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림은 땅 밑에서 들렸는데, 첫 사람이 가리킨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백셋째 날 아침, 이준은 공동 배수 구간의 통제선 밖에서 멈췄다. 어젯밤 받은 제안의 범위와 대가를 센터에서 확인하고 나온 길이었다. 낮의 일반 관찰이었다. 그는 수락한 시간을 태오와 맞춘 뒤, 소리를 들었다는 성인에게 어제 서 있던 자리를 물었다.
상대는 벽돌 담 모서리를 가리켰다. 그가 두드림을 들은 것은 저녁 가게 문을 닫은 뒤였다. 물이 빠지는 곳에서 세 번쯤 울렸고 잠깐 멎었다가 다시 시작했다고 했다. 이준은 세 번이라는 수를 원인의 이름으로 옮기지 않았다. 우선 거기 서서 기다렸다.
윤단이 시간을 봤다. 인근 가게의 셔터가 올라갔고 바닥을 쓰는 빗자루 소리가 났다. 배수로에서는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두드림은 없었다. 문의한 사람은 어제는 분명했다고 말했다. 이준은 오늘 안 들린다고 어제의 귀가 틀린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태오는 종이에 주변을 그렸다. 배수구에 큰 원을 그리다가 멈추고 먼저 담을 이었다. 종이 위에는 두 장소가 아주 가까웠다. 실제로는 그 사이에 가게의 옆벽이 꺾여 들어갔다. 이준은 자기 발을 조금 옮겼다. 길을 건너는 사람이 그를 피해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 자리였다.
잠깐 뒤 다른 성인이 왔다. 그는 낮에도 가끔 들었다며 반대편 지붕을 가리켰다. 첫 사람은 고개를 저었다. 지붕 소리와 다르게 바닥에서 났다고 했다. 둘이 같은 말을 하고 있는지도 아직 몰랐다. 윤단이 한 사람씩 실제로 들은 때와 서 있던 곳을 받았다.
이준은 어느 쪽 귀가 더 좋은지 묻지 않았다. 자기 자리에서도 소리가 올 때는 담을 거쳐 낮게 들렸다. 두 번, 잠깐 쉬고 한 번이었다. 첫 사람이 바로 그거라고 말했다. 반대쪽 사람도 손을 들었다. 태오가 고개를 돌리다가 종이를 놓칠 뻔했다.
“셋 다 같은 데 보고 있지는 않네요.”
이준이 말했다. 그는 소리를 쫓아 통제선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현재 출입을 맡은 시설 담당에게 지금 들은 방향을 설명했다. 담당은 자기 팀이 볼 수 있는 범위를 받고 움직였다. 뚜껑을 바로 열어 보자는 말 대신, 밖에서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는 시간이 먼저 갔다.
바람이 담 모서리를 돌았다. 이준의 작업복 소매가 조금 들렸다. 곧 두드림이 다시 났다. 이번에는 지붕 쪽 사람이 먼저 고개를 들었다. 첫 사람은 여전히 발밑을 봤다. 이준은 바람이 불 때마다 같은 소리가 난다고 결론 내리지 않고 다음 조용한 간격도 기다렸다.
가게 주인이 문밖으로 나왔다. 통제가 길어지면 손수레를 어디로 빼야 하느냐고 물었다. 윤단은 지금 열린 통행과 담당이 정한 다른 출입을 설명했다. 그 사람은 앞에서 일하는 줄 모르고 창고 쪽 문을 열어 뒀다고 했다. 이준은 창고 안을 보여 달라는 대신 문을 연 때를 물었다.
문이 열리며 긴 빈 틈이 생겼다. 그 안에서는 담 쪽 소리가 잠깐 크게 울렸다. 주인도 놀라 뒤를 봤다. 태오는 이제 창고에서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은 방금까지 배수구라고 그려 둔 원을 봤다. 소리가 옮겨 다닌 것이 아니라 듣는 자리가 바뀌고 있었다.
시설 담당이 현재 확인한 것을 전했다. 가게 옆 외벽의 빗물받이 주변에 고정이 약해진 부품이 있었다. 바람이 불 때 가까운 면에 닿는 현상을 직접 봤다고 했다. 일반 배수 설비의 점검 결과와는 다른 대상이었다. 아직 이 두드림 전부의 원인이라고 확정한 것은 아니었다.
