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우는 이번에는 접을 종이를 가져오지 않았다.
2월 13일 오전, 서린은 정윤재가 안내한 면담실의 문 앞에서 멈췄다. 회사가 받은 역할은 제출한 질문 가운데 시각과 배정 경위를 구분하는 보조 확인이었다. 정우는 본인이 고른 조력자와 함께 왔고, 정한 경로에서 오늘 설명할 범위에 최종 동의했다는 답이 먼저 왔다.
서린은 그 뒤에 자리에 들어갔다. 출구가 보이는 의자를 골랐고 물통을 발에 걸리지 않는 곳에 뒀다. 도운의 자리는 없었다. 이번 역할을 받은 사람들만 앉아 있었다. 같이 일하고 가까워진 사이가 됐다는 이유로 자료의 의자까지 늘릴 수는 없었다.
정우는 손에 든 것이 없는데도 손가락으로 무릎을 두 번 쓸었다. 서린은 그 동작의 이유를 먼저 쓰지 않았다. 정윤재가 위치와 인원, 오늘 중단할 수 있는 방법을 짧게 확인했다. 조력자는 답을 대신하지 않고 정우가 고른 범위를 다시 읽었다.
서린은 노트를 폈다. 준비한 첫 질문은 전날 그대로였다. 그 일을 하라고 들었을 때 누구의 어떤 말을 실제로 들었는지였다. 정우는 질문을 듣고 잠깐 고개를 내렸다. 그런 다음 들었다는 말부터 고치고 싶다고 했다.
“목적 설명은 목소리로 들은 게 아니에요. 전달된 문구를 읽었어요. 그건 지난번에도 그렇게 말씀드렸고요.”
서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통신 선을 바꾸는 동안 확인을 잇는다는 설명은 직접 대화가 아니라 전달 문구였다는 기존 답이 있었다. 그녀는 오늘 질문에 쓴 들었다는 동사가 그 구분을 흐렸다고 인정했다. 새로 부인한 것처럼 기록하지 않았다.
“그 문구를 읽은 자리와, 실제 사람이 말한 부분을 나눠 주세요.”
그녀가 말했다. 정우는 자기 앞에 놓인 허용된 관련 요약을 봤다. 지연값을 정한 사람이 자기는 아니었지만 입력은 본인이 했다는 설명은 바꾸지 않았다. 지연 기능이 화면을 늦게 내보낸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오늘 동의가 그 행위를 처음부터 몰랐던 일로 고치는 자리는 아니었다.
정우는 두 번째 확인서를 다시 보내던 때의 설명을 보충하려고 왔다고 했다. 앞서 제출한 사본과 두 번째 수신 기록은 이미 담당이 갖고 있었다. 그는 자료가 아니라 자기가 어느 말을 누구에게서 받은 것으로 표현했는지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첫 확인의 회신을 못 받아 안 간 줄 알았고, 이후 공용 업무 경로에서 재송부 요청을 받았다. 앞의 첨부가 안 보이니 설정 결과만 보기 쉽게 보내라는 말이었다. 정우는 자기가 받은 두 번째 양식에 관리번호와 값을 옮겼다. 그 순서는 기존 설명과 같았다.
서린이 물었다. “그때 요청한 사람이 처음 값을 정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말씀한 건가요?”
정우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라고 답한 뒤 말을 고쳤다. 당시에는 같은 창구이니 같은 일을 정하는 사람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지만,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 자신이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경로에서 재송부를 요청받았다는 점이었다.
그는 처음 지시의 실제 작성자 얼굴을 본 적은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요청을 받은 상대가 그 작성자라고 소개한 것도 아니었다. 서린은 재송부를 요청한 창구와 최초 값을 정한 주체를 한 줄에 놓았던 자기 질문을 나눴다. 같은 부호가 같은 손을 뜻하지는 않았다.
정윤재가 지금 이름을 특정할 자료를 새로 제출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정우는 아니며 자신이 안다고 말하지 않은 부분을 그렇게 읽지 않게 하고 싶다고 답했다. 조력자가 그 구분을 다시 읽었다. 정우는 목을 가다듬고 그렇다고 말했다.
