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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전체 이용가 92화

지우지 않은 자리

본문 5,258자 · 공백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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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칸막이 판과 덮개는 서로 다른 실제 인수와 수신을 거쳐 각자의 소유 경로로 돌아갔어요.

근무를 마친 다래는 무진과 정한 공용 탁자에 앉아, 그가 지우지 못한 고리 그림의 한 선을 함께 보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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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의 손은 종이 위에서 멈춰 있었다.

임시 인계 백열이레째, 다래는 공용 탁자의 자기 쪽에 새 종이를 놓았다. 맞은편에는 그가 가져온 고리 그림이 있었다. 바꾸고 싶다던 한 구간은 여전히 처음 선의 모양이었다.

무진은 그 부분을 지우려다가 다른 선까지 흐려질까 망설였다고 말했다. 다래는 그가 허락한 부분을 보되 도구를 대신 들지 않았다. 이 종이를 바꾸는 손은 지금도 그의 것이었다.

“지우면 어느 쪽으로 그리고 싶습니까?”

그녀가 물었다. 무진은 오른쪽을 조금 넓히고 싶다고 답했다. 다래는 그럼 다른 빈 종이에 먼저 그려 볼 수도 있겠다고 했다.

원래 종이를 포기하라는 제안은 아니었다. 그는 자기 여분 종이가 있는지 보고 한 장을 꺼냈다. 다래가 자기 종이를 밀어 주지 않아도 될 만큼 준비돼 있었다.

무진은 넓힌 고리를 그렸다. 처음에는 손이 빠르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느려졌다. 다래는 그 모양을 보고 어느 쪽이 낫다고 바로 점수를 주지 않았다.

그는 원래 것과 새 것을 나란히 놓고 차이가 잘 안 보인다고 말했다. 그녀는 다르긴 한데 보고 싶은 부분이 어디인지 들어야 알겠다고 답했다. 그가 웃으며 자기 말이 빠졌다고 했다.

그는 안에 빈자리가 조금 더 있는 모양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비행의 선회로를 그린 도면은 아니었고 특정 궤도를 보증하는 그림도 아니었다. 다래는 그 말을 듣고 두 번째 고리의 빈 면을 다시 봤다.

원래 것보다 여유가 있어 보인다고 자기 느낌을 말했다. 같은 종이를 보아도 지금 말의 목적을 알고 나니 다른 곳에 눈이 갔다.

무진은 그럼 처음 것을 지워야 새 것이 남느냐고 물었다. 다래는 둘 다 자기 종이니 둘 다 가져도 된다고 답했다. 그가 그걸 모르는 건 아니라며 웃었다.

그녀도 웃었다. 알고 있는 말을 다른 사람에게 듣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렇다고 그 선택을 자기가 대신 내려 준 것은 아니었다.

그는 결국 오늘은 처음 종이를 지우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래는 자기 빈 종이에 탁자의 한쪽 끝을 그리기 시작했다. 무진이 무엇을 그리느냐고 묻자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벌써 탁자 모서리가 보인다고 했다.

그녀는 그래도 다음 선은 다른 데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녀의 손은 의자 등받이 쪽으로 갔다. 지난밤 그린 의자와 닮았지만 오늘의 모양은 조금 달랐다.

공용 탁자는 아주 조금 흔들렸다. 옆 이용자가 팔을 옮길 때 작은 움직임이 전해졌다. 다래는 종이를 손바닥으로 고정하고 잠깐 기다렸다.

무진은 자기 쪽 도구를 탁자 모서리에서 안쪽으로 들였다. 아무도 옆 사람을 조용히 그리게 하라고 꾸짖지 않았다. 오늘 예약한 것은 세상 전체의 정적이 아니라 이 작은 자리의 사용 시간이었다.

다래가 다시 선을 그으려 하자 손끝이 조금 뻣뻣했다. 오랜 근무 뒤 그림까지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붙어 있었다. 그녀는 도구를 내려놓고 손을 폈다.

무진은 쉬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자기도 어깨를 좀 움직이고 싶다고 했다.

둘은 그림을 보호할 자리를 보고 함께 잠깐 의자를 밀었다.

마실 것은 허용된 별도 자리에서 받았다. 종이를 두는 탁자에 열린 잔을 놓지 않기로 둘이 골랐다. 다래는 자기 팔꿈치를 오늘도 믿지 않는다고 했다.

