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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길

본문 5,240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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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서에는 로델의 이름이 없었다.

유리는 조합이 보낸 첫 장을 다시 읽었다. 정규 온실 관리 자리의 검토 제안. 맡을 시설과 교대, 유급 휴식과 보수, 응답할 수 있는 기간이 적혀 있었다. 그녀가 북쪽에서 얼마나 버텼는지 평가하는 표가 아니었다. 돌아가서 할 일의 실제 조건이었다.

서른째 날 아침이었다. 전날 저녁 공개 증언을 마치고 온 봉투를 방에서 읽은 뒤 잠을 잤다. 오늘 일몰에는 스물일곱째 날부터 이어 온 나흘 계약이 끝났다. 새 제안을 읽는 동안에도 현재 맡은 마지막 인수 시간은 바뀌지 않았다.

아셀의 편지는 따로 있었다. 오래전 보낸 세 질문의 답이었다. 스승은 기존 계약을 닫고 새 일을 받는 경계, 현장 밖에서 설명할 방법, 남을 때의 교대와 보수에 각각 짧게 답했다. 유리가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는 본인이 확인해 보내 달라고 했다. 먼 곳에서 로델의 일을 끝냈다고 판정하지 않았다.

현장을 떠나도 전달 가능한 자료의 범위를 정할 것. 직접 보지 않은 뒤 상태를 현재 확인처럼 말하지 말 것. 새 업무는 기간과 대가를 먼저 합의할 것. 유리는 이미 일부를 해 온 문장에 작은 표시를 했다. 스승의 답이 늦게 왔다고 그동안 한 선택이 허가 없는 시간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정규 자리의 제안은 아셀의 개인 부탁과도 달랐다. 조합 업무 담당이 조건을 확인하고 검토를 청한 문서였다. 일정 안에 질문하거나 면담을 요청할 수 있었다. 오늘 중 결정을 내리라는 요구는 없었다. 유리는 응답 기한을 자기 일정표에 따로 옮겼다.

받침 위에서 종이를 넘기는데 오른손 안쪽이 당겼다. 그녀는 잠깐 내려놓았다. 정규 시설이면 몸이 나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는 없었다. 긴 필기와 무거운 운반의 빈도, 쉴 자리를 실제로 물어야 했다. 새로운 직함도 손의 통증을 대신 설명해 주지는 않았다.

창밖에서 보관방 교대가 지나갔다. 유리는 옷을 챙겨 정한 현장 시간에 내려갔다. 은빛콩은 따뜻한 자리, 두 종자 주머니는 서늘한 선반에 있었다. 리넷은 자기 전날 인수에서 빠진 질문을 오늘 담당에게 먼저 물었다. 밤 기록을 자기가 전부 본 것처럼 읽지 않았다.

“조합에서 편지 왔다면서요.”

견습이 말했다. 유리는 그렇다고 답했다. 리넷은 돌아가는지 물으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유리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고 오늘 현장 인수를 먼저 마치겠다고 말했다. 답을 모른다고 소문부터 잠재울 필요는 없었다.

리넷은 자기 이름이 있는 근무표를 내려다봤다. 유리가 떠나면 자신이 전부 맡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오늘 계약 끝에 넘길 업무와 아직 합의되지 않은 후속 업무를 나누어 보자고 했다. 빈칸을 견습의 열심으로 채우는 인계는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저장실을 맡는 기존 관리인과 운반 담당, 공동회가 인수 자리에 함께 앉았다. 유리는 관찰할 항목과 상태가 달라지면 멈추고 물을 범위를 설명했다. 현장 판단이 필요한 질문을 유리가 어디서든 즉시 답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별도 전문 확인의 연락과 시간을 정해야 했다.

리넷은 자기가 잎 그림과 실제 위치를 대조하고 교대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계절을 열거나 경계를 해제하는 판단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리는 그 말을 정확히 남겼다. 유리의 부재가 곧 리넷의 자격 승급이 되지는 않았다.

다온은 유리가 더 있으면 정리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유리는 그 말이 섭섭하지 않았다. 실제로 같은 자료를 아는 사람이 있으면 일이 빠를 수 있었다. 다만 편하다는 필요와 본인이 다음 일을 맡는 결정은 같은 주어가 아니었다.