이준은 문의한 두 사람에게 그 답을 전달했다. 첫 사람은 그럼 바닥 아래는 괜찮은 거냐고 물었다. 그는 자신이 그 전체를 검사한 사람이 아니라고 답했다. 오늘 들은 소리가 외벽 쪽에서도 확인됐고, 배수 상태는 원래 담당이 따로 받는 중이었다. 안심시키려고 남의 검사까지 끝낼 수는 없었다.
“제가 잘못 짚어서 일만 두 번 하셨네요.”
그 사람이 말했다. 이준은 그 자리에서 실제로 소리가 났으니 거기서 시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방향을 맞혀야 접수할 자격이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상대는 가방 끈을 고쳐 잡았다. 어제 가게 문을 닫고 혼자 서 있었을 때는 물이 넘칠까 봐 잠깐 기다렸다고 했다.
그 기다림 뒤에 전화를 했고, 전화를 받은 사람이 물을 보러 왔다. 오늘은 외벽을 보는 사람이 왔다. 이준은 그 모두를 헛걸음이라 부르고 싶지 않았다. 다만 같은 설명이 어디까지 전달됐는지는 태오에게 물었다. 태오는 처음 메모에는 두드림만 있고 바람이 불던 때라는 말은 빠졌다고 답했다.
누가 일부러 빼먹은 것은 아니었다. 첫 문의를 받는 동안 다른 긴급 연락이 왔다고 원래 창구가 설명했다. 윤단은 그 사정을 현장 사람에게 책임을 넘기는 이유로 쓰지 않았다. 다음에 서로 이어 받을 핵심이 무엇인지 확인하자고 했다. 이준은 소리의 크기보다 그 사람이 서 있던 자리를 적었다.
점심 전에 시설 팀은 필요한 일반 조치를 정했다. 이준은 위험 구간의 부품을 직접 만지지 않았다. 문의한 사람들에게는 현재 제한과 다음 경과를 받을 창구가 안내됐다. 두 사람은 각각 자기 갈 곳이 있었다. 더 오래 서서 소리를 증명할 필요 없이 오늘 들은 범위에서 돌아갔다.
태오는 처음 그린 큰 원을 지웠다. 종이에는 눌린 자국이 남았다. 새 표시를 겹치자 담이 조금 두꺼워졌다. 이준은 지우지 말고 처음 추정이었다고 남겨도 되겠다고 말했다. 태오는 종이를 아끼려는 말이냐고 물었다. 그는 오늘은 지우개가 가장 바쁘다고 답했다.
센터 식당에서 밥을 받았을 때도 귀 안에는 두드림이 조금 남아 있었다. 실제 소리인지 떠오른 기억인지 이준은 구분하려고 숟가락을 내려놨다. 태오가 옆자리에서 반찬 뚜껑을 두드리고 있었다. 윤단이 그냥 열어 달라고 하라고 말했다. 태오는 머쓱하게 뚜껑을 내밀었다.
이준은 열리는 뚜껑을 보며 웃었다. 오늘 하루 소리마다 자기 일을 붙일 필요는 없었다. 밥을 먹고 나니 배가 따뜻했다. 식당 문밖에서는 다른 조가 웃으며 들어왔다. 그 소리는 원인을 찾아 고칠 일이 아니어서 잠깐 듣기 좋았다.
센터에서 종이를 받던 다른 동료는 가게가 둘이면 조치도 두 건으로 세면 되느냐고 물었다. 이준은 오늘 일반 접수의 구분은 원래 담당이 정할 일이라고 답했다. 자기 귀에 소리가 두 종류로 들렸다고 업무의 이름까지 둘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동료는 그럼 담당의 답을 먼저 받겠다며 종이를 내려놨다.
태오는 처음 문의를 정리할 때 두드림 뒤에 물음표를 붙여 두었다고 했다. 나중에 전달된 종이에는 그 부호가 없었다. 이준은 그 작은 자국 하나가 확신의 크기를 바꿀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누가 지웠는지를 추궁하기 전에 원래 질문이 아직 답을 받지 못한 상태라는 것을 돌려줘야 했다.
윤단은 현재 담당에게 그 범위를 확인했다. 외벽에서 본 현상과 배수 쪽 확인이 남은 이유가 서로 나뉘어 전달됐다. 다른 동료도 두 답을 받고 자기 칸을 고쳤다. 같은 현장 이름 아래 서로 다른 모르는 일이 남아 있었다. 이준은 오늘 그 빈칸을 자기 추측으로 채우지 않아도 되는 것이 조금 편했다.
