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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지 않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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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은 약속보다 늦게 왔고, 다래는 그의 연료부터 묻지 않았다.

임시 인계 완료 칠십칠 날 뒤 저녁이었다. 회전 거주환의 휴게 자리에 앉아 있던 다래는 식당 쪽에서 걸어오는 그를 보았다. 무진은 미리 보낸 개인 연락대로 늦어진 시각에 도착했다. 업무가 끝나면 보자는 약속이었고 그가 현재 일을 마쳤다는 답은 조금 전에 왔다.

다래는 괜찮다고 말하기 전에 자기 배가 고프다고 했다. 무진은 그 말이 제일 정확하다며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그는 늦어진 업무의 세부를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필요한 운항 인수는 현재 담당에게 끝났고 지금은 같이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다래에게 항차 보고서를 내는 만남은 아니었다.

창가의 자리는 이미 찼다. 두 사람은 통로 밖에 있는 작은 식탁을 골랐다. 다래가 가방을 고정하자 무진이 안쪽 주머니가 달라졌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자기가 바느질했다고 말했다. 그는 잘됐다는 평가 대신 넣고 빼기 편해졌는지 물었다. 다래는 오늘은 그렇다고 답했다.

“표찰도 이제 퇴근합니까?”

무진이 물었다. 다래는 주인과 같이 다닌다고 답했다. 보호 덮개 안의 이름표를 꺼내 보여 주지는 않았다. 그는 보여 달라고 하지 않았다. 물건이 제자리에 있다는 것을 서로 같은 방식으로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다래는 따뜻한 밥을 먼저 먹었다.

그들은 다음에 함께 시간을 낼 수 있는 날을 물었다. 근무표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날도 있었다. 다래는 비어 있는 칸을 모두 약속으로 채우지 않았다. 각자 확정된 범위에서 다시 연락하기로 했다. 무진은 지금 먹는 밥까지 다음 일정 때문에 빨리 먹지는 말자고 했다.

다래는 식탁에 놓인 작은 장식통을 보았다. 안의 마른 씨앗은 바닥 쪽에 모여 있었다. 약한 눌림이 있는 회전환에서는 익숙한 모습이었다. 축에 같은 통을 가져가면 다르게 보일 수 있었다. 그녀는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고 전부 말하지 않았다. 지금 상대는 자기 반찬을 고르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정해진 인수 교육 시간이 시작됐다. 소담은 확인할 사례를 하나 준비해 놓았다. 물품은 투명한 두 방을 좁은 목으로 이은 작은 모래시계였다. 보호 틀 안에 고정돼 있었고 처음 인수한 그대로 봉인된 운반 덮개가 붙어 있었다. 다래는 그것을 흔들어 보지 않았다.

“뒤집어도 안 흐른다고 합니다.”

소담이 말했다. 발견자는 축 화물구역의 개인 물품 대기 자리에서 보호 주머니를 찾아 맡겼다고 했다. 인수 경위와 안전 확인은 현재 기준으로 진행됐고 오늘은 식별과 후속 안내의 검토였다. 모래가 흐르지 않는다는 설명은 발견자가 축에서 보았다는 관찰이었다.

보관소 안은 미세중력이었다. 투명 방 안의 작은 알갱이들은 한쪽 벽 가까이에 모여 있었고 어느 쪽을 아래라고 정할 수 없었다. 다래는 소담에게 고장 판정이 있었는지 물었다. 소담은 없다고 답했다. 모래시계를 뒤집었다는 말도 손에 든 사람의 방향에 관한 설명일 뿐이었다.

다래는 물건의 기능을 확인하려고 봉인을 열 필요부터 따지지 않았다. 외부 식별과 주인 확인에 필요한 범위가 먼저였다. 소담은 덮개 바깥의 표를 읽었다. 회전환 생활교실이라는 글씨와 작은 물품 번호가 있었다. 이름처럼 보여도 사람 이름은 아니었다.

“교실 물건이면 그쪽에 보내면 됩니까?”

소담이 물었다. 다래는 현재 소유와 수령 권한이 확인됐는지 보자고 했다. 교실에서 쓴 물건일 수도, 누군가 빌려준 것일 수도 있었다. 자기 이름표를 가방에 달았다는 이유로 가방 안의 모든 물건에 같은 주인이 생기지는 않았다.

