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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사람의 이름

본문 5,172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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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장의 종이에서 빚을 진 사람이 달랐다.

유리는 손끝을 종이 위에 놓지 않았다. 다온이 가져온 사본에는 전 영주 개인의 차용이라고 적혀 있었다. 탑의 관리 목록에서는 같은 계약 번호 아래 주민 공동회가 차용인으로 기재돼 있었다. 물건이 어느 서랍에 있는지 적은 목록과, 실제 의무를 정하는 계약서는 다른 것이었다.

“우선 목록이 틀렸을 수도 있어요.”

유리가 말했다. 다온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세온은 자기 앞의 종이를 다시 읽었다. 그가 전 영주의 후계 행정 책임을 모두 떠안겠다고 말하기 전에, 유리는 확인할 항목을 적었다.

처음 계약의 차용인. 바뀐 문서의 작성 시기. 변경을 승인한 사람과 당사자 동의. 실제 결실이 어디서 반환됐는지.

어느 한 줄도 세온이 혼자 답할 수는 없었다.

일곱째 날 저녁의 정리 시간은 거기까지였다. 다온은 공동회 원본 보관함을 밤중에 열어 사람들을 깨우지 않았다. 다음 날 문서 담당과 대조하기로 했다. 유리는 조사 첫날을 마치고 사본을 정해진 봉투에 나눠 넣었다.

세온이 차를 함께 마시겠느냐고 먼저 물었다. 유리는 웃음이 나왔다. 돌아오는 길에 자기가 묻겠다고 했는데, 질문을 소유해 둘 권리까지 생긴 것은 아니었다.

“네. 다만 저녁 먹은 뒤 짧게요.”

그녀가 답했다. 둘은 자료를 닫고 식탁으로 옮겼다. 다온의 수프는 평소보다 짰다. 다온은 자기가 장부를 보다가 소금을 두 번 넣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누구도 그 실수를 겨울의 큰 의미로 설명하지 않았다.

유리는 물을 조금 더 받아 마셨다. 세온도 그릇을 끝까지 비웠다. 말이 모자라면 숟가락 소리가 자리를 채웠다. 오늘 못 알아낸 일이 있어도 저녁을 먹는 데 필요한 허락은 더 없었다.

식사 뒤 세온은 손질된 시곗줄을 보여 줬다. 새로 단 고리는 반짝였고 옛 고리는 따로 돌려받았다. 본체는 열지 않았다는 작은 확인서가 붙어 있었다. 유리는 그 두 고리를 나란히 보다가 웃었다.

“전부 새것으로 바꾸지 않으셨네요.”

“고칠 필요가 있는 부분만 부탁드렸습니다.”

그가 말했다. 유리는 자신의 손목을 감싼 장갑 끝을 만졌다. 어떤 일은 전부를 고쳐야 한다는 마음을 줄일 때 시작할 수 있었다. 그 말을 세온에게 교훈처럼 전하지는 않았다. 그의 찻잔에서 올라오는 김을 같이 봤다.

여덟째 날 아침, 공동회 기록 담당자가 찻방에 왔다. 오래된 장부는 집마다 흩어져 있었고 공동 보관함에는 회의 결과와 수령 목록만 남았다. 다온이 대표가 되기 전 기록도 있었다. 현재 대표라는 이유로 옛 주민의 모든 선택을 대신 설명하지 않았다.

유리는 사본의 종이 종류와 접힌 자리를 먼저 봤다. 한 장은 계약 전체가 아니라 영주 개인의 차용을 주민이 확인했다는 부속 확인서였다. 탑 목록과 다르다고 해서 원래 계약의 전부가 증명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면 우리가 잘못 읽은 겁니까?”

다온이 물었다.

“이 종이의 범위를 넓게 읽으면요. 하지만 처음 차용이 개인 이름으로 기록됐다는 단서는 남아요.”

유리는 답했다. 기대한 문장 하나가 작아졌지만 버릴 필요는 없었다. 리넷은 표제를 베껴 쓰다가 확인서라는 말을 두 번 그었다. 지우려던 성급함을 다음 페이지에 남기는 버릇이 조금 생겼다.

