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손님은 검 대신 냄비 뚜껑을 들고 왔다.
백서른닷새째 아침이었다. 수현은 의자에서 몸을 조금 돌렸다. 성인 연호는 버들나루의 작은 밥집에서 일한다고 자기소개를 하고, 뚜껑을 무릎 위에 세웠다. 가운데 손잡이에는 짧은 천이 감겨 있었다.
“이걸 고치러 온 건 아니오.”
조일이 펼쳤던 인수표를 도로 접었다. 연호는 수리점에 와서 이런 말부터 하니 자기도 이상하다고 했다. 수현은 가게 밖에 줄을 세우는 것보다는 안에서 듣는 편이 낫다고 답했다.
밥집은 닷새 동안 부엌 바닥을 손보기로 했다. 그동안 낮의 음식을 나루 안쪽의 허락받은 빈 부엌에서 만들어야 했다. 연호의 부탁은 냄비 두 개를 나르는 손수레가 가게 뒤 좁은 길을 통과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수현은 그 길을 자기 땅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뒤편 통행을 함께 쓰는 점포들이 있었고, 가게 문 앞의 자리도 낮이면 달라졌다. 먼저 실제로 지나가려는 물건과 시각을 듣고, 자기 가게 몫을 답할 수 있었다.
연호는 전에 빈 상자에 관해 장운에게 들었다고 했다. 백가에서는 묶음과 운반을 나눠 말한다는 설명이었다. 이번에는 수레가 지날 자리만 부탁하려고 왔다며 뚜껑을 들었다.
“말로는 냄비가 다 같은 크기라서.”
그가 덧붙였다. 조일은 말로는 쌀자루도 모두 한 자루라고 했다. 연호가 웃었다. 뚜껑은 현재 실제로 옮길 냄비의 것이었지만, 그것 하나로 수레 전체의 폭을 잴 수는 없었다.
수현은 수레를 어디에 뒀는지 물었다. 연호는 넓은 나루 쪽에 동료가 빈 수레와 기다린다고 답했다. 냄비는 아직 싣지 않았다. 오늘 길을 먼저 묻고 돌아갈 생각이었다.
수현은 지금 길이 보이는 문가까지는 갈 수 있지만 수레를 끌거나 눌러 시험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정밀 감정과 수리를 맡지 않는 상태도 먼저 설명했다. 연호는 나무 바퀴를 고쳐 달라는 부탁은 따로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들은 뒤문을 활짝 열지 않았다. 조일이 먼저 바깥 통행 담당에게 지금 잠깐 볼 자리를 물었다. 수현은 대답이 올 동안 자기 손을 받침에 놓았다. 뚜껑의 손잡이를 두드려 보고 싶은 옛 버릇이 짧게 올라왔다.
그 버릇을 손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오늘 냄비가 밥을 얼마나 잘 지을지는 그의 일이 아니었다. 연호는 뚜껑을 자기 천에 싸서 내려놓았다. 남의 물건이 덜 울리자 방 안의 말이 잘 들렸다.
뒤문에서 보이는 길은 아침에는 비어 있었다. 그러나 문짝을 열면 바로 옆 점포의 물동이 받침이 가려졌다. 조일이 수현의 의자를 문 안쪽에 두고 자기가 길을 따라 걸었다. 연호는 통행 담당과 바깥의 자기 동료를 불렀다.
빈 손수레가 넓은 데서 나타났다. 한쪽 손잡이는 새 천으로 감겨 있었고 바퀴 둘은 나무색이 달랐다. 수현은 그 색 차이를 수리 이력의 증명으로 적지 않았다. 연호에게 이 수레를 마지막으로 누가 봤는지 물었다.
“도겸이오. 수레 만드는 사람. 달포 전에는 문제없다 했소.”
그 말이 끝나기 전에 바퀴가 멈췄다. 끄는 성인은 앞을 보며 힘을 주려 했다. 조일이 잠깐 멈춰 달라고 말했다. 수현도 손을 들었지만 큰 소리를 내지는 못했다.
왼쪽 바퀴 밑에 쐐기처럼 낀 조약돌이 보였다. 수레가 고장 났다는 답은 아직 없었다. 성인 통행 담당이 주위를 비우고, 실제 수레를 맡은 두 사람이 움직이지 않도록 잡았다. 담당은 지금 돌을 빼도 되는 상태를 확인했다.