창고 쪽에서는 오래된 빈 수레를 옮기던 사람이 바퀴 소리를 냈다. 태오가 고개를 들었다. 이준도 따라서 봤다가 둘이 동시에 웃었다. 오늘은 한 번 귀에 걸린 리듬이 좀처럼 안 나갔다. 윤단은 그런 날에는 밥을 제때 먹고 집에 가서 다른 소리도 들으라고 했다. 그는 그 충고부터 실제로 받을 생각이었다.
오후에는 현장 경과가 원래 경로로 왔다. 빗물받이 주변 부품의 일반 조치는 다음날 담당 팀이 받기로 했다. 그때까지 현재 제한을 유지하고 가게 출입은 정한 쪽으로 운영했다. 배수 점검에서도 오늘 추가로 받은 범위가 따로 설명됐다. 하나의 완료 문장에 두 대상을 합치지 않았다.
이준은 내일 낮의 재관찰 제안을 받았다. 실제 조치 전후에 같은 자리에서 소리가 달라지는지 듣는 몫이었다. 야간 접수까지 함께 받으라는 내용은 없었다. 그는 오전에 자기 몸과 최종 시간을 확인한 뒤 답하겠다고 했다. 손목의 선은 평범한 낮의 빛 아래서 희게 남아 있었다.
퇴근길에는 서점 앞에 멈췄다. 태오가 제목을 말하지 않았던 새 책이 진열대에 있었다. 표지에는 혼자 서 있는 사람이 그려졌다. 형제가 없다는 설명만으로 고르기에는 조금 쓸쓸해 보였다. 이준은 안으로 들어가 처음 몇 쪽을 읽었다. 길을 잃은 사람은 생각보다 성미가 급했다.
그는 책을 사지 않고 원래 빌린 것을 먼저 끝내기로 했다. 가게 밖으로 나오자 휴대전화가 울렸다. 태오는 새 책의 주인공이 자꾸 도움을 거절한다고 보냈다. 이준은 읽는 사람을 닮으면 오래 팔리겠다고 답했다. 곧바로 자기 얘기냐는 질문이 왔고, 그는 주인공 얘기라고 보냈다.
집에서는 과일을 하나 씻어 접시에 뒀다. 효선네 식탁에서 가져온 그릇은 없었다. 빈 통을 들고 오지 말라는 말을 지켰으니 돌려줄 그릇도 생기지 않았다. 그는 과일을 먹으며 어제 선재가 문을 헷갈릴 수 없다고 웃던 얼굴을 떠올렸다. 오늘 보고서에는 들어가지 않는 기억이었다.
밤 열한 시가 지나자 방의 벽은 평범하게 어두웠다. 남의 구역을 원격으로 보는 능력은 없었다. 소리가 났던 담의 금이 지금 어떤지 그는 몰랐다. 알아보기 위해 외투를 집어 들지도 않았다. 현재 제한과 확인은 맡은 사람들이 이어 받았다. 그는 자기 책을 무릎 위에 폈다.
형제가 서로 다른 길을 고르는 대목을 끝까지 읽었다. 먼저 들은 결말과 달리 둘은 서로를 찾아 나서고 있었다.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이 그 길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지는 않았다. 이준은 책갈피를 끼운 뒤 태오에게 이번 책은 좀 억울하다고 썼다. 결말보다 걷는 쪽이 길었다.
태오는 그럼 자기가 너무 짧게 말했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준은 다음번 밥 먹을 때 나머지를 듣겠다고 했다. 밤의 작은 대화는 배정으로 바뀌지 않았다. 그는 알람을 맞추고 물을 마셨다. 잠의 빚은 영이었지만 내일 쓸 잠을 남겨 놓으려 일찍 누웠다.
침대 옆에 내려놓은 휴대전화로 마지막 경과가 왔다. 가게가 문을 닫은 뒤에도 두드림이 한 번 더 들렸다고 했다. 바람은 그때 약했다는 말이 붙었다. 조치 대상은 그대로였지만 한 원인만으로 소리를 다 설명할 수 없을지도 몰랐다. 이준은 내일 같은 자리에 서겠다는 약속을 자기 몫 안에서만 남겼다.
그는 머릿속 지도를 다시 그렸다. 배수구, 담 모서리, 열려 있던 창고 문이 있었다. 지금 보지 못한 틈을 상상만으로 채우지는 않았다. 소리가 돌아오는 벽에는 여러 사람의 자리가 붙어 있었다. 내일 필요한 것은 가장 잘 듣는 귀 한 쌍보다, 서로 다른 귀가 다시 서 볼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