공동 장부에는 몇 해 동안 가을 결실을 별도 창고에 보냈다는 항목이 있었다. 세온은 개인 창고에서 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담당자는 물품을 모은 곳과 돌려줄 의무를 가진 주어가 같지는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유리는 반환 상자의 표찰을 떠올렸다. 다른 집의 씨앗이 따뜻한 저장실에 같이 놓여도 소유는 각각이었다. 운반하는 사람이 빌린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반대로 공동 창고에서 나간 곡식이 모두 자발적인 선물이었다고 할 수도 없었다.

다온은 장부를 덮었다가 다시 펼쳤다. 식량을 내어놓은 집 중 지금은 이곳에 없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에게 지금 찾아와 빚을 인정하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오늘 방문할 출장소 질문에 당사자 대조의 범위를 보탰다.

점심 전 세 사람은 수레로 북부 출장소에 갔다. 리넷은 저장실 교대를 위해 마을에 남았다. 자료가 궁금해도 자기 빈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말없이 넘길 수는 없었다. 유리는 그녀가 보낸 새 잎 그림을 가방에 넣지 않았다. 그건 오늘 제출할 문서가 아니었다.

나벤은 이번에도 접수대 옆에서 그들을 맞았다. 최근 흰종 탑에 갔다는 말을 듣고 먼저 방문 범위를 확인했다. 유리는 허가받은 외부 경계와 관리 공개 기록만 봤다고 설명했다. 봉인함을 열었다는 과장도, 모든 기록을 봤다는 말도 없었다.

“오래된 차용 관계의 명칭 정비가 뒤늦게 이뤄지는 경우에는, 표제만으로 실체적 변경을 판단하는 데 주의가 필요합니다.”

나벤이 말했다. 다온은 가져온 부속 확인서를 접수대에 놓았다.

“그래서 처음 이름과 바뀐 이름을 같이 보고 싶습니다. 표제만 정비한 거면 그 근거도 있을 테니까요.”

나벤은 사본을 천천히 읽었다. 유리는 그의 손을 봤다. 종이의 패인 인영에 엄지를 대지 않고 가장자리를 잡았다. 그가 무엇을 알아봤는지는 알 수 없었다. 손동작을 마음의 증거로 적을 수는 없었다.

접수 담당자는 이전 이의 신청 준비 번호를 확인했다. 이번에는 원본 전체 열람 대신 당사자 지위의 기록 변경 이력부터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공동회 대표가 권한 범위를 제시하고 필요한 부분의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나벤은 즉시 원본 대조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리는 그 말에 동의하고 오늘 확인되는 것과 미뤄지는 것을 따로 적어 달라고 했다. 절차를 받아들인다고 차용인 변경에도 동의하는 것은 아니었다.

대기 시간 동안 세온이 복도에 나갔다. 유리는 따라가지 않았다. 창밖에서 마부가 말의 등을 덮어 주는 것이 보였다. 먼 길은 아니었지만 겨울의 바깥에는 기다리는 몸이 있었다. 유리는 다온에게 수레 대기 비용이 계약표에 반영되는지 물었다.

다온은 시간을 확인하고 이미 정한 범위라고 답했다. 더 늦어지면 마부에게 먼저 설명해야 했다. 큰 부채를 조사하면서 눈앞의 사람 시간을 공짜로 쓸 수는 없었다.

세온이 돌아와 물 세 잔을 가져왔다. 잔의 손잡이는 이번에도 모두 달랐다. 유리는 오른손을 덜 쓰려고 두 손으로 감쌌다. 세온이 그 손을 봤지만 지금 상태를 대신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잔 밑의 마른 받침만 가까이 밀었다.

확인서는 얇았다. 처음 접수된 계약의 차용인은 전 영주 개인 명의였고, 뒤의 변경 등록에서 주민 공동회로 옮겨졌다. 계약 번호는 이어졌다. 변경 등록의 존재와 시기는 확인됐지만 동의 원본의 유효성까지 판단한 문서는 아니었다.

유리는 같은 문장을 두 번 읽었다. 목록의 오타만은 아니었다. 장부의 주어가 실제로 바뀌어 있었다.

세온은 종이를 읽고도 곧바로 말하지 않았다. 다온은 손바닥을 탁자 위에 펼쳤다.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 작은 밀가루 자국이 남아 있었다. 오늘 아침 빵을 자르고 장부를 펼친 손이었다.

“이 이름을 옮길 때 누가 우리에게 물었습니까?”