무진은 자기 쪽 팔꿈치도 독립적으로 의심 중이라고 답했다. 그녀는 웃으며 물을 마셨다. 무엇을 덜 쏟았는지 보고하는 대신 실제로 마실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창이 크지 않아 바깥은 아주 조금만 보였다. 지금 보이는 것은 지구의 가장자리가 아니라 멀리 불빛이 돌아오는 다른 구획이었다. 다래는 이 장소를 약속한 뒤 머릿속에서 더 멋진 풍경을 만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무진은 자기도 의자까지 편할 거라 기대했다고 했다. 그녀가 지금 불편하냐고 묻자 그는 조금 더 등을 기대고 싶다고 답했다. 둘은 다음에는 자리를 고를 때 그 점도 보자고 했다.

다래는 그 다음이라는 말에 마음이 먼저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오늘의 그림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 잔을 정한 회수 자리에 놓고 무진에게 돌아갈지 물었다.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자기 종이가 있는 탁자로 돌아갔다. 그림을 맡아 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처럼 떠나지 않았다.

각자의 물건은 정한 보호와 자기 관리 안에 있었다.

그녀의 그림에는 이제 의자와 탁자 모서리, 비어 있는 둥근 자리가 있었다. 무진은 그곳에 무언가 놓을 생각이냐고 물었다. 다래는 아까 잔을 그리려다가 비워 뒀다고 답했다.

실제 잔은 다른 자리에서 마셨으니 이 탁자에 그려도 되는지 잠깐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림에서도 업무 기록을 하려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그 말에 한참 웃었다.

“오늘은 안 해도 되겠네요.”

다래가 말했다. 그녀는 실제로 없었던 잔을 종이에 그릴 수도 있었다. 그 그림을 업무의 증거라고 내놓지 않는 한, 자기 기억과 바람이 섞여도 됐다.

다래는 둥근 자리를 조금 고쳐 작은 빈 접시를 그렸다. 잘 그려진 접시는 아니었다. 그래도 종이 위에 무엇을 두고 싶은지 지금 고를 수 있었다.

무진은 그 접시를 보고 무엇을 먹을 것인지 물었다. 그녀는 아직 모른다고 했다. 그는 오늘 저녁에 고르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다래는 그가 그림 속 접시를 말하는지 실제 식사를 말하는지 되물었다. 그는 실제 식사라고 답했다. 자기 남은 시간과 휴식 안에서 가까운 곳에 잠깐 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녀는 그러면 같이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들은 그림을 멋지게 끝내려 서두르지 않았다. 정한 사용 시간이 남았으나 실제로 그리고 싶은 만큼만 더 그렸다. 무진은 두 번째 고리 아래에 날짜 대신 짧은 개인 구별을 남겼다.

다래는 의자 다리 하나를 조금 길게 그렸다가 그대로 뒀다. 수정하지 않은 자리가 오늘 마음에 든 것은 처음이었다. 끝난 그림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가방에 넣을 수 있었다.

정한 시간에 탁자를 비웠다. 공용 도구로 빌린 것은 정한 자리로 돌아갔고 각자 가져온 종이는 각자의 보호에 들어갔다. 다래는 무진의 그림을 자기 가방에 넣지 않았다.

그도 그녀에게 원본을 달라고 하지 않았다. 오늘 같이 봤다는 사실과 갖고 있다는 사실은 다른 것이었다. 그녀는 가방을 닫고 실제로 놓친 물건이 없는지 자기 자리만 한 번 봤다.

식당으로 가는 길에는 사람들이 조금 많았다. 두 사람은 지난 산책처럼 손을 잡을지 먼저 묻지 않고 각각 가방을 들었다. 좁은 곳에서 한 줄로 걸었다가 넓어지자 옆으로 왔다.

다래는 오늘 손을 안 잡았다고 어제보다 멀어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무진이 그녀의 보폭을 보고 조금 늦췄다. 그녀는 자기가 더 빨리 갈 수 있다고 하지 않고 그 속도로 걸었다.

식당의 빈자리는 창가가 아니었다. 두 사람은 기다리기보다 안쪽의 편한 의자를 골랐다. 그림을 꺼내지 않고 자기 가방을 정한 쪽에 뒀다.

다래는 접시가 실제로 나오자 아까 그린 것보다 훨씬 잘생겼다고 말했다. 무진은 그건 사용하라고 만든 것이니 유리하다고 답했다. 그녀는 그림 접시도 보기는 좋았다고 주장했고 그는 그건 아직 모른다고 했다.

