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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15세 이용가 126화

눌러 펴지 않은 종이

본문 5,092자 · 공백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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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수현은 공개 기록의 접힘 설명과 백가 사본을 대조하다가 빛을 옮기면 달라지는 가는 선이 먹이 아니라 접힘의 그림자임을 확인했다.

꺾인 먹 자국의 뜻은 정하지 않은 채 쉬기로 한 그는 함서린이 다른 공개 장의 칸 구획을 먼저 확인하겠다는 답을 읽고 불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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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이 찾은 눌개는 종이보다 무거웠다. 가게에서 쓰던 작은 쇳조각이었으나 오늘 눈에는 지나치게 커 보였다. 그는 사본 위에 올리지 않고 빈 판 가장자리에 내려놓았다. 접힌 종이를 펴고 싶은 마음과 그렇게 해도 되는 일은 달랐다.

백예순여덟째 아침이었다. 함서린은 어제 받은 현재 관찰을 기록했고, 공개된 다른 장에 남은 칸 구획을 확인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오늘 당장 다시 펼쳐 달라는 말은 없었다. 수현은 빈 탁자에서 자신이 서두르고 있음을 알았다.

조일이 눌개를 보고 오늘 종이를 또 보느냐고 물었다. 수현은 아니라고 답했다. 사본의 접힘이 걱정돼 놓을 자리를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견습은 보관함이 현재 종이를 접게 만드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아직 그것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지금 함에 넣을 때는 덮개와 판을 쓰고 있었다. 접힌 귀퉁이는 오래된 것이었고 어제 새로 접힌 곳은 없었다. 수현은 현재 보관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듣지 않은 채 새 도구부터 찾고 있었다. 그는 눌개를 원래 자리로 돌렸다.

모루 가까이 가니 옛 검사 자가 눈에 들어왔다. 스승이 남긴 물건이었다. 익숙한 길이로 줄의 위치를 재면 간단하겠다는 생각이 왔다. 그러나 그 자를 쓴다고 사본이 더 정확한 과거가 되지는 않았다. 수현은 서랍을 닫았다.

결청의 감각을 떠올린 것도 오랜만이었다. 금속이 떨리는 느낌과 종이가 접힌 소리는 같지 않았다. 지금 손끝이 조용한 것이 견딜 만한 날도 있었고, 아무 일도 안 하고 있는 것 같아 견디기 어려운 날도 있었다. 오늘은 뒤쪽에 가까웠다.

그는 상태 기록에 그 마음까지 써야 할지 망설였다. 몸을 확인할 때 전할 증상과 자기 일에 대한 아쉬움은 겹치기도 했지만 같은 줄은 아니었다. 수현은 손의 떨림을 먼저 적고, 별도 여백에 다시 일하고 싶다고 한 문장 남겼다.

아침 밥을 먹은 뒤 윤초의 전갈이 왔다. 어제는 운반을 직접 맡은 것이 아니라 들어오는 짐의 순서를 설명하는 일을 했다고 했다. 같은 말을 두 사람에게 다르게 전해 다시 맞추느라 늦었다는 이야기였다. 손목은 여전히 오래 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수현은 자기 사본 이야기를 길게 답하려다가 오늘 잠깐 얼굴을 볼 수 있는지 물었다. 그녀도 가까운 곳에 나올 일이 있었다. 둘은 나루의 큰 소리를 피한 골목 안쪽에서 짧게 만나기로 했다. 지금 서로 가능한 때가 겹쳤다.

조일에게는 다녀올 범위를 말했다. 견습은 그동안 자기 문의 답을 기다릴 것이고 기술 접수는 받지 않는다고 했다. 수현은 잘 알고 있다는 말을 한 번 더 하려다가 멈췄다. 대신 귀가 늦어질 때 남길 길을 확인했다. 새 일을 가르치는 시간이 아니었다.

밖의 공기는 가게보다 차가웠다. 그는 옷깃을 여미고 천천히 걸었다. 나루 쪽으로 수레 하나가 지나가며 바퀴를 울렸다. 귀에 소리가 남았지만 당장 집으로 돌아가야 할 만큼인지 잠깐 자기 상태를 봤다. 오늘은 정한 짧은 길을 갈 수 있었다.

윤초는 골목의 낮은 돌 위에 앉지 않고 서 있었다. 앉았다 일어날 때 손목으로 짚기 싫어서라고 말했다. 수현은 가까운 의자를 찾을지 물었다. 그녀는 잠깐 서 있는 쪽이 좋다고 답했다. 둘은 벽과 떨어져 다른 사람의 길을 비웠다.

