는 말보다 찾아볼 자리가 더 늘었네요.”
태오가 말했다. 이준은 그래도 아무 자리나 뒤지는 것은 줄었다고 답했다. 친구는 그건 자기가 좋아할 만한 말이라고 했다. 그는 그럼 오늘은 종이가 아니라 태오에게 값이 있었겠다고 농담했다. 기록 담당은 그 값은 식후 커피로 받지 않겠다며 자기 물병을 들었다.
둘은 담당이 허락한 범위에서 해당 면의 사본과 앞뒤 연결을 받았다. 원본은 보관실에 남았다. 이준은 접힌 모서리가 사본에서 어떻게 가려졌는지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이전 사본을 일부러 숨긴 증거로 삼지는 않았다. 접힌 종이 하나에는 실수와 방치의 가능성도 있었다. 의도는 다른 근거를 필요로 했다.
태오는 회수 대기 품목의 후속표와 현재 재고를 맞추는 요청을 정리했다. 그 업무를 오늘 이준이 직접 물건 창고에 들어가 찾는 일로 바꾸지는 않았다. 보관 담당은 해당 번호로 확인할 수 있는지를 다음 근무에서 답하겠다고 했다. 답이 올 시각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이준은 원본을 받은 장면과 다음 요청을 나눠 기억했다.
보관실을 나왔을 때 바깥 빛이 환했다. 오래된 종이를 읽느라 눈이 피곤했다. 그는 태오에게 잠깐 앉았다 가고 싶다고 말했다. 친구는 복도 끝 의자를 가리켰다. 이준은 종이를 한 장 더 찾았다는 기쁨이 자기 몸까지 더 오래 쓸 수 있는 허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손목의 흰 선은 밝은 곳에서 거의 보이지 않았다.
복도 의자에서는 생활관 연락을 받았다. 오후에 개인 수레 한 대의 반납이 끝났고 새 배치에서 돌아가는 길도 확보됐다는 책임자의 경과였다. 이준은 누가 실제로 본 것인지 물어 함께 남겼다. 오늘 자기가 없는 곳에서 직원들이 그 일을 마쳤다. 밤에 한 번 손을 댔다는 이유로 매번 자기가 서 있어야 할 자리는 아니었다.
윤단은 그 경과를 받고 일반 후속을 자기 범위에서 정리하겠다고 했다. 새 물건이 오면 기존 확인을 넘는 조건부터 받기로 했다. 이준은 자기 역할이 계속 늘어나는 느낌 대신 오늘 가방의 무게를 느꼈다. 업무 종이와 사적인 그림이 서로 다른 칸에 있었다.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의 대가가 될 필요는 없었다.
센터에 돌아와 사본을 태오에게 넘겼다. 담당이 받은 파일명과 보관 위치가 맞는지 확인한 뒤 자기 업무 기록을 닫았다. 오늘 새 야간 사용은 없었다. 잠의 대가도 남아 있지 않았고 피로는 조금 있었다. 그는 그 상태로 퇴근했다. 밤을 비워 둔다는 말이 도시를 방치하는 뜻은 아니었다.
퇴근길에는 작은 빵집에 들렀다. 진열대 앞에서 한참 고른 뒤 집에서 먹을 만큼만 샀다. 봉투를 받은 손이 오늘도 하나 찼다. 그는 태오에게 그림 모임의 입실 안내를 물어봐 줘서 고맙다고 보냈다. 친구는 실제 답이 오면 알려 주겠다고 했다. 질문을 받았다는 말과 허락을 얻었다는 말은 아직 달랐다.
집에서 빵을 먹으며 바닥 그림을 꺼냈다. 태오가 앉을 곳이 없다고 한 빈 곳이 눈에 들어왔다. 이준은 그 빈 곳에 작은 의자를 그릴 뻔하다가 새 종이를 가져왔다. 원래 그림을 고쳐야만 오늘 감상을 쓴 것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다른 종이에서 같은 자리에 의자가 있는 모양을 볼 수 있었다.
새 의자는 앞의 것보다 더 비뚤었다. 다리 셋을 그렸는데 네 번째를 놓을 곳이 애매했다. 이준은 그 모양을 보고 웃었다. 의자가 돌아왔다고 바닥이 쉬워지지는 않았다. 그는 네 번째 다리를 짧게 긋고 종이를 나란히 뒀다. 하나는 앉기 어려운 방이었고 하나는 앉으면 기울 것 같은 방이었다.
그는 두 그림 중 무엇이 더 나은지 사진으로 묻지 않았다. 오늘은 자기 눈으로 두 자리를 보는 것이 먼저였다. 그림을 함께 볼 친구가 생겼다고 매번 선택까지 빌릴 필요는 없었다. 어깨가 무거워져 연필을 놓고 물을 마셨다. 그 작은 중단은 그림을 포기했다는 선언도 다음 날의 약속도 아니었다.
밤에 태오에게서 자료 요청을 접수했다는 소식이 왔다. 현재 재고를 대조할 담당에게 번호가 전달됐고 아직 결과는 없었다. 이준은 알겠다고 답했다. 회수 대기라는 오래된 글씨가 자기 꿈속에서 미등록반의 이름으로 바뀌지 않도록 현재 아는 것만 다시 읽었다. 수레 받침 한 벌, 다른 날짜의 추가 기록, 아직 못 받은 후속표였다.
그는 상자에 그림 두 장을 넣었다. 오늘 찾은 원본은 보관실에 남았고 사본은 센터에 있었다. 자기 집에 없는 물건들도 각각 맡은 사람이 있었다. 이준은 그 사실을 믿기 위해 밤마다 모두 돌아볼 수는 없었다. 오늘의 잠은 이미 한 번 제값을 냈고, 다음 잠은 다음 몸을 위해 필요했다.
불을 끌 때 가방의 빈 칸이 보였다. 언젠가 모임에 종이를 들고 갈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전에 회수 대기의 실제 답을 받을 수도, 못 받을 수도 있었다. 그는 두 일을 같은 기한에 묶지 않았다. 접힌 장 뒤에 있던 문장 하나가 오늘 드러났고, 아직 접힌 다른 시간은 담당의 다음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