그녀는 오늘 끝에 남길 자료를 읽었다. 첫 꽃가루의 출처 대조, 원 차용과 변경 승인 쟁점, 공개 증언의 허용 범위, 종자의 현재 위치. 정식 심문과 무효 범위, 단계 해제는 아직 남았다. 그 미완이 계약의 자동 연장 사유로 적히지는 않았다.

인수가 끝난 뒤 세온이 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유리는 먼저 잠깐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한 시간과 다음 업무를 확인한 뒤 같이 걷자고 했다. 두 사람은 보관방의 교대를 방해하지 않는 마른 길로 나갔다.

유리는 정규 자리 제안이 왔다고 말했다. 그곳에서 맡을 일이 있고 검토할 기간이 남았다고 했다. 세온은 질문을 고르는 듯 잠깐 침묵했다. 그녀는 그 침묵이 싫다는 뜻인지 미리 정하지 않았다. 기다린 뒤 나온 첫 말은 언제까지 답해야 하느냐는 질문이었다.

그녀가 응답 기한을 말하자 그는 로델의 후속 요청도 그 전에 정리해 비교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남아야 한다는 조건을 먼저 붙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무 영향도 없을 것처럼 웃지도 않았다. 유리는 그 솔직한 조용함이 고마웠다.

“제가 가면 곤란한 일은 있겠죠.”

그녀가 말했다. 세온은 있다고 답했다. 현재 자료를 아는 전문인이 현장에 있는 것과 설명을 새로 잇는 것은 다르다고 했다. 그러나 그 차이를 그녀가 끝없이 메워야 할 빚으로 쓰지는 않겠다고 했다. 자신들 쪽에서 남길 인수와 다음 계약안을 먼저 준비해야 했다.

유리는 로델을 떠나는 길을 고르면 어제의 증언을 외면한 사람처럼 느껴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입 밖으로 내놓으니 그 생각이 얼마나 복잡하게 엉켜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누군가의 오래된 한 시간을 들은 대가로 자기 다음 계절을 맡기는 것은 이상했다.

세온은 자기 증언이 그녀의 체류 조건이 될 수 없다고 답했다. 어제 말한 것은 본인 행동의 설명이었다. 유리가 들어 줬다는 이유로 남아 주어야 할 약속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한다고 말했던 마음도 같은 조건으로 쓰지 않겠다고 했다.

유리는 걸음을 늦췄다. 따뜻한 대답을 해 주고 싶어지는 때가 있었다. 상대가 잘했으니 자기 마음도 조금 먼저 내어놓아야 할 것 같았다. 그러나 조사 뒤 스스로 말하겠다는 유예는 아직 유효했다. 그녀는 지금 고마운 것만 고맙다고 말했다.

세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더 구체적인 마음을 달라고 묻지 않았다. 유리는 그가 외투 주머니를 한번 누르는 것을 보았다. 시계는 아직 그 안에 있었다. 한 번의 공개 증언과 오늘 대화로 멈춘 초침까지 앞으로 보내지는 못했다.

갈림길에서 세온은 교통편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오늘 떠나기로 정해 놓고 수레를 불러 두지는 않았다. 유리는 질문만 할 수 있는 범위로 시간과 짐 조건을 알려 달라고 했다. 돌아갈 길이 있는지 아는 일과 그 길을 오늘 타는 일은 달랐다.

그가 업무로 돌아간 뒤 유리는 혼자 짧게 걸었다. 눈 위 발자국은 수레 바퀴에 일부 지워져 있었다. 처음 로델로 올 때도 남쪽에는 마른 침대와 다음 일감이 있었다. 그 길을 기억한다고 여기서 지킨 씨앗의 값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다.

오후에는 조합에 보낼 질문 초안을 썼다. 긴 글은 기록 담당에게 업무로 맡기지 않고, 자신의 짧은 사적 편지로 정리했다. 손이 아프면 쉬고 다시 썼다. 현재 계약의 품삯으로 자기 다른 일의 서류를 작성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정규 자리에서 순회 업무를 함께 할 수 있는지, 장시간 기록과 운반을 어떻게 나누는지, 계약 시작 시점을 조정할 수 있는지 물었다. 오늘 답을 내는 대신 실제 조건을 더 알아보는 질문이었다. 그중 어느 것도 이미 가능하다고 가정하지 않았다.

아셀에게는 별도 짧은 답을 준비했다. 남았던 기간의 계약을 실제로 닫고 정산했으며, 새 요청은 범위를 나누어 받았다고 썼다. 자신이 아직 망설인다는 말도 남겼다. 스승이 좋아할 모범 답안을 만들려고 불확실한 마음을 지우지는 않았다.