그는 종이를 눌러 펴려던 일을 말했다. 윤초는 실제 눌렀느냐고 물었다. 수현은 아니라고 답했다. 그녀는 그러면 오늘 한 일은 멈춘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자꾸 멈추는 이야기만 하는 자신이 지겹다고 덧붙였다.

윤초는 자기도 그렇다고 했다. 짐을 들지 않은 날을 길게 설명하는 것이 피곤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오늘 들어온 짐을 모두 안전하게 보냈다고 자랑할 수도 없었다. 자기 눈이 닿지 않은 곳이 많았다. 그녀는 그 불편을 오늘 한 번 덜 부풀렸다고 말했다.

수현은 그녀가 웃는 것을 봤다. 자기에게 모범 답안을 주러 나온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어제 먹은 국의 부드러운 건더기를 다시 먹고 싶다고 말했다. 윤초는 오늘은 그 가게까지 갈 시간이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럼 지금 물 한 잔이면 좋겠다고 답했다.

가까운 가게에서 물을 마셨다. 수현은 손을 오래 들지 않아도 되는 낮은 잔을 골랐다. 윤초는 잔을 왼손 쪽에 놓았다. 둘의 손이 식탁 한가운데로 모이지 않아도 만남은 가까웠다. 그는 종이보다 그녀의 오늘 말을 더 듣고 싶었다.

그녀가 짐의 순서를 잘못 전달한 부분을 말했다. 같은 표사의 이름을 먼저 불러 둘 다 자기 차례인 줄 알았다는 것이었다. 수현은 그 이름의 진위를 확인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자기 곤란을 들려주는 사람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증거 품목표가 아니었다.

둘은 짧게 웃었다. 윤초는 다음에는 짐의 위치를 같이 말하겠다고 했다. 수현은 자신도 같은 제목의 사본이 여러 장이라는 걸 늦게 물었다고 답했다. 그 유사함을 세상의 큰 원리로 만들지는 않았다. 오늘 두 사람에게 있었던 작고 다른 혼동이었다.

약속한 때가 끝나자 그녀가 먼저 일어났다. 수현은 오늘 손을 잠깐 잡고 싶다고 말했다. 윤초는 다친 손목을 비틀지 않는 쪽으로 손등을 내주었다. 그는 손가락을 가볍게 올렸다가 놓았다. 길에서 팔을 편하게 두고 싶었던 어제의 답과 오늘의 선택은 둘 다 유효했다.

가게로 돌아오니 조일이 문턱의 판을 세우고 있었다. 종이를 붙이려던 것이 아니라 습기 든 바닥에서 말리려는 것이라고 했다. 수현은 곧바로 거들지 않고 길이 막히는지 봤다. 견습이 사람이 지나갈 폭을 남긴 뒤 작은 받침을 대었다.

그 장면에서 오래된 받침 둘이 떠올랐다. 수현은 오늘도 이름 없는 물건을 현재 눈앞의 나무와 이어 붙이려 했다. 조일에게 그 생각을 말하자 견습이 그러면 세상 받침은 다 같은 봉투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그는 그건 너무 큰 함이라고 답했다.

오후에 함서린의 새 질문이 왔다. 다른 공개 장에서 문제의 줄보다 윗부분에 남은 칸 나눔을 확인했고, 백가 사본에서도 같은 장의 머리와 아래 줄의 위치를 함께 볼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종이 끝을 펴거나 뜯을 필요는 없다고 적혀 있었다.

수현은 오늘 남은 여력을 봤다. 골목에 다녀온 뒤 귀가 조금 피곤했다. 그는 내일 짧게 볼 수 있는지 제안하고 오늘 관찰을 더하지 않았다. 함서린은 내일 답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가 늦게 한다고 기록이 저절로 사라질 상황은 아니었다.

조일은 그 일을 돕는 때가 자기 문의와 겹치지 않는지 달력을 봤다. 내일 오전의 짧은 범위라면 가능했다. 수현은 자신이 사본을 여는 데 계속 견습을 부르는 것이 새 품인지 물었다. 조일은 기존 가게 시간 안이지만 더 길어지면 다시 맞추고 싶다고 답했다.

수현은 그렇게 하자고 했다. 견습이 일을 잘한다는 이유로 줄어드는 감정 수입을 그 시간으로 메울 수는 없었다. 실제로 보탠 때를 따로 남기면 다음에는 현재 가게 일의 양도 더 정확해질 것이었다. 그는 그 기록을 지시한 사람이 아니라 서로 정한 사람으로 남겼다.

