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판타지 전체 이용가 22화

물가에 남은 사람

본문 5,299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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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만은 자기 장갑을 벗고 기다렸다.

열넷째 날 아침, 교대가 끝난 수문 옆이었다. 그는 물높이 기록을 새 당번에게 되읽어 준 뒤 작은 대기실로 들어왔다. 유리는 탁자 위에 놓인 마른 장갑을 봤다. 물 앞에서 늘 먼저 움직이던 손이 오늘은 무릎 위에 있었다.

세온은 문 안쪽에서 멈췄다. 오르만이 빈 의자를 가리키자 앉았다. 유리와 기록 담당자는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다온은 기존 공동회 업무 때문에 오지 못했고, 나중에 전할 범위는 따로 묻기로 했다.

유리는 질문을 읽기 전에 오늘 기록을 누가 볼지 설명했다. 오르만은 조사 관계자에게 사실 대조로 쓰는 것은 괜찮지만, 마을 사람들 앞에서 자기 말을 전부 읽는 것은 아직 싫다고 했다. 유리는 그 범위를 적고 확인했다.

“기억 안 나는 것은 안 난다고 하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네. 빈칸을 같이 남길게요.”

유리가 답했다. 기록 담당자가 펜을 들었다. 종이가 준비됐다고 사람이 바로 말할 준비까지 된 것은 아니었다. 물소리가 작은 방 안으로 들어왔다.

오르만은 처음에 물높이를 말했다. 그날 눈이 얼마나 녹았고, 위쪽 물받이에서 무엇이 떠내려왔는지. 유리는 곧바로 사람 이야기를 해 달라고 끊지 않았다. 그가 손에 익은 사실부터 짚어야 다음 말을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물이 평소 겨울하고 달랐소. 올라오는 쪽만 본다고 끝날 일이 아니었지. 아래로 보내면 어느 집이 받는지도 봐야 했어.”

그는 난간 쪽을 봤다. 세온은 대답하지 않았다. 유리는 어제 찾은 지연 지시의 내용을 간략히 확인했다. 오르만도 보류 지시가 내려온 것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 종이가 왔으니 기다렸습니다, 그걸 말하려는 건 아니오.”

오르만이 덧붙였다.

“나도 그걸 기다릴 이유로 썼어.”

유리는 손을 무릎 위에 놓았다. 한 사람의 잘못을 덜어 주는 증인을 찾아온 것이 아니었다. 오르만은 그 기대가 있다면 먼저 치우려는 듯 장갑을 탁자 안쪽으로 밀었다.

그는 물길을 아는 사람이었다.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면 사람을 도울 수 있는지 현장에서 의견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날은 잘못 열었다는 책임을 질까 두려워 명령을 받은 세온만 보았다고 했다.

세온의 입술이 움직였다. 오르만이 그를 봤다. 말하지 말라는 눈짓이 아니라 아직 자기 차례라는 기다림이었다. 세온은 고개를 숙이고 다시 입을 다물었다.

“물 건너편에서 무엇을 보셨습니까?”

유리가 물었다. 오르만은 사람 수를 확실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한 사람이 팔에 무언가를 안았고, 다른 사람이 먼저 건너려다 돌아섰다고 했다. 그 무언가를 아이였다고 단정하지 않았다. 젖은 짐일 수도 있었다.

유리는 기록 담당자가 멈추는 것을 봤다. 그는 오르만이 고친 표현까지 남겼다. 더 아픈 장면을 만들어야 증언이 중요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이 추웠고 문을 열어 달라고 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세온 씨는 그때 무엇을 했나요?”

그녀가 물었다. 오르만은 명부를 묻고 전달된 지시를 다시 봤다고 말했다. 유리가 이미 들은 내용과 일부 맞았다. 같다는 이유로 나머지도 자동으로 맞는 것으로 세지 않았다.

그 뒤 목소리가 변했다고 오르만은 말했다. 건너편에서 더는 큰 소리로 부르지 못했다. 세온은 문장을 다시 읽다가 종이를 접었다. 누구에게 다시 보고해야 하는지 자신에게 물었다고 했다.

“나는 그때도 먼저 물을 봤소. 건너편 사람이 아니라.”

오르만의 손이 장갑을 눌렀다.

“그러다가 저 사람이 내가 모르는 건 당신이 말해 줘야 한다고 했어. 허락을 대신해 달라는 말이 아니었지.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말해 달라고.”