소담은 현재 허용된 문의 경로로 생활교실 담당에게 연락했다. 물품의 일부 특징과 발견 경위를 필요한 범위로 전달했다. 담당은 그런 수업이 있었고 비슷한 물건을 썼다고 답했다. 그러나 당장 가져오라는 말 대신 현재 맡긴 사람의 기록을 확인하겠다고 했다. 첫 답은 연락이 닿았다는 만큼이었다.

다래는 교육 자료에 준비했던 오래된 조회 예외를 잠시 덮었다. 오늘 필요한 질문이 실제 앞에 있었다. 그렇다고 물품의 주인을 찾는 일을 교육 시간에 맞춰 끝내려 하지는 않았다. 소담은 현재 보관과 다음 문의 담당을 맞췄다. 주인이 아직 없어도 물건을 맡은 손은 분명했다.

생활교실에서는 다음 시간에 그 물건을 쓰고 싶다는 요청도 왔다. 담당은 작은 모래시계가 없으면 휴식 시간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래는 고장 나지 않은 다른 물건을 빌려주겠다고 답하지 않았다. 지금 보관 중인 것은 분실물이고 교육용 대여 재고가 아니었다.

소담은 못 돌려주면 수업이 늦어진다는 말을 듣고 화면을 오래 봤다. 다래는 그것이 구조나 설비 유지의 긴급 요청인지 물었다. 소담은 아니라고 답했다. 교육 계획의 아쉬움과 물건을 넘길 권한은 다른 질문이었다. 담당은 다른 설명 방법을 준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때 모래시계의 한쪽 덮개 틈으로 얇은 종이 끝이 보였다. 소담은 이름이 있을지 모른다며 손을 뻗었다가 멈췄다. 다래는 먼저 사진으로 보이는 외부 범위를 기록하게 했다. 접힌 종이를 펴 개인 글을 읽는 일과 외부 표찰을 확인하는 일은 같지 않았다.

현재 허용 범위를 담당에게 확인한 뒤 덮개 외부의 식별 띠만 대조했다. 종이는 봉한 개인 메모처럼 보였지만 내용은 알 수 없었다. 소담은 “이걸 읽으면 마음도…….” 하다가 웃고 말을 접었다. ‘목록’에도 그런 마음을 읽는 기능은 없었다.

자동 분류기는 등록된 물품 유형과 현재 입력값으로 보관 위치 후보를 제시했다. 소담은 교육 장비라는 후보를 보류하고 확인 중인 개인·대여 물품의 기준을 찾았다. 소프트웨어가 말한 첫 분류가 소유권 판정은 아니었다. 다래는 화면의 빈 이름칸을 손으로 채워 넣지 않았다.

점심시간에 세오가 보관소 앞을 지났다. 그는 모래시계를 보고 아직 누가 쓰느냐고 물었다. 다래는 쓰는 사람부터 찾는 중이라고 답했다. 세오는 축에서 안 흐른다고 바로 깨진 것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기능 판정이나 안전 검사는 그 대화에서 한 것이 아니었다.

“시간이 멈춘 건 아니고요.”

그가 덧붙였다. 다래는 지금도 점심시간이 줄고 있다고 답했다. 소담이 웃으며 실제 인수를 다음 담당에게 넘겼다. 모래시계가 남아 있다고 그 앞에서 식사를 기다릴 이유는 없었다. 물품은 정해진 보관에 있었고 문의가 오면 받을 사람이 있었다.

식당에서는 회전환의 약한 눌림이 발바닥으로 돌아왔다. 다래는 아침 물건을 여기에 가져오면 어떻게 보일지 잠깐 생각했다. 시험 조건과 소유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개인 식사 시간에 들고 나올 일은 아니었다. 남의 물건을 자기 호기심을 위해 이동시키지 않았다.

소담은 옛 창구에서도 시계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손목시계, 식당 타이머, 주방의 작은 표시 장치였다. 그때는 시각이 틀리면 배터리부터 생각했다고 했다. 다래는 실제 장치마다 다른 조건이 있다고 답한 뒤 자기 물컵을 잡았다. 오늘은 모든 고장 수업을 점심에 끝낼 필요가 없었다.

