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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삼백셋째 유리는 세온이 삼백째 따로 쓴 안부를 받았고, 그 편지가 아직 일어나지 않았던 두 번째 관찰의 결과를 알 수는 없음을 구별해 읽었다.

에다의 두 줄을 듣고 현재 방의 크기를 놓쳤다는 감상을 전한 유리는, 두 끝을 본 조건과 남은 한계와 자기 바람을 적어 삼백셋째 실제 회수에 답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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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백나흘째 아침, 유리는 새 봉투를 꺼내지 않았다. 전날 부친 답이 아직 길 위에 있었고 오늘 더 전해야 할 결과도 없었다. 시계는 정한 받침에서 멈춰 있었고 두 관찰의 도해는 따로 놓였다. 그녀는 먼저 자기 손의 상태를 봤다. 손등의 당김은 평소 범위였지만 오래 쥐면 여전히 불편했다. 오늘 하루를 새 답으로 가득 채우지 않아도 됐다.

탁자에는 에다가 빌려 간 책 대신 작은 빈 접시가 있었다. 친구가 아침에 먹은 빵을 올려뒀던 것이었다. 유리는 접시를 치우다가 문득 세온과 같은 음식을 먹은 기억보다 서로 물을 마시던 간격이 더 선명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가 자기 방에 있었던 짧은 시간은 대단한 연회가 아니었다. 그래서 남은 물건도 평범했다.

에다는 오늘 자기 원고를 처음 독자에게 다시 들려주러 간다고 했다. 유리는 어느 부분을 골랐는지 물었다. 친구는 방문자가 짐을 놓은 뒤 문 안 사람이 자리를 만드는 두 단락이라고 답했다. 이전 문장을 그대로 돌리지는 않았고 새 문장도 다 남기지 않았다고 했다. 유리는 그 선택을 실제로 들어 보지 않았으므로 좋아졌다고 미리 말하지 않았다.

친구는 유리도 함께 가고 싶은지 물었다. 그녀는 잠깐 망설였다. 같은 장면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했고 친구 옆에서 듣고도 싶었다. 그러나 오늘은 혼자 뜰에 조금 다녀오고 싶다고 답했다. 원고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자기 하루에서 말을 덜 듣는 시간을 골라 보고 싶었다. 에다는 알겠다고 하고 원고를 자기 가방에 넣었다.

유리는 거절한 뒤 변명처럼 책을 빨리 꺼내지 않았다. 좋은 독자가 되겠다고 하루를 모두 남의 문장에 맞출 필요는 없었다. 그렇다고 친구가 돌아오면 원고의 모든 경과를 자기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뜻도 아니었다. 그녀는 잘 다녀오라고 말했다. 에다는 오늘은 그 인사가 맞다며 웃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바깥을 골랐다.

숙소 담당에게 뜰의 현재 통로를 물었다. 바깥 의자는 말라 있었지만 그늘진 돌턱은 아직 미끄러울 수 있다고 했다. 유리는 가까운 마른 길만 쓰기로 했다. 온실 안으로 들어가거나 잎의 상태를 확인하는 방문은 아니었다. 겉옷을 입고 오른손을 편하게 두었다. 오늘은 책도 시계도 들고 나가지 않았다.

문밖에서는 손이 비어 있는 것이 먼저 느껴졌다. 늘 종이 한 장이나 물병을 쥐고 다니다 보니 아무것도 안 들고 걷는 자세가 조금 어색했다. 유리는 손가락을 주머니 안에서 천천히 폈다. 아픈 손을 숨기려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바로 닿지 않게 하는 자리였다. 그녀는 물건을 들지 않은 지금도 자기 손의 상태를 말할 수 있었다.

뜰에는 다른 손님이 창 쪽 의자에 앉아 있었다. 유리는 그 자리를 기다리지 않고 가까운 벽 옆에 앉았다. 지난번에는 그 창에서 세온에게 책을 읽어 주는 장면을 상상했었다. 오늘 실제로 앉은 사람은 그가 아니었고, 유리가 골라 볼 풍경도 달랐다. 그녀는 비어 있지 않은 의자를 자기 바람이 실패한 흔적으로 보지 않았다.