유리는 세온을 보지 않고 오르만을 봤다. 지금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놓치고 싶지 않았다.

오르만은 당시 자신이 내린 현장 판단을 말했다.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조치와 하류에 먼저 알려야 할 내용을 골랐고, 가까운 인력에게 확인을 부탁했다. 구체적인 설비 공정을 재현하지 않고 누가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설명했다.

세온은 전달과 사람 쪽을 맡았다. 오르만의 말에 따라 아래로 알릴 연락을 보냈고,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지금 무엇을 확인하는지 말해 줬다고 했다. 먼저 움직인 손 하나가 모든 것을 한꺼번에 끝내지는 않았다.

“둘이 수문을 열었습니다.”

오르만이 말했다.

세온이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유리는 그의 얼굴을 눈의 끝에서 보았다. 오르만은 말을 더했다.

“나 혼자 돌렸다는 보고도 틀리고, 대행님이 다 구했다는 말도 틀려. 저 사람이 하자고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말했어. 같이 손을 댔소. 알림을 전한 사람도 있었고.”

기록 담당자의 펜이 잠깐 빨라졌다. 유리는 한 문장씩 확인하자고 했다. 세온의 행동이 확인된다고 다른 사람의 일이 작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미 남은 운영 기록에는 개방과 관련된 각 담당의 확인이 있었다. 오늘 증언은 그 사이의 판단을 설명했다.

늦게 열린 수문을 건너온 사람 중 한 명은 쓰러졌다고 했다. 오르만은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이후의 상태까지 오늘 자기가 아는 것처럼 말하지 않았다. 세온이 그쪽으로 뛰어가 다른 사람을 불렀고, 자신은 문이 유지되는지 봤다고 했다.

유리는 두 사람이 같은 곳을 본 증인이 아니라는 것을 새로 알았다. 세온이 사람 쪽으로 갔을 때 오르만은 물 앞에 남았다. 각자가 보지 못한 시간이 있었다. 함께 있었다는 말은 같은 기억을 가진다는 뜻이 아니었다.

오르만은 차가운 손을 비볐다. 유리는 잠시 멈출지 물었다. 그는 그렇다고 했다. 기록 담당자가 펜을 내려놓았고 세온도 질문을 하지 않았다. 방 안에서 물소리만 커졌다.

밖의 교대자가 문을 두드렸다. 현재 물높이 확인이 끝났고 이상 변화가 없다는 안내였다. 오르만은 잠깐 일어났다가 자기 당번이 끝났다는 것을 기억한 듯 다시 앉았다.

“버릇이오.”

그가 말했다. 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만큼은 과거를 말하는 동안 현재를 맡아 줄 사람이 있었다.

오르만은 벗어 놓은 장갑의 손가락을 하나씩 폈다. 안쪽에 말려 들어간 천이 있었다. 유리는 고쳐 드릴지 묻지 않고 그가 천을 잡아 빼는 동안 기다렸다. 오래 물을 다룬 손도 작은 천 하나에 두 번 손을 써야 했다.

문 밖에서 교대자의 발소리가 멀어졌다. 그 소리를 들은 오르만이 장갑을 다시 놓았다. 물 앞에 돌아갈 사람이 아니라 자기 의자에 앉은 사람이 되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리는 듯했다. 유리는 자기 잔도 내려놓았다. 오늘의 침묵은 기록에서 뺄 시간이 아니었다.

물 한 잔을 마신 뒤 오르만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내가 그 뒤로 물높이만 말하면 된다고 생각했소. 누가 늦었는지 말하다가 마을이 또 갈라질까 봐.”

“말하지 않아서 지켜진 것도 있습니까?”

유리가 물었다. 오르만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내 자리는 지켜졌지.”

짧은 말이었다. 유리는 그 뒤를 채우지 않았다. 오르만은 누구를 보호했는지 마을 전체라는 말로 덮고 싶지 않다고 했다. 침묵하는 편이 자기에게도 편했다는 사실까지 남기겠다고 했다.

세온이 물었다.

“제가 함께 열었던 일을 왜 제게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오르만은 그를 오래 봤다.

“당신은 알고 있을 줄 알았소. 한 시간이 전부 당신 잘못이라고 말할 때도, 그 뒤의 손은 기억할 줄 알았지.”

