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스릴러 15세 이용가 12화

남겨진 식권

본문 5,296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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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권 상자는 흔들자 소리가 나지 않았다.

안쪽 종이가 습기를 먹어 서로 붙어 있었다. 서린은 상자를 흔들지 말라고 말한 뒤에야, 담당자도 이미 손을 멈췄다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 모두 뜯는 소리부터 걱정한 얼굴이었다.

관리실 보조 탁자를 비웠다. 물컵과 식사 포장을 치우고 마른 받침을 놓았다. 보관 담당자가 덮개를 연 상태를 촬영했다. 누렇게 접힌 종이들 사이에 파란 식권 몇 장이 끼어 있었다.

파란 묶음띠와는 다른 파랑이었다.

서린은 그런 비교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도 한 번 더 보았다. 눈이 이미 이 건물의 색깔에 길들어 있었다.

첫 장에는 반달이 찍혀 있었다. 둘째 장에도 반달. 종이 가장자리의 날짜는 달랐다. 하나는 전원 이전 완료 다음 날, 다른 하나는 그보다 이틀 뒤였다. 같은 기호가 다른 날짜에 돌아왔다.

“한 사람이 며칠 받았다는 뜻일까요?”

도운이 물었다.

“발행한 분께 뜻을 물어봐야 해요.”

서린은 손으로 떼어 놓지 않은 채 위에서 보이는 부분만 적었다. 곧 공급처 담당자의 영상 통화가 연결됐다. 화면 뒤로 큰 찜통 뚜껑이 열렸다. 김이 한 차례 솟아 얼굴을 가렸다.

“저녁 준비 중이라 오래는 어렵습니다.”

중년 여자가 말했다.

서린은 상자 위치와 확인 목적을 먼저 설명했다. 이름을 찾기보다 수량과 발행 규칙을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담당자는 주걱을 다른 직원에게 넘기고 조용한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호는 수령 묶음이에요. 배달하는 사람이 이름 부르는 걸 싫어해서 만든 거예요. 한 명에 하나라고 보면 안 되고요. 가족이 한 기호를 쓰기도 했으니까.”

서린은 단말의 인원 칸을 닫고 수령 단위라는 제목을 썼다.

“반달이 하루에 세 장이면요?”

“세 끼일 수도 있고 세 사람 저녁일 수도 있죠. 그날 공급표하고 같이 봐야 해요.”

음식을 세는 방식은 사람을 세는 방식과 달랐다. 젖어 얽힌 종이의 섬유처럼, 한 장에서 한 사람을 곧장 떼어낼 수는 없었다. 서린은 하은이 남색 옷을 문에서 나오는 사람으로 기억했던 일을 떠올렸다. 눈앞의 모양만으로 빈칸을 채우면 다시 같은 실수를 하게 됐다.

담당자가 말한 날짜의 수량표가 도착했다. 정리 근무자 식사와 임시 지원분이 다른 줄이었다. 한 주 동안 임시 지원은 일곱 종류의 기호로 나뉘었다. 하루 총량은 늘 같지 않았다.

서린은 먼저 정리 근무표를 보았다. 현장에 세 사람이 온 날 식사는 다섯 개였다. 추가 방문자가 있었거나 일부를 저녁에 먹었을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 누락 두 명이라고 쓸 수는 없었다.

“반납 수량도 있나요?”

“있습니다. 남은 음식은 회수 수량을 따로 찍어요. 다 먹었다고 보냈다가 나중에 남았다고 하면 비용이 달라서요.”

담당자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서린은 펜을 들었다. 실제 먹었는지까지 알 수 없어도, 공급과 회수 사이를 조금 더 볼 수 있었다.

세 날짜를 골랐다. 각 날짜에 현장 도착한 식사 수, 미개봉 회수 수, 정리 근무자용으로 분류된 수를 나란히 놓았다. 배달 기사 사진과 공급표를 맞췄다. 물품만 던져 두고 간 배송인지, 사람이 받아 간 인계인지도 물었다.

“저기 남기준 씨가 받아 갔어요. 옆문에서요.”

화면 속 여자가 말했다.

기준은 관리실 창가에 서 있었다. 그는 자기 이름이 나오자 고개를 들었지만 끼어들지 않았다.

해당 사흘의 임시 지원분 가운데 반납되지 않은 식사는 마흔두 개였다. 하루 인원으로 나누기에는 기간과 끼니가 섞여 있었다. 일곱 기호 가운데 한 종류는 실제 공급이 취소됐고, 다른 하나는 다른 시설로 전환됐다는 비고가 있었다.

