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스물하루째 아침에는 나루의 답보다 쌀 배달이 먼저 왔다. 조일은 자루를 받으며 오늘은 그림의 덕으로 밥을 먹는다고 말했다. 수현은 그 쌀은 앞서 끝낸 주문 값에서도 샀다고 고쳤다. 견습은 한 숟가락마다 출처를 달면 식사 전에 해가 지겠다고 했다. 그는 장부에서만 나누고 밥은 같이 먹자고 답했다.
그는 새 그림의 결과를 재촉하지 않았다. 문재가 정한 현장 확인은 오늘 한 차례였다. 조각을 나누는 사람이 실제 어떤 질문을 들을지 수현은 자기 탁자에서 정할 수 없었다. 대신 가게의 작고 둔한 가위 한 자루를 보았다. 정밀 감정이 필요한 주문은 아니었지만 현재 자기가 맡을 수 있는지부터 살폈다.
손잡이를 한 번 쥐니 손끝이 편하지 않았다. 그는 그 가위를 조일에게 무조건 넘기지 않고 손님에게 오늘은 맡지 않겠다고 답했다. 견습도 자기 현재 품에서 받을 수 있는 작업만 따로 설명했다. 손님은 다른 날 다시 묻겠다며 물건을 가져갔다. 그림에서 번 작은 돈이 가게의 모든 일을 대신 열어 주지는 않았다.
뒤방으로 돌아와 수현은 빈 종이를 폈다. 오늘 새 안내 그림을 그릴 생각은 없었다. 컵 하나를 놓고 보니 처음 그린 컵 둘보다 손잡이의 그늘이 짧았다. 그는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종이를 덮었다. 자기 것이 된 빈 시간에 꼭 산출물 하나를 만들어 넣을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것인지 묻는 데는 잠깐 시간이 들었다.
조일은 앞방에서 곽두의 전갈을 받았다. 버들나루에서는 이전의 종이 표 그림을 현재 용도로 그대로 쓰고 있었다. 다른 나루의 나무 표 이야기를 들은 직원이 자기네 것도 바꿔야 하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수현은 두 나루의 물건과 동작이 달라 새 안을 그린 것이지 기존 안이 자동으로 틀려진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그 말이 자기에게도 필요했다. 새 종이를 그린 사람은 앞서 끝낸 것을 모두 낡은 것으로 밀어내기 쉬웠다. 수현은 같은 모서리를 다시 그려 주는 품을 만들어 내지 않았다. 곽두는 지금도 처음 온 사람에게 실제 표와 함께 가까이 보여 준다고 했다. 실제 자리가 그대로라면 오늘 바꿀 선이 없는 것도 가능한 결과였다.
정오 조금 전 문재의 답이 왔다. 첫 줄은 손님이 조각 하나를 받아 자기 주머니에 넣었다는 말이었다. 수현은 그 문장을 두 번 읽었다. 직원은 물건을 받은 뒤 실물 두 조각을 보여 주었고, 그림의 두 칸을 짚으며 나눠 줬다. 받는 사람은 그림을 오래 들여다보지 않고 자기 손에 남은 조각을 확인했다.
문재는 그 사람이 돌아올 때 무엇을 가져오느냐고 다시 묻지는 않았다고 했다. 수현은 묻지 않은 것을 모두 이해했다는 증거로 쓰지 않았다. 실제로 확인한 것은 조각 하나를 받아 챙겼다는 동작이었다. 안내가 끝난 뒤 문재가 길을 따로 설명했고, 손님은 다른 직원의 말에 따라 물건을 두는 쪽으로 이동했다. 그림이 그 길까지 안내한 것은 아니었다.
그 다음 줄에는 실패가 작게 붙어 있었다. 직원이 처음 칸을 짚을 때 손끝이 표 둘 중 하나를 가렸다. 두 번째 칸에서는 손을 옮겨 조각 하나가 남는 것이 보였다. 수현은 제 그림이 전혀 가리지 않는다고 보고하지 않았다. 실제 직원은 종이를 조금 아래로 내려 잡아 문제를 줄였다고 했다. 종이의 여백이 쓰이는 자리는 그곳에서도 다시 조정됐다.