첫 미발송 편지는 가방에서 꺼내 읽기만 했다. 죄송하다는 첫 줄 아래 무한히 남겠다는 듯 적힌 문장들이 있었다. 그녀는 그 종이를 찢지 않았다. 오늘의 새 질문과 나란히 두니, 예전 자신이 얼마나 넓은 일을 혼자 받으려 했는지 보였다.

찻방에 내려가니 다온이 후속 업무 초안을 준비하고 있었다. 유리가 떠나도 전달 가능한 자료와 직접 관찰이 필요한 범위가 나뉘어 있었다. 순회 업무와 로델의 기간 업무를 함께 검토하는 안도 한 후보로 적혔다. 아직 유리의 수락란은 비어 있었다.

다온은 이 안이 너무 잘게 쪼갠 것 같으냐고 물었다. 유리는 여러 사람의 일을 보이게 하려면 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칸이 있다고 실제 사람이 오는 것은 아니니 인수 가능한 담당과 비용을 더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공동회는 그 부분을 다음 요청 전에 보완하기로 했다.

리넷이 인수 기록을 가져왔다. 자신이 오늘 맡은 확인은 마쳤고 다음 교대자도 받았다고 했다. 유리가 언제 가는지 묻는 대신, 자기가 모르는 상태를 누구에게 전하면 되는지 다시 읽었다. 질문의 방향이 조금 달라져 있었다. 유리는 그 기록을 들으며 마음이 서늘하고도 편안했다.

일몰에 현재 나흘 계약을 마감했다. 다온은 선지급을 뺀 보수 잔액을 실제 지급했고 관련 기록과 실비도 구분했다. 후속 검토안은 별도의 요청으로 남았다. 유리는 남은 심문이 있다는 이유로 오늘 품삯을 보류하거나 새 기간을 자동으로 받지 않았다.

세온이 마지막 인수 확인을 들고 왔다. 유리는 읽은 뒤 실제 맡은 범위에만 이름을 썼다. 그의 서명 옆에 자기 이름이 있다는 사실이 사적 약속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오늘은 그 다정한 혼동도 조심히 내려놓았다. 둘은 함께 일한 계약을 끝낸 사람들이었다.

보관방과 숲, 수문의 기존 교대는 그대로 이어졌다. 공동창고 계정은 아직 동결 상태였다. 꽃가루 출처를 확인했어도 경계탑을 해제하지 않았고, 주민의 반환 의무 전체를 없애지 않았다. 미완인 일은 새 요청의 이유가 될 수는 있어도 타인의 다음 시간을 이미 소유할 수는 없었다.

유리는 방으로 돌아와 일곱 병의 봉인을 확인했다. 빈 병 하나와 첫 사용분의 반환 몫도 남았다. 씨앗 인장과 유리판은 자기 가방, 공동 열쇠는 다온, 탑 확인 인장은 원래 함에 있었다. 새 일자리를 읽는 날에도 물건의 주인은 바뀌지 않았다.

탁자에는 세 장이 놓였다. 조합의 정규 자리 제안, 아직 확정되지 않은 로델 후속 초안, 유리가 쓴 질문이었다. 남는 것과 떠나는 것만으로는 다 적히지 않는 선택이 가운데 있었다. 그 선택을 할 조건을 먼저 더 알아야 했다.

세온에게서 정해진 교통편의 운행 조건만 전달됐다. 예약이나 비용 지급은 하지 않았다는 확인이 붙었다. 유리는 받은 내용을 읽고 접었다. 누군가 열어 둔 길은 등을 미는 손도, 머물라고 붙드는 손도 아니었다.

그녀는 내일 새 일을 고를 자리를 비워 뒀다. 아직 수락하지 않은 두 안의 종이가 등불 아래 다른 그림자를 만들었다. 마음의 대답은 그 안에 섞지 않았다. 자기 직업으로 돌아갈 길을 고르는 것과 누군가와 함께 걸을 길을 고르는 일은 각각 자기 말을 기다렸다.

유리는 새 편지의 끝에 오늘의 질문을 한 줄 더 썼다.

내가 어디에 있을지보다 먼저, 그 자리에서 누구의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

38화 끝

현재 38화까지 공개했어요. 이후 공개 일정은 아직 정하지 않았어요.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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