서린은 상자 위 식권 기호와 공급표를 한 번 더 맞췄다. 남아 있는 종이에는 취소된 기호도 있었다. 발행된 식권이 있다고 밥을 받았다는 뜻도 아니었다.

도운이 계산기를 끄고 손으로 턱을 문질렀다.

“오늘은 빼는 숫자가 더 많네요.”

“빼고 남는 걸 봐야죠.”

서린은 마흔두라는 값을 최종 인원표에 옮기지 않았다. 공급처가 확인한 사흘의 미반납 식사 수라고 적었다. 받아 간 장소와 시간, 수령한 사람이 붙었다. 전원 이전 완료 뒤에도 이 건물로 음식이 계속 들어왔다는 연결은 그렇게 남았다.

문이 열리며 바람이 탁자 끝을 훑었다. 마른 식권 한 장의 모서리가 들렸다. 서린은 종이를 손바닥으로 누르려다가 받침 가장자리를 잡았다. 담당자가 투명 덮개를 얹었다. 반달 한 장이 빛 아래 납작하게 남았다. 그 사소한 움직임 때문에 상자가 놓였던 자리까지 다시 사진에 담아야 했다. 서린은 지나가는 직원에게 문을 세게 여닫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대답은 미안하다는 한마디였다. 여기서 모든 변화를 만든 사람이 무언가를 숨기려는 것은 아니었다.

통화가 끝나려는데 담당자가 한 가지를 덧붙였다.

“처음에는 저희도 직원들 먹는 건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수저를 작게 바꿔 달라더라고요. 손이 아파서 큰 건 잡기 어렵다고.”

서린은 물었다.

“누구에게 들으셨어요?”

“관리인한테요. 직접 그분을 본 건 아닙니다.”

그녀는 그대로 적고, 사적인 건강 설명을 더 묻지 않았다. 음식이 쓰일 사람의 몸이 짧은 말 한마디에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사람의 신원을 부르기 전에 이유를 물을 곳이 따로 있었다.

기준은 자기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빼었다. 열쇠는 예전처럼 쥐고 있지 않았다. 현재 운영에 쓰는 열쇠를 담당자에게 받아 이동할 때마다 반환하는 절차가 붙어 있었다.

“그 식권은 제가 모은 겁니다.”

그가 말했다.

“누구에게 전달했나요?”

서린이 물었다.

“그걸 여기서 이름까지 말해야 합니까?”

“지금 공개하라는 뜻은 아니에요. 직접 설명할 분과 연결할 수 있는지부터요.”

기준은 은경을 보았다. 은경은 발주 담당과 통화하러 관리실 밖으로 나갔다. 서린은 그녀가 일부러 자리를 비운 것인지 일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기준의 시선이 그쪽에 오래 머문 것을 보았다.

윤재가 의자를 창가에서 안쪽으로 옮겼다.

“민감한 내용이면 관계 담당과 따로 얘기할 수 있습니다. 현재 위험한 곳에 사람이 있는지만 먼저 알려 주셔야 합니다.”

기준은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바로 전화하지는 않았다. 손끝으로 휴대전화 옆면을 두 번 문질렀다. 서린은 긴 침묵을 더 큰 질문으로 채우지 않았다. 대신 오늘 필요한 답의 범위를 다시 적은 종이를 보여 주었다.

현재 위치. 이동에 필요한 도움. 직접 연락 동의.

주소 전체나 과거의 사정은 적혀 있지 않았다.

기준은 그 종이를 자기 쪽으로 당겼다.

“통화해 보고 말씀드리지요.”

윤재는 현장을 벗어나 혼자 통화할 수 있는 범위와 돌아올 시간을 정했다. 강제로 전화 내용을 듣겠다고 하지는 않았다. 현재 잔류 위험 확인은 계속했다. 서린은 그가 관리실 옆 창고가 아니라 바깥 의자 쪽으로 나가는 것을 보았다.

바깥빛이 그의 흰머리 위로 내려앉았다. 문이 닫히자 관리실 환기 소리가 돌아왔다.

담당자는 식권 상자 안쪽에서 얇은 종이띠 하나를 분리했다. 젖어 붙은 식권은 더 떼지 않고 보존 방법을 확인하기로 했다. 종이띠에는 기호가 차례로 그려져 있었다. 옆에는 이동 날짜가 있었다.