오후 교육의 남은 시간에는 소담이 일반 물품의 현재 보관 연장과 문의 범위를 직접 찾았다. 7-B의 긴급 증거 보존을 그대로 복사하지 않았다. 고장통과 원본 카드·포장은 지정 담당의 별도 보존에 남아 있었다. 소담이 단말을 옮기다가 받침의 고정 한쪽을 놓쳤다. 단말 끝이 천천히 몸에서 멀어졌다. 소담은 매달린 끈이 팽팽해지기 전에 손잡이를 잡고 단말을 다시 고정했다. 다래는 지금 가르칠 것이 화면 안의 조회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았다. 소담도 끈을 짧게 맞춘 뒤 다음 줄을 읽었다.

소담은 제한된 검토 시간에 필요한 질문을 모아 담당에게 보냈다. 다래는 모든 화면을 자기 단말에도 열지 않았다. 현재 허용된 상태와 다음 결정 경로만 확인했다. 교육표에는 몰랐던 질문과 실제 확인한 경로가 함께 남았다. 정답을 빨리 외운 기록보다 다음 손이 찾을 길이었다.

생활교실에서 두 번째 답이 왔다. 물건을 가져온 사람은 성인 참여자였고 교실의 재산으로 등록된 것은 아니었다. 수업 때 실제로 썼다는 설명과 참여자가 제공한 물품 내역이 있었다. 담당은 본인에게 확인 연락을 연결할 수 있는지 현재 동의 범위를 확인하겠다고 했다.

소담은 그 사람이 주인이라고 쓰려다가 다래를 보았다. 다래는 가져온 사람과 현재 소유자가 같다는 답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소담은 스스로 기록의 제목을 바꿨다. 생활교실 사용 이력 확인이었다. 질문 한 개가 줄어들자 새로운 질문이 정확해졌다.

물품 표면에는 아주 작은 흠집이 있었다. 보호 틀의 한 모서리만 짙었다. 소담은 그 특징을 공개 문의에 넣으면 찾기 쉽겠다고 했다. 다래는 실제 권리자를 확인할 비공개 특징을 남기는 현재 기준을 같이 읽었다. 모든 단서를 먼저 설명하면 맞혀 온 답과 알고 있던 답이 같아졌다.

모래 알갱이 하나가 다른 방 쪽 벽에 붙어 있었다. 다래는 그 작은 점을 보고 시간을 읽지 않았다. 지금 물건의 현재 상태를 보았을 뿐이었다. 두 방의 모양이 다르거나 한쪽에 더 많이 모였다고 어느 쪽이 위인지 정해지는 곳도 아니었다. 축의 창밖에서는 지구가 천천히 시야를 옮겼다.

그날의 교육은 예정된 시각에 끝났다. 소담은 일반 접수의 현재 인수와 모래시계 문의를 다음 담당에게 넘겼다. 다래는 나중에라도 회신이 오면 개인 연락으로 알려 달라고 하지 않았다. 필요한 검토는 다음 배정 시간과 공식 수신으로 이어졌다. 오늘 같이 밥을 먹을 계획은 각자 고를 수 있었다.

소담이 나간 뒤 다래는 남은 자기 업무를 마쳤다. 스물세 명의 실제 장기 인수와 주소 경로는 해당 창구에서 계속 운영되고 있었다. 네 모듈의 계통·운항 질의는 전문 담당의 현재 확인으로 갔다. 이 작은 물건이 다시 누군가의 공기를 붙잡는 비밀 화물이 될 근거는 없었다.

생활교실에서 마지막 회신이 왔다. 물건을 가져왔던 참여자가 연락에 동의했다는 범위였다. 그 사람은 자기가 썼지만 자기 소유의 모래시계는 아니라고 먼저 말했다. 빌려 둔 것을 수업에 가져왔고, 돌려받을 사람은 따로 있다는 설명이었다. 다래는 문장의 뜻을 바로 고쳐 적지 않았다.

내일 현재 담당이 허용된 연락으로 그 이력을 확인하기로 했다. 아직 누구에게 넘길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다래는 물품의 보호 고정과 현재 인수를 확인한 뒤 가방을 들었다. 두 방의 모래는 흐르지 않았지만 다음 질문은 제자리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무진에게서는 정해진 날의 개인 답이 와 있었다. 다래는 근무가 끝난 뒤 읽고 가능한 시간을 골랐다. 모래가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도 약속은 표준 일정과 서로의 답으로 이어졌다. 그녀는 잠깐 웃었다. 오늘 멈춰 보인 것은 시간이 아니라, 아래를 정하지 못한 작은 물건이었다.

54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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