다래는 왜 아직 모르냐고 물었다. 무진은 자기는 아까 음식이 뭘까 생각해서 접시 모양을 자세히 못 봤다고 답했다. 그녀는 그 솔직한 말이 좋았다.

자기 그림을 전부 훌륭하다고 해 주는 답보다 그가 실제로 무엇을 봤는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오늘 종이의 어느 부분이 마음에 들었는지 말해 줬다. 그가 그럼 다음에 보고 싶을 때 다시 물어보겠다고 했다.

음식은 뜨겁지 않은 것부터 나눠 먹었다. 서로 같은 것을 골라야 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무진은 자기 몫의 향이 생각보다 강하다고 했고 다래는 한 입 바꿔 보고 싶은지 물었다.

그는 원하면 작은 몫이면 좋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실제로 괜찮은 것만 나눴다. 접시가 가까워졌다고 음식의 남은 몫이 저절로 합쳐지지는 않았다.

식사 중에 다래는 자신이 그와 만날 때 말을 정확히 하려 애쓰다 가끔 목이 굳는다고 말했다. 무진은 자기 앞에서도 업무처럼 잘 대답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틀린 말 때문에 상대가 기다리는 것을 싫어해서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잠깐 생각한 뒤 지금은 잘 모르겠다는 말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다래는 그 대답을 당장 모든 긴장을 없애 주는 약속으로 쓰지 않았다.

“그럼 오늘은요?”

그가 물었다. 다래는 오늘은 같이 있어 좋고, 다음에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 두 가지는 잘 알겠다고 덧붙였다.

무진은 자기도 그렇다고 답했다. 그 뒤 긴 설명은 없었다. 식당의 다른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를 계속했고 작은 접시는 탁자 위에 있었다.

그녀는 큰 말 없이도 현재 마음이 또렷해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올 때 두 사람은 각자 식사 몫을 정한 대로 냈다. 다래는 가방 손잡이를 바꿔 쥐고 공용 길로 나섰다. 넓고 조용한 구간에서 무진이 손을 잠깐 잡고 싶은지 물었다.

그녀는 좋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서 있는 동안 자기 가방을 놓을 수 있는 자리부터 보고, 서로 편한 손을 맞췄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자기들의 속도를 강요하지 않을 만큼 옆으로 비켰다.

무진은 손을 잡은 채 오늘은 그림을 가져와도 산책이 된다고 말했다. 다래는 가방이 더 무거우니 그만큼 짧게 해도 된다고 답했다. 그가 웃었다.

둘은 실제로 조금만 걸었다. 길 끝까지 가거나 별을 가장 잘 보는 자리에 닿지 않았다. 돌아가 쉬고 싶은 때를 말할 수 있었다.

다래는 손을 놓을 때 아쉬웠지만 그 아쉬움을 다른 사람의 피로보다 앞에 놓지 않았다.

갈림길에서 그녀는 오늘 고리의 빈자리가 좋아 보였다고 다시 말했다. 무진은 처음 그림도 가져가길 잘했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다음 그림 날짜를 정하지 않았다.

다래는 다음에는 그림이 없는 날도 좋다고 했다. 그는 그럼 또 손이 가벼워지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가방이 가벼운 것과 하루가 비어 있는 것은 다르다고 했다가, 지금은 설명을 그만하겠다며 웃었다.

각자 숙소에 도착한 실제 답은 그날 저녁 오갔다. 다래는 자기 종이를 보호에서 꺼내 의자 다리의 긴 선을 봤다. 접시는 여전히 조금 찌그러져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고치지 않았다. 다음 근무에 쓸 기록과는 다른 종이였다. 오늘 함께 본 얼굴과 자기 마음이 그려지지 않았다고 빠진 증거가 생긴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가방을 정리하고 쉬었다.

백열여드레째 다음 근무, 소담이 일반 접수함 하나를 가리켰다. 회전환의 공용 식사 자리에서 주인 없이 남은 작은 뚜껑 그릇이었다. 비어 있는지, 안을 열어도 되는지 아직 확인하지 않았다.

겉에는 다른 물건에서 떼어 옮긴 듯한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다래는 자기 어제 접시 그림을 업무 탁자에 올리지 않았다. 지금은 실제 그릇이었고, 오늘의 첫 질문은 그 이름표가 무엇을 가리키느냐였다.

9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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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이 담고 온 것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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