세온은 대답하지 않았다. 유리는 그가 정말 기억하지 못했던 것인지, 알면서도 자기 이야기에 넣지 못했던 것인지 오늘 대신 정하지 않았다. 오르만도 그 마음까지 증언할 수는 없었다.

그는 말을 고쳤다.

“내가 그렇게 생각했다고 적어 주시오. 당신 속을 안다는 말은 아니오.”

기록 담당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는 그 작은 정정이 마음에 남았다. 오랜 침묵 뒤에 나온 말도 처음부터 완전한 문장이 되지는 않았다. 고칠 수 있게 듣는 일이 필요했다.

대화 끝에 세온은 자기 차례로 말했다. 첫 구호 요청에 이름부터 물었고, 지시를 기다리며 긴급 보고를 미뤘다는 책임은 그대로 남는다고 했다. 그 뒤 함께 움직인 사람들의 일까지 없애는 방식으로 자기 죄책감을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오르만은 그에게 용서한다고 하지 않았다. 자기도 미안하다고 먼저 요구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다음 물높이 확인이 언제인지 잠깐 이야기했다. 과거를 말한 뒤에도 현재의 업무를 같이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처럼 보였다.

유리는 기록을 읽어 줬다. 자기 진술과 타인의 행동, 직접 본 것과 추정한 부분을 나눴다. 오르만은 문장 두 곳을 고쳤다. 큰 소리가 작아졌다는 것은 기억하지만 정확히 얼마 뒤인지는 모른다고 했다. 유리는 시간 숫자를 넣지 않았다.

그는 조사 관계자 범위의 사실 대조에 사용할 사본을 허락했다. 더 넓은 공개는 다시 묻기로 했다. 주민 전체에게 즉시 전할 성명문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원본 진술은 정해진 보관 경로에 남았다.

밖으로 나오자 세온은 난간 앞에서 멈췄다. 유리는 조금 떨어진 자리에 섰다. 그가 물을 보다가 시선을 들었다.

“제가 그 뒤에도 움직였다는 말을 들어서, 아까는 고맙다고 하고 싶었습니다.”

그가 말했다.

“그런데 그 말을 먼저 하면 저분이 저를 위로하려고 한 증언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유리는 바람에 소매를 여몄다. 좋아하는 사람이 덜 아팠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다. 그러나 자기 마음의 속도가 오늘의 증언을 앞질러서는 안 됐다.

“고맙다고 할 수는 있을 거예요. 무엇이 고마운지 당신 말로 정하면요.”

그녀가 답했다. 세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르만을 다시 부르지는 않았다. 감사하는 말도 상대가 들을 준비가 된 시간에 전할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유리는 가방이 조금 무겁게 느껴졌다. 종이는 늘지 않았는데도 그랬다. 세온은 가방을 받아 달라고 말하기 전에는 손을 내밀지 않았다. 유리는 작은 모퉁이에서 멈춰 그에게 부탁했다.

“이번 언덕까지만 들어 주세요. 오른손이 조금 뻐근해요.”

그는 가방의 기울이면 안 되는 칸을 확인하고 받았다. 그녀는 빈손을 외투 안에 넣었다. 도움받고도 이야기를 더 해 줘야 할 빚은 없었다. 둘은 잠깐 말없이 걸었다.

찻방에 도착하자 리넷이 공책을 닫으며 기다렸다. 유리는 오늘 진술의 내용을 바로 말하지 않았다. 허락받은 범위로 정리해 다온에게 전달한 뒤 자신의 일을 마쳤다.

리넷은 그동안 종자 수령 기록의 날짜를 비교했다고 했다. 어머니 공책에서 이전에 대조에 쓰도록 허락한 쪽을 다시 읽다가 이상한 점을 찾았다. 처음 보던 숨은 글씨가 아니었다. 같은 글씨를 자기가 잘못 읽은 것 같다고 했다.

유리는 탁자에 앉았다. 리넷이 공책을 무작정 밀어 놓지 않고 필요한 한 쪽만 펼쳤다. 어머니의 꽃 그림 옆, 수령 표식 아래에는 날짜가 두 줄로 나뉘어 있었다.

리넷이 아래 줄을 가리켰다.

“이걸 엄마가 여기서 종이를 받은 날로 읽었어요. 그런데 물건을 묶은 날인 것 같아요. 엄마가 마을에 있던 날은 그 아래예요.”

22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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