정우는 자기 앞의 물병을 잡았다가 뚜껑만 돌렸다.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내려놓자 조력자가 잠깐 쉴지 물었다. 그는 아직 이 부분은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서린은 그 대답을 얼굴이 괜찮아 보인다는 자기 판단으로 바꾸지 않았다. 정우가 직접 고른 지금의 속도가 있었다. 그녀는 다음 질문을 기다렸다가 한 문장만 꺼냈다.
서린은 그가 자기 책임을 줄이려고 왔다고 마음을 정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제한된 답이라는 이유로 모든 말을 곧이곧대로 결론으로 올리지도 않았다. 실제 받은 자료와 대조할 수 있는 질문이 있었다. 재송부 요청의 부호가 어떤 역할을 뜻했는지였다.
그녀가 허락된 요약의 담당 항목을 가리켰다. 사람 이름 대신 업무 부호가 남은 줄이었다. 정우는 그곳을 자기에게 일을 보낸 사람으로 읽었다고 말했다. 화면에서 실제로 그 칸이 어떤 명칭으로 보였는지 묻자 잠깐 말을 멈췄다.
“담당이라고만 기억해요. 지금 이 요약에도 그렇게 적혀 있고요.”
서린은 원래 요청 화면을 직접 보지 않은 채 그 기억을 칸 제목의 증명으로 쓰지 않았다. 요약을 오늘 읽고 그 단어가 더 익숙해졌을 수도 있었다. 그녀는 실제 보존된 요청의 허용된 부분에서 제목과 뜻을 확인할 수 있는지 담당에게 질문을 남겼다.
정우는 자기 기억이 자꾸 종이를 따라가는 것이 싫다고 말했다. 서린은 그럴 수 있다고만 답했다. 그래서 오늘 어떤 부분을 현재 기억으로 말했는지 나눠 남기겠다고 했다. 오래 생각하면 정확한 시각까지 반드시 돌아온다고 약속하지는 않았다.
그는 17시 56분을 실제 자기 시계에서 본 것처럼 쓰지 말아 달라고 다시 말했다. 장치에서 남은 표시를 나중에 읽었다는 기존 설명이었다. 서린은 미교정인 원장치 표시를 고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전송 사이의 기다린 시간도 오늘의 기억으로 새 분수를 채우지 않았다.
정우의 어깨가 조금 내려갔다. 그는 숫자를 직접 입력한 일은 기억하지만 그 앞뒤 모든 일을 분 단위로 대답해야 할 것 같아 잠을 설친 적이 있다고 했다. 조력자가 그 말 이후 개인 사정을 더 말할 필요는 없다고 안내했다. 서린은 잠을 언제 얼마나 잤는지 묻지 않았다.
면담실 바깥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다. 정우와 서린이 동시에 문 쪽을 봤다. 정윤재가 현재 출구는 그대로 열 수 있고 다른 방의 사용 소리라고 확인했다. 서린은 자기 몸이 굳은 것을 느끼고 물을 마시고 싶다고 말했다.
잠깐 휴식이 정해졌다. 서린과 회사 담당은 복도로 나왔고 정우는 조력자와 따로 있을 시간을 받았다. 서린은 문 앞에서 다음 질문을 낮게 연습하지 않았다. 그 안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준비한 질문 수가 답의 양을 보장하지는 않았다.
복도 창은 실제 바깥을 보였다. 서린은 휴대전화 표준시와 자기 손목시계를 한 번 봤다. 지금 면담의 시각은 현재 기록이었다. 옛 서쪽 채널의 열세 분을 이 방에 더하거나 뺄 이유는 없었다. 그녀는 그 숫자가 모든 어긋남의 이름이 되지 않게 노트를 덮었다.
정한 휴식 뒤 면담이 다시 이어졌다. 정우는 오늘 자신이 말하고 싶은 부분은 다 했다고 했다. 서린은 재송부 요청의 실제 칸 설명을 받은 뒤 추가 질문이 필요하면 기존 경로로 물어도 되는지 확인했다. 정우는 먼저 조력자와 범위를 보고 답하겠다고 했다.
그녀는 그렇다고 답했다. 지금 계속 연락할 수 있는 개인 번호를 요청하지 않았다. 정윤재가 오늘 설명을 받는 다음 담당과 정정 경로를 다시 안내했다. 정우가 그 내용을 자기 말로 확인했다. 두 번째 요청의 발신 경로와 최초 지시 작성자를 구분한다는 문장이 남았다.