수현은 의자에서 돌에 손을 뻗지 않았다. 낮은 시야에서 바퀴와 돌의 닿은 곳을 가리켰다. 서 있는 연호에게는 바퀴 뒤의 돌이 가려져 있었다. 앉아 있다는 이유로 모든 것이 늦어지는 날은 아니었다.
돌을 뺀 뒤 빈 수레가 조금 움직였다. 수현은 그 결과를 바퀴가 멀쩡하다는 결론으로 바꾸지 않았다. 연호도 한 걸음 더 가다가 멈췄다. 그는 왼쪽이 평소보다 무겁다고 말했다.
조일은 길 가장자리의 작은 홈을 봤다. 바퀴 하나가 홈을 타고 있었고 다른 바퀴는 높은 면에 있었다. 비어 있는 수레에서도 연호의 팔이 한쪽으로 올라갔다. 수현은 통행 담당에게 지금 이 수레를 더 들여보내지 말자고 말했다.
허락된 빈 자리로 되돌리는 것은 현재 수레를 맡은 사람들이 결정했다. 그들이 천천히 뒤로 물러날 동안 다른 성인은 길 끝을 지켰다. 수현은 사람들이 모두 손잡이에 매달리기 전에 멈춘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연호는 수레 손잡이에 감긴 천을 풀려다가 손을 멈췄다. 그 천을 풀면 나무가 더 잘 보일 거라고 했다. 수현은 지금 그 동작이 필요한지 수레 주인과 맡을 수리공에게 먼저 물을 일이라고 답했다.
손님은 자기 수레니 지금 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가, 천을 고정해 둔 동료에게 왜 감았는지 물었다. 손에 쓸리는 곳을 덜려고 본인이 감았다는 답이었다. 나무를 수리했다는 표시도, 손잡이가 괜찮다는 보증도 아니었다.
연호는 풀지 않기로 했다. 도겸 앞에서 현재 상태 그대로 보여 주면 됐다. 조일은 천이 더러우니 새것으로 바꾸자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오래 썼다는 모습 자체가 당장 치워야 할 흠은 아니었다.
수현은 손님이 자기 물건에 관해 동료에게 다시 묻는 것을 봤다. 같은 수레를 함께 썼어도 서로 한 일을 전부 알고 있지는 않았다. 그런 질문을 놓치지 않는 것이 오늘은 손끝을 보내는 감정보다 먼저였다.
가게 문은 닫히지 않았다. 조일이 물동이 받침 뒤의 좁은 틈을 살펴보고 돌아왔다. 수레가 통과할 듯 보인 곳은 문짝을 반쯤 접어 두었을 때뿐이었다. 그 문은 옆 점포 사람이 하루에도 여러 번 쓰는 것이었다.
“지나가게 만들 수는 있겠는데요.”
견습이 말했다. “누군가 하루 종일 문을 안 쓰면요.”
연호는 그건 길을 빌리는 값이 아니라 가게를 빌리는 값이라고 했다. 수현은 자기가 답할 수 없는 값을 떠올리지 않고, 이 시간의 이 뒤문은 지금 계획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눈앞에서 한 번 굴러간 사실보다 그 답이 먼저 필요했다.
연호의 얼굴에서 웃음이 줄었다. 빈 부엌을 쓰는 동안도 식사를 기다리는 나루 사람들이 있었다. 멀리 돌아가면 사람이 하나 더 붙어야 했고, 그 사람의 품삯은 닷새 내내 나갔다.
수현은 돈이 드니 좁은 길을 쓰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사정이 안타깝다는 말만 얹어 보내기도 싫었다. 그는 현재 길을 관리하는 사람이 다른 평평한 길을 아는지 물었다. 연호가 그 질문을 함께 듣기로 했다.
통행 담당은 낮에 짐을 받는 큰 문이 있다고 했다. 다만 지금은 다른 상점이 정해 둔 하역 때와 겹쳤다. 빈 문이라는 말은 없었다. 연호는 남의 짐을 조금 미뤄 달라고 수현에게 부탁하지 않았다.
“내가 가서 시간을 물어야겠군.”
그는 뚜껑을 다시 들었다. 처음보다 무거운 부탁을 들고 일어나는 사람처럼 보였다. 수현은 기다리라고 했다가 말을 짧게 고쳤다. 자기가 줄 수 있는 것은 길의 앞뒤를 혼동하지 않게 하는 작은 약도 한 장이었다.
연호는 값을 물었다. 수현은 현장 전체를 답사한 지도가 아니라, 오늘 문가에서 실제 본 구간을 설명한 종이의 값이라고 범위를 말했다. 조일이 정한 설명값을 읽어 줬다. 연호는 그 범위라면 받겠다고 했다.