그 아래, 세모 옆에 짧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다음 장소 없음.

서린은 그 문장을 읽고 한동안 펜을 움직이지 못했다. 전원 이전 완료라는 큰 문장 밑에 들어가지 못한 작은 문장이었다. 주거지 이전과 임시 식사 지원이 별도 사업이라면 자료가 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 없는 완료는 누구를 위한 완료였을까.

서린은 급식 자료의 의미를 좁힌 채 쓰고 싶었다. 동시에 좁게 쓰는 동안 사람을 다시 놓칠까 봐 불안했다. 두 마음이 같은 손 안에서 힘을 다투었다.

도운이 휴대전화를 탁자에 놓았다.

“아까 직원 대기실 쪽에 같은 기호가 있던 것 같아요.”

그는 오늘 사진 목록을 넘겼다. 문틀 바로 안쪽 벽에 작게 그어진 세모가 있었다. 먼지 자국이나 흠일 수도 있었다. 서린은 곧장 현장으로 가자는 말 대신 해당 구역 담당에게 원본 사진에서 확인 가능한지 부탁했다.

돌아온 사진에는 세모 아래 작게 접힌 종이 주머니가 보였다. 물건을 꺼내지 않은 상태였다. 앞면에는 작은 수저라는 글씨가 있었다.

기호와 건강상의 필요가 연결될 가능성이 생겼다. 공급처의 설명이 누군가의 실제 자리에 닿기 시작했다. 서린은 그 자료를 공개 회신에 붙이지 않고 관련 담당자에게만 전달했다. 이름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공개할 범위는 필요했다.

회사에서 중간 보고를 받은 책임자가 물었다.

“잔류자 규모를 숫자로 써야 하는데, 최소 몇 명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서린은 마흔두와 일곱을 내려다봤다. 종이는 숫자를 빨리 고르게 했다. 하지만 한 사람이 며칠을 받았거나 대신 수령했을 수도 있었다. 최소 한 명이라는 말조차 현장에서 계속 산 사람 한 명과 같은 뜻으로 읽힐 수 있었다.

“구성원 수는 아직 확인 전입니다. 전원 이전 완료 뒤 이 건물로 들어온 임시 식사와 수령 기록이 확인됐고, 주소 공백이 있는 수령 단위가 있습니다. 사람에게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어요.”

수화기 너머는 잠시 조용했다. 책임자는 그렇게 쓰고 표를 붙여 달라고 했다. 빨리 써 달라는 요구가 반드시 거짓 숫자를 원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서린은 자기가 상대의 압박을 미리 결론낸 것까지 조금 내려놓았다.

상자 덮개를 닫기 전에 담당자가 각 기호별로 보이는 수량을 기록했다. 붙은 종이는 미분리 묶음으로 따로 셌다. 서린은 그 옆에 누구의 이름도 쓰지 않았다. 아직 불리지 않은 이름은 상자의 빈칸이 아니라 실제 사람에게 있었다.

복도에서 목발 끝 같은 짧은 마찰음이 들렸다.

서린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하은이 돌아왔나 싶었다. 문밖에는 청소 담당자가 긴 자루를 벽에 기대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 귀가 지어 낸 사람 대신 실제 바닥의 자루를 보았다.

기준이 돌아왔다.

휴대전화 화면은 꺼져 있었고, 손에는 접은 영수증이 들려 있었다. 그는 곧바로 자기 결백부터 말하지 않았다.

“두 분은 연락받는 데 동의했습니다. 지금 다른 곳에 계세요. 한 분은 자기 이름을 업체에는 안 전했으면 한답니다.”

윤재가 먼저 물었다.

“지금 안전한 곳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까?”

“이동 도와준 분이 있습니다. 그분하고 먼저 연결하겠습니다.”

서린은 영수증을 받으려 손을 뻗지 않았다. 기준이 종이를 펼치자 바깥 시설의 식사비와 차량 이용 시각이 보였다. 그것만으로 두 사람의 이동이 증명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말에 다른 사람과 다른 장소가 붙었다.

기준은 영수증 아래에 덧댄 쪽지를 보여 주었다.

세모. 작은 수저. 옆문에서 기다림.

그 글씨는 공급처에 전달된 요청과 같았다. 담당자가 종이를 촬영하는 동안 기준은 열쇠판의 빈 칸을 보았다.

“짐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그가 말했다.

“밤에 그 문을 열어 둔 건, 사람을 들이려고 한 겁니다.”

12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