바람이 잎가지를 한쪽으로 밀었다. 몇 잎은 돌아왔고 가는 줄기 하나는 옆 가지에 걸렸다. 유리는 그것을 풀어 주고 싶어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가 손을 뻗지 않았다. 지금 그 나무의 관리 범위를 맡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다가오는 뜰 담당에게 걸린 가지가 보인다고 현재 모습만 알렸다. 상대는 확인하겠다고 답했고 그녀는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

그렇게 눈으로 알아본 일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무엇도 보지 않는 사람으로 쉬어야만 회복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하나를 보았다고 하루 전체의 관리를 떠맡을 필요도 없었다. 유리는 담당이 가지를 바로 고치는지 끝까지 지켜보지 않았다. 오늘 자기가 뜰에 나온 이유는 결과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뜨며 바람 소리를 들었다. 시계에서 새로 나눠 본 두 끝이 떠올랐다. 하나의 자국으로 보았던 것을 더 자세히 본 날이었다. 그 두 끝을 다른 계약 둘의 흔적이라고 읽고 싶은 마음은 아직 있었다. 유리는 그런 바람이 생긴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다만 바람을 도해에 넣지 않았고 오늘도 넣지 않을 수 있었다.

잠시 뒤 뜰 담당이 지나가며 길 안쪽은 아직 젖어 있다고 알려 줬다. 유리는 알겠다고 답했다. 그가 가지를 어떻게 했는지 보고하라고 묻지 않았다. 도움은 자기가 요청한 작은 통로의 말로 충분했다. 그녀는 현재 허용된 마른 길을 따라 조금 걸었다. 먼 온실창은 보였지만 오늘의 발은 거기까지 갈 계획이 없었다.

돌아오는 문 앞에서 손잡이를 왼손으로 잡았다. 문이 생각보다 무거웠다. 안에서 다른 손님이 다가와 잡아 주겠느냐고 물었다. 유리는 그러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 사람은 문을 조금 더 열어 줬고 그녀는 고맙다고 말했다. 모든 도움의 이유를 자기 직업과 손의 경과부터 설명하지 않아도 같은 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방으로 올라오기 전 물을 마셨다. 짧게 걸었다고 해도 지금 몸은 아침과 달랐다. 손의 당김이 갑자기 늘지는 않았지만 어깨가 조금 굳었다. 유리는 책을 펴기 전에 편한 의자에 앉았다. 오늘 혼자 걷고 싶다는 바람은 실제로 끝났다. 누군가와 함께 걷지 못한 대신의 산책이 아니라 자기 발로 골랐던 짧은 바깥이었다.

그녀는 탁자의 빈 종이를 보고 세온에게 이 일을 쓰고 싶어졌다. 하지만 전날 보낸 편지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오늘 느낌을 놓치지 않으려면 즉시 새 봉투가 필요할 것 같았다가 생각을 바꿨다. 자기에게 남겨 둘 짧은 글이면 됐다. 그녀는 왼쪽 아래에 날짜를 쓰고 오늘은 책 없이 뜰에 다녀왔다고 한 줄 적었다.

그다음에는 잎가지의 움직임과 무거운 문 이야기를 적었다. 자기가 새로 맡은 일이나 만난 계약은 없었다. 한 사람이 문을 잡아 줬고 담당이 마른 길을 알려 줬다. 멀리 있는 그에게 보낼 만한 특별한 사건을 만들지 않아도 오늘 이야기는 있었다. 유리는 두 줄을 더 쓰고 오른손을 쉬었다. 다음 편지에 쓸지는 나중에 골라도 됐다.

점심 뒤에는 내일 끝나는 보관 조건을 확인했다. 판 하나와 봉인 병 여섯, 빈 병 둘은 삼백다섯째까지 현재 비용으로 따로 있었다. 유리는 설명 담당에게 새 관찰을 더 맡기지는 않았다. 내일 이어 맡기는 조건과 인수 방법 가운데 필요한 설명을 받을 시간만 확인했다. 아직 다음 기한을 지불한 것은 아니었다. 그 선택은 내일 실제 조건으로 할 일이었다.

시계를 향해 손을 뻗지 않은 채 두 도해를 읽었다. 첫날에는 방향에 따라 벌어지는 반사선과 남는 자국을 나눴고, 둘째 날에는 그 짧은 자국의 두 끝을 보았다. 둘째 도해가 첫날을 전부 거짓으로 만들지는 않았다. 새로 본 것을 더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유리는 옛 한 시간의 책임도 이런 선 하나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세온의 말을 기억했다.

그녀는 다음 방법을 묻기 전에 자기가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적었다. 두 끝이 어느 면에 있는지, 어떤 물건의 흔적인지, 계약 기록과 이어지는지. 셋은 같은 질문이 아니었다. 지금 겉에서 본 것으로 셋을 한꺼번에 답할 수는 없었다. 유리는 맨 앞에만 작은 밑줄을 긋고 오늘 더 진행하지 않았다. 우선순위를 고른 것과 실제 개방을 맡긴 것은 달랐다.