그는 문재에게 첫 칸을 가린 상태로 계속 설명하지 않도록 실제 손이 닿는 자리를 맞춰 쓰라고 답했다. 지금 종이를 새로 더 크게 만드는 일은 받지 않았다. 담당은 손 위치를 바꾸는 것으로 현재 가까운 설명은 가능했다고 말했다. 수현은 그 말을 받고 그림의 성공을 제 손만의 결과로 적지 않았다. 다른 손의 조정이 있었다.
조일은 이제 안내가 됐다고 써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는 오늘 현재 창구의 한 번에서 그 동작을 도왔다고 말했다. 견습은 그 말은 장부 칸보다 길다고 했다. 수현은 짧게 쓰면 한 번이라고 적으라고 답했다. 한 번을 여러 번으로 늘리지 않는 방법은 생각보다 짧았다. 조일은 웃으며 숫자 하나를 썼다.
문재는 실제 인수를 마쳤다며 새 안의 품을 보내왔다. 그는 첫 안에서 받은 돈과 이번 것을 다른 줄에 남겼다. 종이 두 장을 무조건 성공 두 건으로 세지 않았다. 첫 안은 직원 검토에서 혼동이 드러난 안, 두 번째는 현재 한 차례 설명에서 쓰인 안이었다. 둘 다 약속한 작업의 대금이었지만 결과는 달랐다.
수현은 돈주머니를 놓고 잠깐 손을 폈다. 손끝의 떨림은 아침과 비슷했다. 무언가 실제로 읽혔다는 기쁨이 귀의 예민함을 씻어 주지는 않았다. 그래도 오늘 자기가 만든 것이 다른 손에 가 닿았다는 감각은 쇠를 만질 때만 오던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 감각을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점심 무렵 윤초가 들렀다. 그는 이번 그림에서 한 사람이 표를 받아 챙겼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럼 종이가 배를 잘 탔겠다고 답했다. 수현은 종이보다 직원이 더 일을 했다고 했다. 윤초는 그 사람이 일을 했다고 네 그림이 아무것도 안 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렇다고 답하고 웃었다.
그는 한동안 남의 일을 빼앗지 않으려 자기 몫까지 작게 말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림이 한 일과 직원이 한 일을 같이 둘 수 있었다. 자기가 현장에 없었다는 말은 실제 닿은 소식의 기쁨까지 사라져야 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그는 오늘 제 그림이 일을 조금 했다고 다시 말했다. 이번에는 뒤에 급히 말을 빼지 않았다.
윤초는 제 의자 그림을 오늘 아침 조금 옮겼다고 말했다. 침상에서 보면 문이 가려져 의자만 있는 방처럼 느껴져서였다고 했다. 수현은 어느 문을 그렸느냐고 물었다가 원래 문이 없는 그림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그녀는 실제 방의 문을 말한 것이라고 웃었다. 그는 종이 안의 세계만 보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녀는 그림과 자기 방이 같이 있는 것이 좋다고 했다. 수현은 컵 그림을 가져가라는 말을 다시 하지 않았다. 대신 다음에 보고 싶으면 자기가 두고 싶은 자리에 놓고 보여 주겠다고 했다. 윤초는 좋다고 답했다. 두 사람 사이에도 남의 방을 먼저 정해 주지 않아도 볼 수 있는 그림이 남았다.
밥을 먹은 뒤 그녀는 손목을 쉬려 돌아갔다. 수현은 오래 붙잡지 않았다. 조일은 두 사람이 그림 얘기를 하면 밥이 덜 식는다고 말했다. 그는 왜냐고 물었다. 견습은 검 얘기는 보통 오래 무거워져서 그렇다고 답했다. 수현은 검이 억울하겠다고 했고 조일은 그래도 오늘은 종이가 이겼다고 말했다.
오후에 문재가 새 문의를 붙여 보냈다. 이번 안을 표를 만드는 작업장에도 걸어 두고 싶다는 말이었다. 수현은 지금 설명을 끝낸 그림이니 어디든 가도 된다고 답하지 않았다. 실제 직원이 가까이 보여 주는 용도와 벽에 걸린 한 장은 보는 거리부터 달랐다. 그는 그 용도로는 현재 그림을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재는 그럼 이 그림은 평생 창구 한 곳에서만 살아야 하느냐고 물었다. 말끝에는 서운함보다 당황이 있었다. 수현은 새 용도를 따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오늘 받은 품으로 아직 보지 않은 작업장의 안내까지 끝났다고 할 수는 없었다. 이 대답은 이름을 먼저 달라는 처음 문의에 했던 말과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그는 벽에 걸고 싶은 까닭을 물었다. 문재는 표를 만들 때 두 조각을 함께 보여 주는 것을 잊지 않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수현은 손님에게 주는 그림보다 만드는 사람이 수량을 확인할 실제 물건 자리를 마련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그 제안을 자기 새 납품처럼 적지 않았다. 작업장 사람이 현재 무엇을 쓰는지 묻는 말이었다.