“제가 입력한 것도 그대로 남는 거죠.”
정우가 물었다. 서린은 본인이 값을 입력하고 결과를 옮겼다는 기존 설명은 바뀌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을 안다고 잘못 읽히는 일을 고쳤다고 자기 손이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정우는 조력자와 정한 귀환 경로를 따라 나갔다. 서린은 복도에서 한 마디 더 묻자고 따라가지 않았다. 오늘 그 사람이 설명하고 싶지 않은 개인 일정은 알 필요 없었다. 빈 의자를 본 뒤 그녀도 자기 가방을 들었다.
회사로 돌아오는 길은 배정된 일반 차량이었다. 도운이 운전하는 차는 아니었다. 서린은 창 밖의 교차로를 봤다. 바뀌는 신호는 현재였다. 누구도 이 길의 초록불을 옛 화면의 빈칸을 메우는 근거로 삼지 않았다.
회사 담당에게 면담의 실제 끝을 넘겼다. 정우가 새 범인을 지목했다는 제목은 붙지 않았다. 재송부 경로와 최초 지시 작성자가 같다고 직접 확인한 적 없다는 보충이 들어갔다. 부호의 실제 칸 의미는 자료 보관 주체에게 물을 질문으로 남았다.
도운은 점심 뒤 별도 장비 업무를 끝내고 마주쳤다. 그는 잘 다녀왔는지 물었다. 서린은 오늘 맡은 설명을 받고 왔다고 답했다. 자료 내용은 더하지 않았다. 그가 더 묻지 않고 오늘 점심이 남아 있는 시간이라고 알려 줬다.
그녀는 늦게 먹는 자기 밥을 받았다. 도운이 같이 앉을지 묻자 좋다고 했다. 그는 자기 식사를 이미 마쳤지만 잠깐 물을 마실 수 있었다. 서린은 오늘은 숫자보다 단어를 고치는 시간이 길었다고만 말했다. 도운은 자기 가방 끈도 한 칸 줄이는 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고 답했다.
그녀는 웃었다. 둘은 일이 같다고 비유를 크게 만들지 않았다. 도운은 오후에 자기 배정으로 먼저 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린은 알겠다고 답했다. 그가 물병을 들기 전 그녀를 한 번 보고, 그녀도 고개를 들었다. 오늘은 그 정도의 다정함이 좋았다.
오후 수신에서 정윤재는 요청의 실제 제목과 부호 설명을 기존 보존 자료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지 담당이 받았다고 알렸다. 새 자료 접근이나 원키 수색을 맡긴 것은 아니었다. 서린은 같은 요약을 확대해 글자가 더 정확해진 척하지 않고 다음 답을 기다렸다.
은담의 공용 원키는 여전히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다. 원래 봉투는 개봉되지 않았고 그 내용과 현재 보관, 전체 봉인 이력도 오늘 면담으로 달라지지 않았다. 이미 종료된 사진 대조는 다시 열지 않았다. 하은과 어머니에게 새로운 설명을 직접 요구할 일도 없었다.
퇴근 뒤 도운에게 오늘은 집에서 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좋다고 답했다. 서린은 그 말 뒤에 내일이나 모레 만나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라고 덧붙였다. 도운은 자기 시간도 보고 다시 묻겠다고 했다. 오늘 쉬는 답이 다음 마음을 지우지는 않았다.
집에 돌아온 서린은 물통을 씻었다. 면담실에서 자기 손에 차갑게 닿았던 물이었다. 노트는 회사의 정한 보관 안에 있었고 개인 가방에는 남지 않았다. 그녀는 전시 안내 모서리를 펴다가 이번에는 그냥 접힌 채 뒀다. 모든 접힘을 오늘 안에 바로잡을 필요는 없었다.
다음 날 첫 수신에는 담당의 짧은 답이 와 있었다. 요약의 담당이라는 말이 원래 요청 화면의 어느 칸에서 나왔는지, 실제 해당 부분을 대조해 설명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서린은 아직 사람 이름을 채우지 않았다. 같은 부호가 어느 손을 가리켰는지 묻기 전에, 그 부호가 원래 무엇을 하던 칸인지부터 볼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