다온이 말했다. 접수 담당자는 변경 등록의 첨부 목록을 짚었다. 대표 확인서와 인계 확인이 있다고 했다. 누가 실제 서명했는지 보려면 원본 대조 허용 범위가 더 필요했다.

나벤이 말을 이었다.

“당시 적법하게 수리된 등록에 대해서는 절차상 추정이 유지되므로, 현재의 불명확한 기억만으로 당사자 관계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취급되지는 않습니다.”

유리는 자기 숨이 짧아지는 것을 느꼈다. 기억이 불명확하다는 말이 다온의 현재 질문까지 밀어내고 있었다.

“기억만 내민 건 아니에요. 처음 등록과 변경 등록의 차이를 확인했어요. 다음에는 그 사이에 원본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보려는 거고요.”

그녀가 말했다. 접수 담당자가 인계 확인이라는 단어에 표시했다. 다른 보관소를 거친 기록이면 그쪽의 수령 대조도 필요하다고 했다. 나벤 한 사람에게서만 답을 받아야 하는 구조는 아니었다.

다온은 확인서를 받되 새로운 차용 관계를 인정하는 서명은 하지 않았다. 문서 수령의 의미만 읽고 이름을 적었다. 유리는 오늘 발급된 문서와 기존 사본의 번호를 맞췄다. 작은 글씨의 차이까지 함께 남았다.

돌아오는 수레에서 세온이 입을 열었다.

“제가 개인분으로 갚을 수 있는지부터 생각했습니다.”

그는 자기 외투의 단추를 만졌다.

“하지만 주민이 실제로 무엇을 빌렸는지 모르는데, 제가 갚겠다고 하면 그 빚이 원래 있었다는 말이 되겠군요.”

유리는 수레 창을 열었다가 차가워 곧 닫았다. 단정한 답으로 그의 말을 끝내고 싶지는 않았다.

“남은 유효한 비용은 따져야 할 거예요. 다만 아직 모르는 사람의 동의를 당신 돈으로 대신할 수는 없어요.”

“네.”

세온이 대답했다. 그는 이번에 자기 재산을 모두 쓰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 유리는 그 침묵을 듣고 안도했다. 옆에 있는 사람의 좋은 뜻이 또 다른 넓은 계약이 되지 않았다.

마을에 돌아오자 저장실 문이 열려 있었다. 리넷과 교대자는 새 덮개를 들고 씨앗 상자의 표찰을 옮기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낮은 선반 한 칸에 습기가 차 더 마른 자리로 옮기는 중이었다.

유리는 서류를 다온에게 맡기고 손을 씻었다. 어느 상자가 비어 있는지, 어느 것이 움직이고 있는지 먼저 확인했다. 세온은 허락을 구한 뒤 상자를 받쳤다. 두 사람의 손이 같은 높이를 찾는 데 이번에는 말이 덜 필요했다.

상자를 내려놓고 나서도 주인의 표찰은 그대로였다. 리넷은 글씨가 젖을까 봐 마른 천을 작은 조각으로 잘랐다. 유리는 방금 출장소에서 읽은 공동회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많은 이름을 한 줄로 묶어도 이름들이 스스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저녁에는 공동회가 확인 결과를 들었다. 유리는 빚이 전부 무효라고 말하지 않았다. 처음과 다른 차용인 등록이 존재하며 변경 동의의 원본을 더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같은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어떤 이는 즉시 계약을 찢자고 했고, 다른 이는 겨울 수로가 더 얼면 누구 책임이냐고 물었다. 다온은 둘 다 다음 회의 질문으로 남겼다. 오늘의 확인을 당장 파기 결정으로 바꾸지 않았다.

유리는 오른손을 무릎 위에 펴고 그 말을 들었다. 혼자 남아 세온의 멈춘 시계를 풀어 주면 되는 일은 처음부터 아니었다. 이 방 안의 사람들마다 다른 겨울과 다른 가을이 있었다.

세온이 접수 확인서의 마지막 줄을 읽었다. 최초 변경 원본은 북부 출장소에 곧바로 들어온 것이 아니었다. 흰종 탑의 확인 자리와 다른 중간 보관소를 거쳤다는 인계 번호가 붙어 있었다.

다온이 그 번호 옆에 빈칸을 만들었다.

“그러면 내일은 서명한 사람을 고르기 전에, 종이를 받은 사람부터 찾아야겠어요.”

16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