문재는 우선 작업장 담당에게 물어보겠다고 답했다. 오늘 새 그림을 주문한 것은 아니었다. 수현은 그 문의를 새 수입으로 세지 않았다. 조일은 종이가 배를 한 번 타고 나면 사촌이 자꾸 생긴다고 했다. 그는 친척이 늘었다고 밥상을 무조건 다 차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견습은 그 말은 부엌에서 꼭 기억하라고 했다.
그는 처음 안과 새 안의 결과를 짧게 묶었다. 구멍 모양은 역할의 기준으로 고정할 수 없었다. 건네는 한순간만 그리면 반대 동작으로 읽혔다. 받기 전후를 나누고 직원이 실물을 함께 짚었을 때 한 차례 실제로 쓰였다. 새로운 나루를 맡는 법을 모두 배웠다는 결론은 없었다. 오늘 종이 두 장에서 배운 차이만 있었다.
그 묶음을 곽두에게도 전했다. 버들나루 그림을 다른 나루에 그대로 베끼지 않기로 한 앞선 결정과 이어지는 결과였다. 곽두는 알겠다고 답하고 현재 직원이 쓰는 설명에도 그 범위를 남기겠다고 했다. 수현은 자기 이름을 모든 나루의 막연한 신뢰로 쓰는 길을 닫으면서도 실제 한 나루의 새 품을 받을 수 있었다.
해가 기울 때 조일은 새 대금 일부를 지붕값 몫으로 나눴다. 수현은 오늘 받은 돈이 그 비용 전체를 없앴다고 말하지 않았다. 남은 부담은 남았지만 갚을 몫 하나가 생겼다. 견습은 그럼 오늘 그림은 비를 조금 막았다고 했다. 그는 너무 좋은 평을 준다고 웃었다. 조일은 지금 비가 안 와서 확인은 못 한다고 덧붙였다.
수현은 돈을 나눈 뒤 새 작업 도구를 사러 나가지 않았다. 현재 가진 붓과 종이로 끝낸 일이었다. 앞으로 계속 그림 일을 받을 수 있을지는 들어오는 물건과 몸을 함께 봐야 했다. 작은 품 하나가 생겼다고 가게를 모두 새 이름으로 바꿀 필요는 없었다. 그는 문밖의 백가 수리점 글자를 한 번 올려다보고 안으로 들어갔다.
빈 탁자에 컵 둘을 놓았다. 하나에는 물이 있었고 다른 하나는 말라 있었다. 수현은 오늘 윤초가 썼던 잔을 그리지 않고 씻어 뒀다. 그림으로 남겨야만 좋은 장면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 그 사람이 다녀간 뒤 손에 남는 온도도 자기 하루의 일부였다. 조일은 그 잔이 이제는 밥값을 안 묻겠다고 했다.
밤이 가까워져 문을 닫으려는데 문재의 짧은 확인이 한 번 더 왔다. 작업장에는 현재 그림을 걸지 않았고, 처음 안은 검토 묶음에 남아 있었다. 새 안은 지금 정한 창구 용도로 쓰겠다는 답이었다. 수현은 같은 허락을 세 번째 묻지 않고 받았다고만 전했다. 끝난 품이 끝날 수 있게 두는 것도 그날 자신이 할 일이었다.
그는 장부를 덮고 손가락 사이를 천천히 폈다. 결청은 오늘도 쓰지 않았다. 그래도 이름만 먼저 보낼 뻔했던 길에 실제 물건이 왔고, 두 번의 그림과 한 번의 현장 읽음이 생겼다. 다음에는 작업장 쪽의 물건이 올 수도 있었다. 수현은 그 문의의 값을 미리 세지 않은 채 등불을 낮췄다. 제 이름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이제 탁자 위에 놓을 빈자리는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