저녁 준비 중 조일이 국그릇을 놓다가 식탁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한쪽 다리 아래의 얇은 나무가 밖으로 밀려 나와 있었다. 수현은 그걸 안으로 밀려다가 그릇부터 다른 곳으로 옮기자고 했다. 뜨거운 것은 아직 없었지만 물이 담긴 잔이 있었다.

잔을 내리고 나니 식탁이 가벼워졌다. 조일이 받침을 다시 넣었다. 흔들림이 줄었으나 둘은 그걸 오래된 사본의 받침과 같은 해결로 부르지 않았다. 오늘 자기 식탁의 아래가 비었던 것이었다. 수현은 다시 잔을 놓고 현재 흔들리는지 눈으로 봤다.

“이건 이름을 알아요.”

견습이 말했다. 수현은 밥상 밑에서 쫓겨났던 나무라고 답했다. 조일이 이름이 너무 길다고 하자 그는 그럼 받침이라고 했다. 둘은 웃으며 그 자리에 앉았다. 이름을 붙이는 일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모르는 뜻까지 얹는 것이 문제였다.

밥을 먹으며 수현은 스승이 이 식탁을 어떻게 골랐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는 말을 했다. 조일은 꼭 기억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아니라고 답했다. 스승이 남긴 물건을 전부 뜻있는 유품으로 만들면 밥 먹는 자리도 모자랄 것 같았다.

백진석의 검사에는 실제 잘못도 있었다. 수현은 그 사실을 자기의 모든 솜씨를 부정하는 칼처럼 쓰지 않으려 했다. 반대로 잘 쓴 자와 오래 쓴 식탁이 있다고 스승의 빈칸을 좋은 의도로만 채울 수도 없었다. 그는 오늘 밥이 따뜻한 것부터 느꼈다.

식사 뒤에는 조일의 새 문의를 짧게 들었다. 글을 밤에 읽도록 하려면 실제 등불 아래에서 보는 범위까지 필요했고, 그 준비가 지금 제안한 품에 들어가는지 서로 맞추는 중이라고 했다. 수현은 그 일을 무조건 받으라고 하지 않았다.

견습은 낮의 안내만 먼저 만들 수 있다는 답도 보냈다고 했다. 같은 본문을 낮과 밤에 따로 해야 하는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수현은 그 대답이 상대에게도 선택을 남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견습의 협상에 자기 평점을 붙여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내일 볼 사본의 현재 목록을 확인했다. 오늘 함은 열지 않았다. 장 번호와 요청 범위, 이미 받은 허용을 한 장에 모았다. 실제 비교보다 준비 종이가 더 많아지지 않게 쓸 때만 필요한 줄을 골랐다. 함서린이 자기 원본 위치를 따로 관리하고 있었다.

붓을 놓자 손이 작게 떨렸다. 수현은 새 장을 펴서 선을 연습하지 않았다. 쉬기 전 오늘 한 일을 몸이 덜 쓴 일처럼 꾸미지도 않았다. 짧은 외출과 대화, 기록이 있었다. 그것으로 피곤한 날도 있는 자신이었다.

윤초의 전갈은 저녁 뒤 왔다. 아까 물을 마실 때 자기 짐 이야기를 길게 했다는 말이었다. 수현은 길었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답했다. 다음에도 꼭 같은 길이로 말해도 된다는 영원한 허락은 아니었다. 오늘은 듣고 싶었고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내일 일정이 일찍 시작하니 먼저 쉬겠다고 했다. 수현은 잘 쉬라는 짧은 답을 골랐다. 문장을 더 붙여야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자기 편지를 보내고 창을 닫았다. 나루의 저녁 소리가 벽 뒤에서 낮아졌다.

밤의 선반에는 사본 보관함이 그대로 있었다. 오늘 그것을 눌러 펴지 않아 종이의 새 상처는 생기지 않았다. 그 사실을 손도 안 댄 영웅담으로 만들 생각은 없었다. 수현은 그냥 내일 볼 것을 남겨 두고 있었다.

잠들기 전 조일이 내일 판을 조금 높은 곳에 놓으면 허리를 덜 굽혀도 되겠다고 말했다. 수현은 먼저 빈 판으로 높이를 맞춰 보자고 답했다. 중요한 종이를 올린 뒤 사람의 자세를 억지로 고칠 필요는 없었다. 내일의 첫 일은 글자가 아니라 두 사람이 편하게 앉을 자리가 될 것이었다.

12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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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본 사이의 폭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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