종이를 놓자 수현의 오른손이 조금 떨렸다. 그는 반듯한 선을 억지로 그리려 하지 않았다. 조일이 그릴 수 있는지 물었고 견습은 자기가 본 길을 그린 뒤 수현이 말로 대조하는 몫을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둘은 스승의 검사 자를 찾지 않았다. 그 물건은 여전히 공식 보관에 있었다. 오늘 종이는 눈대중 약도였고 실제 폭을 보증하는 수치가 없었다. 조일은 뒤문과 물동이 받침, 지금 홈이 있는 쪽을 큰 글로 나눴다.
연호가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종이에 점포 이름을 많이 적기보다 자기가 지나쳐야 할 큰 문 하나가 보이기를 바랐다. 수현은 지금 담당에게 들은 큰 문과, 직접 본 뒤문을 다른 선으로 구별하자고 했다. 모르는 길을 빈 선으로 채우지 않았다.
그림을 본 연호가 한 군데를 짚었다. 그는 이 길이라면 전에 수레를 맡겼던 도겸의 일터도 들를 수 있다고 했다. 수현은 그러면 수레 상태는 그 사람에게 현재 다시 물을 수 있겠다고 답했다. 달포 전의 대답을 닷새 운반에 빌려 쓸 필요는 없었다.
연호는 오늘 냄비를 옮기지 않기로 했다. 동료에게 돌아가 다른 부엌의 첫 사용을 늦출 수 있는지 물어보겠다고 했다. 그 결정이 무료는 아니었다. 두 사람의 아침이 이미 조금 쓰였고 밥집도 대안을 찾아야 했다.
그는 그래도 냄비를 싣고 여기서 알게 된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수현은 그 말에 큰 성공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빈 수레가 멈춘 돌 하나와 문을 실제로 쓰는 이웃 덕분에 오늘 계획이 달라졌다.
정한 설명값은 연호가 그 자리에서 냈다. 조일은 자기 그림 보조의 몫을 따로 적었다. 수현은 이전 사본 설명의 아직 들어오지 않은 돈과 오늘 받은 동전을 섞지 않았다. 주머니에서 실제 나는 소리는 오늘 돈의 것뿐이었다.
손님들이 떠난 뒤 수현은 문 안쪽으로 돌아왔다. 낮은 의자에서 보였던 돌이 자꾸 생각났다. 한때 그는 소리를 들어 남이 못 보는 금을 찾는 사람이었고, 지금은 바퀴 밑의 돌을 먼저 볼 수 있었다.
그 둘을 억지로 같은 능력으로 만들 생각은 없었다. 돌은 결청을 쓰지 않아도 보였다. 오늘 그의 손은 손님 수레를 고치지 않았고 그 사실을 견딘 채 실제 일을 하나 마쳤다.
조일은 자기가 그린 약도의 남은 종이를 접었다. “앞으로 앉아서만 보실 건가요?”
수현은 그건 의자에게 물어봐야겠다고 했다. 견습은 의자가 대답하면 쌀보다 먼저 돈을 벌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웃다가 귀가 당겨 숨을 고르고, 조금 쉬겠다고 말했다.
쉬는 동안 장운이 들렀다. 연호가 도겸을 찾아갔다는 말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장운은 자기 일을 보러 왔고, 수현은 남의 수레가 이미 수리를 시작했다고 앞질러 말하지 않았다.
목공은 뒤문 홈을 보고 나무 한 장을 얹으면 된다는 생각부터 하지 말라고 했다. 지금 통행의 물길까지 바꿀 수 있어서였다. 수현은 오늘 종이에 홈을 없애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했다. 둘은 길을 고치는 일과 길을 피해 가는 일을 구별해 두었다.
늦은 오후 연호의 짧은 답이 실제로 왔다. 큰 문을 맡은 상점이 내일 이른 하역 뒤의 시간을 제안했고, 도겸은 빈 수레를 자기 일터에서 보겠다고 했다는 내용이었다. 어느 쪽도 아직 냄비를 받았다는 말은 아니었다.
마지막 줄은 조금 달랐다. 도겸이 연호에게, 수레의 왼쪽 바퀴가 새것인 이유를 아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연호는 대답하지 못했다. 수현은 종이를 내려놓았다. 길을 바꾼 다음에는 그 길에 실을 물건의 지난 손을 물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