에다는 늦은 오후 돌아왔다. 가방을 내려놓는 얼굴만 보고 잘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유리가 어땠느냐고 묻자 친구는 이번에는 독자가 방 안 사람의 손을 기억했다고 답했다. 다만 문을 열어 둔 시간이 자기가 원하는 것보다 짧게 들렸다고 했다. 에다는 다음에는 그 시간만 혼자 다시 읽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리는 오늘 고른 부분이 친구에게 더 가까웠는지 물었다. 에다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 말이 제일 좋았다. 남이 좋아한 문장과 자기가 쓰고 싶은 문장이 언제나 한 번에 같은 자리에 오지는 않았다. 유리는 자기도 오늘 새로 부칠 편지를 안 썼다고 말했다. 친구는 안 쓴 것도 보고해야 하느냐고 웃었다. 그녀도 웃으며 자기 하루 얘기라고 답했다.

둘은 작은 탁자에 마주 앉았다. 에다는 자기 원고를 더 읽어 주지 않았고 유리는 시계의 다음 질문을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빵을 얇게 나누고 조금 남은 차를 마셨다. 서로에게 계속 필요한 사람이 되려고 새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됐다. 같이 있는 사람의 빈 입과 쉬는 손도 오늘의 한 장면이었다.

유리는 세온이 다음에 오면 함께 아무것도 읽지 않는 날도 좋겠다고 말했다. 에다는 그럼 어떤 일을 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물을 마시고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물어볼 수도 있다고 답했다. 친구는 그것도 꽤 많은 일이라고 했다. 유리는 그렇다며 웃었다. 책도 시계도 두 사람을 마주 앉게 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다.

저녁에는 책의 다음 장을 폈다. 어제 편지에서 발받침을 돌려놓는 대목을 썼고 오늘은 그 뒤의 길을 읽었다. 손님은 문을 나서자 바로 먼 곳으로 떠나지 않았다. 가까운 담장에 기대 신발을 고쳤다. 유리는 그 소소한 동작에서 웃었다. 문을 잘 나왔다고 여행이 자동으로 잘 시작되는 것은 아니었다. 발에는 여전히 실제 신발이 있었다.

그녀는 그 장을 세온에게 읽어 주고 싶다는 마음이 또 생겼다. 그러나 오늘 다 읽은 줄을 모두 다음 만남의 빚으로 쌓지는 않았다. 다음에도 좋아 보이면 그때 고르면 됐다. 유리는 책갈피를 넣고 책을 덮었다. 누구와 나누지 않은 대목도 혼자 읽은 사람 안에서 충분히 남을 수 있었다.

손을 천 위에 얹자 하루 동안 쓴 감각이 느껴졌다. 집에 돌아온 것처럼 편해지는 순간이 있었지만 아픈 부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유리는 몸이 나았다고 세온의 다음 방문을 더 길게 잡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사람과 더 있고 싶은 시간과 실제 견딜 수 있는 시간은 다시 만나야 했다. 그때 자기가 현재 말을 할 수 있으면 됐다.

창밖이 어두워지자 의자 두 개의 그림자가 같은 쪽으로 길어졌다. 유리는 그 모습을 오래 기록하려 하지 않았다. 등불을 옮기면 달라지고 사람이 앉으면 또 달라질 터였다. 시계는 같은 시각에 멈춰 있었지만 방은 계속 다른 저녁을 만들었다. 그녀는 그 변화를 고장 난 시간의 이상으로 읽지 않았다. 살아 있는 사람들이 오늘 쓴 방의 모습이었다.

불을 끄기 전 그녀는 내일 받을 보관 조건의 날짜만 다시 봤다. 삼백다섯째에는 새 선택이 필요했고 지금까지 그 뒤 비용을 낸 것은 아니었다. 오늘의 짧은 산책과 책의 다음 장은 그 결정을 없애 주지 않았다. 그래도 결정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오늘 쉬었던 시간을 취소하고 싶지는 않았다. 내일 일은 내일의 몸과 함께 받을 수 있었다.

유리는 부치지 않은 자기 글을 책 아래에 넣었다. 세온이 아직 읽지 않은 삼백셋째 편지와는 다른 종이였다. 멀리 있는 그를 궁금해하는 마음은 여전히 있었고, 지금 자기 밤을 먼저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두 마음은 서로의 대가가 아니었다. 그녀는 다음 장을 남겨 둔 자리에서 책을 덮고, 오늘 자기 쪽으로 돌려놓은 의자 곁의 불을 껐다.

16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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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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